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교육권 확보는 공교육 시금석

등록 2002.06.25 11:51수정 2002.06.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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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나 거래가 아닌 교육

과연 우리나라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나라인가? 마땅히 행복해야 할 유아기와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아이들의 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있는 어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유치원 옆에 어린이집, 그 옆에 사설학원, 또 그 옆에 놀이방과 선교원이 있다보니 원아 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교육비를 깎아준다',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쳐준다', '숫자와 글자를 가르쳐준다'는 등 학부모들의 요구에 휘둘려 파행화되어 가는 유아교육이 아이들을 오히려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유아교육은 '장사'나 '거래'가 아닌 '교육'이다.

천차만별의 시설과 수준

우리나라 초등학교 취학 전 아이는 각 연령 당 약 70만 명씩 42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보호와 교육을 담당하는 유아교육 현실은 1) 유치원, 어린이집, 놀이방, 유아대상 학원과 선교원 등 시설의 난립, 2) 만 3~5세 유아의 2개 부처(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중복 관리로 인한 정부 예산의 낭비와 중복 투자, 행정상의 마찰, 관련 통계수치의 별도 관리 및 만 5세아 무상교육·보육 시행상의 혼란, 3) 학부모들의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과 시설 선택의 혼란 및 자녀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계층간의 위화감, 4) 0~2세 영아보육의 저조로 인한 기혼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 위축, 5) 시설의 수급 불균형과 지역별 편중으로 인한 과도한 원아모집 경쟁과 유아교육의 질적 저하 초래, 6) 교사의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조건, 7) 교사양성체제의 혼란과 과잉양성 및 교사의 교류, 경력인정, 상위자격 취득 문제, 8) 관련 시설간·단체간·학계간의 알력과 불화 등이다.

이렇듯 유아교육의 현주소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유치원, 선교원, 어린이집, 피아노, 미술, 영어학원 등 종류도 여러 가지, 수준도 천차만별의 교육을 받고 있고 이원화체제의 관리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교육·보육시설의 통합 일원화가 급선무

교육의 출발점인 유아기부터 평등한 교육을 위해서는 과감한 유아교육 개혁을 해야 한다. 유아교육의 개혁은 '유아교육법’제정을 통해 유치원, 어린이집 등으로 다원화되어 있는 유아교육·보호시설을 통합 일원화하여 유아학교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유아교육의 공교육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 유아학교는 수요자의 요구에 적합하도록 3~5세 유아의 교육과 보호에 대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복지형 학교가 최종적인 대안이다.

유아교육법 제정은 첫째, 부모의 소득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평등하게 제공할 수 있다. 둘째, 학부모의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유아시설 선택의 혼란을 없앨 수 있다.


셋째, 유아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학부모들의 지나친 조기교육열과 경쟁심리를 완화시키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해소할 수 있다. 넷째, 중복관리로 인해 생기는 국가 예산의 낭비를 막고 유아교육 취원율을 OECD 평균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원하는 시간까지 질 좋은 교육은 모든 유아의 기본권리이자 국가발전을 위한 핵심이며, 유아에 대한 적절한 보호와 교육은 부모와 함께 국가사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유아교육 공교육체제를 확립하여 만 3-5세 유아교육을 '유아학교'체제로 일원화하고 무상 공교육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유아교육 공교육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국가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근간으로서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과제이다. 정부는 '유아교육법'을 제정하여 유아교육 체제 정비와 공교육화를 추진하고 영아 보육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을 하루빨리 실행에 옮겨 더 이상 어른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아이들이 희생당하지 않아야 된다.

유아교육의 개혁은 수요자인 아이와 학부모의 요구에 맞추어 “1)가까운 곳에서 2)질 좋은 보호·교육을 3)저렴한 비용으로 4)원하는 시간까지”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이들의 행복은 모두의 행복

유아교육 개혁은 작은 개혁이고, 쉬운 개혁 같지만 그 효과는 4백 만 명 아이들과 8백만 명 학부모, 나아가 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실상 큰 개혁이다.

또한 유아교육 개혁은 IMF 이후 예상되는 빈부격차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해소 할 수 있는 교육복지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개혁은 반대세력을 극복하고 나아가는데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소신을 가지고 유아교육법제정에 나섬으로써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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