김대중씨, 후배들 '퇴진요구' 외면하나

'IPI 망언' 김대중 퇴진 서명에 1572명 참여

등록 2002.05.30 15:35수정 2002.06.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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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 퇴출 촉구 서명운동 기자회견. ⓒ 오마이뉴스 김지은

"꼭 이번 건만이 문제된 것은 아니다. 그런 분이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뽑힌 것에 대한 기자들의 자괴감도 크게 작용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일보지부 박민 위원장)

국제언론협회(IPI) 연설과 18일자 조선일보 칼럼("불쌍한 기자여, 네 꼴을 보라")을 통해 국내 언론 상황을 왜곡하고 편파적으로 소개한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의 언론계 퇴출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28일 현재 851명의 기자를 포함, 23개사 1572명의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특정 언론사의 선배 언론인을 상대로 후배 언론인들이 퇴진 요구 서명운동을 한 것은 한국 언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번 서명운동에 참여한 신문, 통신사 언론인 대표들은 3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차 서명운동 현황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가장 많은 언론인들이 참여한 언론사는 기자직과 업무직을 포함해 한겨레(333명), 경향신문(283명), 문화일보(163명), 대한매일(145명), 한국일보(118명)의 순이었다. 기자들만을 따로 집계하면, 경향신문(133명), 한겨레(126명), 문화일보(101명), 국민일보(70명), YTN(69명)의 순으로 서명에 참가했다.

1차 서명운동 참여자 현황(다수 참가 언론사 순)

언론사 서명자수
기자직
업무직
한겨레 126 207 333
경향신문 133 150 283
문화일보 101 62 163
대한매일 49 96 145
한국일보 5 113 118
국민일보 70 31 101
YTN 69 18 87
경남도민일보 48 18 66
경인일보 32 15 47
국제신문 40 0 40
연합뉴스 34 6 40
제민일보 34 3 37
일간스포츠 33 0 33
스포츠서울 15 1 16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 11 0 11
코리아타임스 10 1 11
부산일보 10 0 10
매일신문 8 0 8
소년한국일보 8 0 8
스포츠조선 7 0 7
경남신문 5 0 5
한국경제 2 0 2
경남일보 1 0 1
계(23개사) 851 721 1572


1차 서명운동의 특징으로는 ▲언론개혁에 있어 소극적인 입장이었던 문화일보 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한국일보의 경우 기자 5명에 비해 113명의 업무직 직원들이 서명에 참여한 것 ▲조선일보의 자회사 스포츠조선 기자 7명을 포함, 56명의 스포츠지 종사자들의 참여 ▲조중동 3개 신문사와 KBS, MBC, SBS 방송 3사의 불참을 꼽을 수 있다.

"방송 3사 서명 현황은 2차 발표에 반영"

▲문화일보 박민 노조위원장 ⓒ 오마이뉴스 김지은
이재국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은 "그 동안 언론계의 '동업자 의식' 때문에 선배 언론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제대로 비판도 못하고 자의반 타의반 침묵해왔다. 그러나 더 이상 좌시하다가는 후배들에게 무엇을 보여줄까 하는 복합적인 심정이 서명운동 추진에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조중동의 참여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방송 3사와 CBS는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2차 서명운동 결과 발표는 6월10일경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서명운동 결과, 언론개혁에 적극적인 한겨레, 경향신문 직원들의 참여율은 기자 30.4%, 전체 39.2%를 차지, 김 편집인의 최근 행보에 대한 일선 언론인들의 반감이 일부 언론사들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이 각 사 노조의 틀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문화일보 경제부 김홍국 기자는 "21일 10여개 언론사 기자들이 자연스럽게 회합을 가졌고, 퇴출 촉구 서명운동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문화일보는 노조 차원에서 서명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서명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외근 인력들도 적지 않음에도 참여 가능 직원 250여명 중 163명이 참여했다"며 성과에 자족했다.


한겨레의 경우 230여명의 기자중 약 절반이 참여했고, 지방지중 경인일보에서는 2명의 부국장과 3명의 부장 등 간부급들도 참여했다. 김순기 경인일보 노조위원장은 "서명용지는 모든 직원에게 자연스럽게 돌려졌고, 참여가능인원 60여명 중 47명(기자 32명, 업무 15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늦어져 비서실 직원과의 만남 불발

기자회견 후 참석자들은 코리아나호텔 뒷편 조선일보사로 찾아가 사장 비서실에 서명명부 전달을 시도했으나 경비실장과 6명의 경비원들이 이들을 현관에서 막아세웠다. 당초 비서실 직원이 이날 오전 11시30분 경향신문 이재국 기자 등과 면담 약속을 잡았으나 기자회견이 늦어지자 일행을 기다리지 않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사장 비서실장 송모씨는 정문 앞의 일행을 모른 채 지나갔고, 비상계획실장은 경비원들에게 "일체 출입금지 시키고 상종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회사로 들어갔다. 현장 취재를 나온 조선일보 사회부 김봉기 기자가 중재에 나서 이재국 기자 등에게 "비서실 직원이 지금 점심식사중이니 내가 대신 전달해주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이 기자는 "약속시간에 늦은 것은 잘못이지만, 비서실장이 우리를 무시하고 지나간 것은 서명 명부를 공식적으로 접수할 뜻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조선일보는 30일 정오 사옥 현관에 경비원들을 배치, 서명 명부 전달을 저지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김봉기 기자가 "누가 공식접수하지 않겠다고 했는가? 내가 대신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싫다고 하니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재차 말했고 이 기자는 "전국 언론사 직원들의 서명을 받은 소중한 문건이니 우리도 걸맞는 사람에게 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결국 서명운동 참가자들은 우편으로 사장실에 서명 명부를 전달하기로 현장에서 의견을 모으고 조선일보 사옥 앞을 떠났다.

한편 이날부터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김 편집인 퇴진요구 1인시위를 벌이기로 한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첫 타자로 김동민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시민연대는 1인 시위의 시한을 '김 편집인이 퇴진할 때까지'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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