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패가 '살상 무기' 수준으로 돌변했다. 금속 방패의 사방 모서리를 날카롭게 갈아 만든 이 방패는 지난 29일,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경찰이 사회당 원용수 시장 후보 선거운동연락소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날 원용수 선본은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발전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선거연락사무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은 한국전력 본사 맞은편이 월드컵 국제 프레스센터임을 의식한 듯 폭력적으로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발전 노동자가 실신해 응급실로 실려갔고 운동원 다수가 방패에 찍혀 중, 경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강인성 사회당 기관지 부위원장은 "다른 것과 달리 방패 근처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물론 손으로 잡을 수도 없었다. 모서리가 날카롭게 갈려 있었고 표면도 뾰족뾰족해서 전경들이 방패를 슬쩍 밀어 올리거나 맨살에 닿기만 해도 팔의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살이 찢어졌다"고 증언했다.
일반적으로 경찰이 진압용으로 사용하는 방패는 금속과 플라스틱 두 종류로,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금속 방패가 8천여개, 플라스틱 방패가 1만2천여개 정도 된다. 플라스틱 방패의 경우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드는데 큰 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금속 방패. 원래는 테두리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바이어스 처리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나사를 풀어서 테두리 플라스틱을 강제로 떼어내고 끝 부분을 강제로 날카롭게 갈아 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해 8월, 경찰은 금속, 플라스틱 방패를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내리찍어도' 상처가 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무게도 더 가벼운 '고무 방패'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등장한 것은 '내리찍으면' 크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무기로 돌변하는 '갈아만든 방패'였다. 일각에서는 국제적인 행사가 개최되는 동안 시위, 집회로 시끄러운 장면이 연출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진압하기 위해 등장한 '신병기'가 아니냐는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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