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긍심 (Pride)
그는 대단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He has much self-respect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포르투갈과 이태리, 스페인을 차례로 침몰 시켰다. 이 팀들은 피파 랭킹 5, 6, 8위의 팀들이다. 40위인 우리나라가 무려 30등급이상 높은 팀들인 것이다. 우리의 영웅들은 끈질기게, 유기적으로 화합하면서, 혼신의 힘을 쏟아 위대한 팀들에게 패배를 안겼다. 그런데 그 팀들이 심판의 판정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우리의 언론들은 어느 외신에서는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고 한다, 어느 외신에서는 이태리의 심판시비가 이제 지겹다고 한다 등등의 형태로 보도에 열을 올렸다.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권위 있는 매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제3라서 공정한 관점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의 생각말고 우리의 생각은 어디에 있나?
'우리 신문사(방송국)는 이번 경기를 확실히 이렇게 본다.'
'그에 대한 증거는 이거다.'
'따라서 우리의 주장이 옳다.'
'외신도 우리와 같은 관점을 갖고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물론 반대 주장도 있지만 이런 주장들은 이런 점에 옳지 않다.'
이런 순서를 밟아야 하지 않았을까? 나는 문득 이런 보도를 보며 '우리의 언론이 우리의 축구만큼만 근사하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언론은 자신 있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만큼 자긍심이 없어 보였다.
필자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네덜란드 사내의 말을…
"우리라고 다크호스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냐?"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매일 1퍼센트씩 16강 달성가능성을 올리면 지금이 D-50이니까 월드컵 때는 100퍼센트로 올라가 있을 것이다."
사내의 인터뷰를 듣고 있노라면 필자는 가슴이 뛴다. 도대체 이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그러다가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은 없는 것일까.
나는 사내의 자긍심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면서 눈 앞의 작은 유혹에 굴하지 않는 비롯된다고 믿는다.
사내는 월드컵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로 이어지는 강팀을 불렀다. 사내는 자신이 있었을까. 사내는 빛나는 기적의 서막을 예감했을까.
하나는 분명했다. 사내는 선수들이 더 강한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어야만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도 이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역사는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일등 콤플렉스를 버리고 은메달을 따도 울지 않는 자긍심, 삶과 게임을 즐기며 당당해질 수 있는 영혼들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오늘의 영광이 재현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족(蛇足)을 하나만 붙이자면 사내의 자긍심은 공격적일 때 더 빛을 발한다. 나는 공격적인 사람이 싫지만 나는 사내가 공격적일 때 더 좋다. 사내는 자신의 자긍심을 품위를 잃지 않고 전달하는 법을 알고 있다.
한 외신기자가 물었다.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지칠 줄을 모르던데 약물복용의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내는 대답했다.
"좀 수준 있는 질문 좀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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