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 1일을 월드컵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것을 두고 여야가 25일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청와대를 통해 발표한 것은 권력비리 호도를 위한 생색내기 아니냐"고 공세를 폈고, 민주당은 "정쟁을 유발하려는 한나라당의 저급한 발상"이라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이규택 원내총무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공휴일 발표를 국정홍보처에서 하지 않고 청와대 대변인이 한 것은 대통령 아들비리를 희석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서청원 대표는 "행정자치부가 해야 되는데 청와대가 생색내려고 한 것 같다"며 가세했고, 김무성 후보비서실장도 "기업들에게도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희 제1정조위원장은 "7월 1일 임시공휴일 지정문제는 국민적 총의를 모아서 공휴일 날짜를 정해야 되는 것인데 지방자치단체장 취임일과 겹쳐 논란과 혼란이 예상된다"며 "청와대가 주관부서와 충분한 협의 없이 생색내기용으로 급하게 정한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또 "발표도 주관부서에서 안하고 청와대에서 했다"며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장 취임식을 그날 예정대로 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조율이 안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공휴일 지정에 이어 (7월 2일) 축제를 한다는데, 월드컵 축제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이래서야 신임 단체장들이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부분의 신임 단체장이 한나라당 소속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한편 임시공휴일 지정은 해당부처의 요청에 따라 행정자치부가 국무회의에 회부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월드컵 공휴일'의 경우 문화관광부 소관이지만 24일까지 문화관광부의 임시 공휴일 지정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도 25일로 미룬 채 24일 오후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고 임시공휴일을 논의한 뒤, 청와대가 이를 발표했다. 한나라당이 이번 '월드컵 공휴일' 지정을 두고 '규정과 절차가 무시됐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위와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7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의 비난은 논평할 가치도 없는 저급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이 논평에서 "(임시 공휴일 지정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승리와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열성적으로 성원하고, 동참한 국민들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며 "황홀했던 한 달 남짓의 열기를 식히고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준비를 하도록 시간을 드리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한나라당이 (임시 공휴일 지정을 두고) '월드컵 열기를 연장하려는 획책'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저급한 발상"이라며 "하루를 쉬면 월드컵 열기가 연장되는 것인가. 또 그렇다면 월드컵 열기를 연장하는 것이 죄악인가"라고 맞공세를 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우리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월드컵 최대의 메시지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과거의 버릇을 답습해 매사를 왜곡하며 정쟁을 유발하려는 한나라당의 태도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하자 결승전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월드컵 폐막 다음날인 7월1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키로 했다고 24일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이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7월2일 저녁 서울 광화문이나 시청앞 광장, 상암구장 중 한곳에서 국가대표 선수단과 붉은악마 응원단, 시민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민관 합동 '국민대축제'를 열어 축하공연과 문화행사를 갖기로 했다.
김진표 대통령 정책기획수석은 "대표팀이 4강신화를 창조한 것 자체가 온 국민이 축하해야 할 경사이며, 그동안 열기 속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국민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임시공휴일로 지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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