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은 '조합원' '히딩크 분석관'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총 6장으로 분류된 '히딩크의 경영철학과 공단의 경영'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판에 올려 "축구팀은 곧 기업이며, 감독은 최고경영자(CEO)와 마찬가지란 맥락에서 '히딩크식 성공키워드'를 공단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히딩크의 경영철학을 크게 ▲ 능력 위주의 인력배치 ▲ 현실적인 추진 목표 ▲ 기초체력 중시 ▲ 과학적인 훈련 ▲ 세트 플레이 중시 ▲ 멀티플레이어 강조/다기술화로 나누었다.
1. 능력 위주의 인력배치
타성과 관성에 끌려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얽힌 똑같은 패를 고집하지 않고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아 다듬어 내는 히딩크의 눈은 인사관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확보된 인력의 적절한 배치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상대에 따라 선발을 달리하고 교체된 선수들이 골을 터뜨렸다는 사실은 현장환경에 적합한 인력투입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이 인력발탁 판단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능력 있는 선수라도 필요 없다"며 조직의 화합과 단합을 중시했다. 베스트11이 아닌 베스트23을 강조하는 것은 모든 선수를 하나로 묶고, 늘 출격태세를 갖추도록 하는 그의 교묘한 용병술 중 하나다.
개개인의 능력을 우선하되 그 능력을 정확히 파악, 적시적소에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공단본연의 업무수행과 공단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 문제는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에 있어서도 해당된다. 그러나 현재 교육원장과 관련된 노동부의 자세는 공단 이사장(히딩크)에게 주어진 권한이나 해당업무의 성격(포지션)은 알 바 없고, 오로지 높은 자리가 생겼으니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런 인사의 기본원칙조차 갖추지 못한 인간들이 있으니 정부 내에서 노동부가 인정을 받지 못하는 '내놓은 부서'로 취급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실 이런 문제는 노조보다도 공단의 1급이 더 나서야 할 문제다. 공단전체 1급 직원의 업무능력이 떨어져서 교육원장 할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공단의 1급은 노동부장관을 찾아가서 자신들이 무능력하지 않음을 입증하던지 그조차 못한다면 후진을 위해서 용퇴를 고려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본인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노동부도 한국팀의 8강 진출을 기원하는 입장이라면 히딩크의 경영철학을 본받아 시대를 거슬러 가는 학연, 지연, 혈연 및 낙하산 인사는 노동부와 공단인사원칙에서 삭제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2. 현실적인 추진목표를 정하라
"한국선수들의 자질은 충분하다, 나는 그런 선수들이 몰랐던 것을 조금씩 깨우쳐 줄뿐이다." 자신의 말대로 라면 그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적은 노력으로 능력을 1백% 폭발시킬 수 있는 경영자원(선수자질)을 갖춘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한국감독은 그 자원을 개발시키지 못했고, 히딩크는 해냈다. 그의 경영(팀운용)역량이 돋보이는 까닭이다. 그는 목표를 달리 잡았다. "이겨야 한다"에서 "지지 않는 또는 어이없이 무너지지 않는 방법"에 주목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캠페인성 리더십"에서부터의 탈피다.
'무재해가 목표다'라는 사업장의 답변이 허황되게 들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사업장의 3D요인을 2년 안에 모조리 해결하겠다' 라거나 산재은폐만 유발하는 '재해율 감소' 목표보다는 사업의 결과 재해가 당연히 경감될 수 있도록 공단은 위험이 높은 사업장과 공정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를 실시하고 이를 노동부에 통보하면 노동부는 행정조치를 통하여 당연히 개선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 히딩크식 경영이다.
3. 기초체력을 중시하라
그는 선수(조직원)모두의 체력훈련을 앞세웠다. 전문 피지컬트레이너를 영입해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일부에선 “전술훈련은 언제하고 선수들에게 체력훈련만 시키느냐”는 비판이 많았지만 히딩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잔기술이 좋은 선수도 90분간 줄기차게 뛸 능력이 없으면 결국에는 무너진다는 대명제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 개개인에게는 어려운 길이었지만, 수긍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도 했다.
공단 역시 기초체력(재해예방기술과 공단 내 지원능력)이 부실하면, 발전하는 사업장기술에 부응할 수 없다. 이러한 기초체력은 한번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고 계속, 높은 강도로 실시하는 조건에 한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신입사원, 대리나 차장시설에 잠깐 숙지한 지식만을 밑천으로 퇴직할 때까지 건사하면 된다는 식의 경영으로는 백전백패 한다는 것이 히딩크의 경영철학이다. 간부가 됐는데 무슨 기술이고 공부냐, 건강과 재택에 심혈을 기울여라 하는 공단일부인사의 무사안일에 딱 들어맞는 항목이라 할 수 있다.
4. 과학적인 훈련
훈련은 철저한 시간계획표에 따라 과학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히딩크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전문 피지컬트레이너와 비디오 분석가 등 10여명의 전문가를 활용하였다. "체력테스트를 할 때 가슴에는 맥박띠, 손목에는 심장박동을 재는 특수시계를 찼다."(홍명보 선수) 짧은 시간 내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과는 "정말 한국축구가 맞나"는 반응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문가의 활용으로 팀원은 현재 자기의 체력상태, 앞으로의 체력목표를 확실히 인식하고 추진할 수 있었으며 상태편의 특성, 전력을 정확히 파악하여 정확히 대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문가의 활용 및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는 막연하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과거의 구태를 밀어내고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러한 투자가 승패를 떠나 한국축구를 한 단계 도약 시켰다는 것에 대해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진단장비와 정량평가를 사용한 사업장의 위험진단, KOSHA CODE와 기술자료를 사용한 기술지원, 직원별 경력, 자격 및 능력과 업무특성을 고려한 개인별 효율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추진을 통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장 지원 및 공단의 능력개발을 해야한다는 것이 히딩크의 전략이다.
5. 세트 플레이를 중시하라
기초체력의 구축은 새로운 가치창조를 향한 토대를 이루었다. 가치창조를 위한 전술은 '조직력'에서 찾았다. 유럽 남미선수들과 비교, 체격조건과 개인기가 뒤쳐지는 한국팀의 신병기로 조직력을 이용한 세트플레이를 택했던 것. 이천수~최진철~박지성으로 이어졌던 잉글랜드 전에서의 코너킥 세트플레이, 프랑스 전에서 두 번째 골을 만든 프리킥이 그 동안 비공개로 연습했던 조직력의 대표적 결과물이다. 후방에서의 깊숙한 침투패스, 2인 또는 3각 월 패스를 통한 중앙 돌파도 조직력으로 일궈낸 비밀병기이며 이러한 세트 플레이는 이탈리아 전에서 설기현의 동점골, 안정환의 역전골로 현실화되었다.
사업장의 재해효과를 높일 수 있는 분야(사업)를 집중육성(핵심역량 강화), 신제품(노동부와 공단의 업무분장에 따른 세트플레이)을 개발함으로써 재해감소효과(골)를 늘리는 방식이 공단경영의 대원칙을 연상시킨다.
6. 멀티플레이어가 되라/다 기술화
8강 진출의 숨은 힘, '멀티플레이어!’
한국의 기적 같은 4강의 일등공신은 골을 터뜨린 설기현, 안정환 골을 막은 이운재도 있지만 이 뒤에는 멀티플레이어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멀티플레이는 이탈리아 전에서 그 진수를 보여준다.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전에서 0-1로 뒤지자 후반 김태영, 김남일, 홍명보 대신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 등 공격수들을 차례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팬들은 수비의 핵인 홍명보까지 나오자 ‘수비는 누가 하나’하는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 히딩크 사단의 멀티플레이어들이 빛을 발했다. 중앙 미드필더 유상철은 중앙 수비수로, 오른쪽 미드필더 송종국은 오른쪽 풀백으로 위치를 이동했다. 최전방에서 스리톱을 맡던 박지성은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의 자리를 메웠다.
이들 다기능 선수들은 5명의 공격수들이 전방을 누비는 동안 새롭게 부여 된 자신의 수비 위치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역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송종국은 경기가 끝난 후 포지션 변경에 대해 “여러 차례 위치를 바꿨지만 평소 이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해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히딩크의 주문은 한마디로 말해 모든 포지션에서 군말 없이 뛰면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가 되라는 것이다.
이는 말이 쉽지,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소화하기 힘든 주문이다. 공격수, 수비수 등으로 각자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그러나 이같은 기존의 '전문성'을 철저히 묵살했다. 다양한 상대를 이겨야하고 돌발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축구게임에서 "나는 공격수""너는 수비수"라는 식의 전문성이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결국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 내도록 유도했던 히딩크 감독의‘전천후 선수 만들기’가 8강의 드라마와 4강의 신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멀티플레이는 우리 공단에 전혀 적용되고 있지 않고 공단 발전의 길목을 철저히 붙잡고 있다는 것이 이 분석자의 의견이다. 관리직과 기술직, 기능직이라는 다른 경쟁 기술집단에서는 이미 해체된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그것도 모자라 직제에도 없는 안전, 건설, 보건, 검사직을 각종 인사기준에 적용하여 조직간 내분을 조장함으로서 기형적인 인사와 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멀티플레이를 경시한 결과 모 산하기관은 업무결과가 없다는 문제점이 10년 이상 계속되고, 모 산하기관은 고루해서 말이 안 통한다, 본부와 산하기관의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자평이 공단을 지배하며, 사업장의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한 사업장을 공단 여러 부서에서 동시다발로 출입하는 사태가 이루어진다.
내 분야도 제대로 못하는데 다른 분야를 어떻게 익히겠냐(한국말도 100% 숙지가 되지 않아 외국어를 못하겠다)는 자학에 가까운 논리부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존중하지 않는 직원 개개인의 의식도 문제지만, 사업이 아닌 전공분류로 부서를 편성하고 무원칙한 잣대를 기준으로 어느 자리는 관리직만, 어느 자리는 기술직만 가능하다는 식으로 박아놓은 자리 차지하기 식의 공단 직제 규정으로는 4강은커녕 예선통과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히딩크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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