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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자유총연맹 주최 전국자유수호 웅변대회에서 한 연사가 웅변하고 있는 모습. ⓒ임경환 기자 |
한국과 독일이 월드컵 결승진출을 놓고 상암동에서 '혈투'를 벌이는 25일은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시청과 상암동 경기장 앞은 붉은 악마들로 인해 주변이 빨간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고, 같은 시각 서울 장충동 자유센터 대강당에서는 자유총연맹(총재 권정달)주최 6·25 전쟁 52주년 기념 제35회 '전국 자유수호 웅변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 "좌익 400만 시대"의 웅변 - 김정훈·김용남 기자 |
이날 연설자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웅변대회는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거리 응원을 나선 붉은 악마들에게 태극기는 '치장 도구'였지만 웅변대회에 참석한 연사들에게 태극기는 여전히 '숭배'의 대상이었다. 연사들은 웅변을 시작하기 전 태극기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뒤 연단에 올라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붉은 악마들의 응원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레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진단했지만, 이날 웅변대회장은 예외였다. 연사들에게 북한은 여전히 '빨갱이 공산당'이었고, 붉은 색은 적을 상징하는 색으로 비춰졌다.
"북한 공산당의 온갖 괴롭힘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해 메마른 북녘땅을 기름진 땅으로 만들었다."(이00·고2)
"6월 25일은 독재왕국, 붉은 지옥을 만들기 위해 공산당 우두머리 김일성이 불법으로 무력남침한 날입니다."(이00·초6)
연사들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커다란 손동작을 곁들여 가면서 "6·25 전쟁을 교훈삼아 안보를 튼튼히 하고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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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수호 웅변대회에서 한 해군 병사가 웅변하고 있다. ⓒ 임경환 |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 지난 3월에 김정일 정권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대답한 사람이 100명중에 10명,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19명이었는데, 4월에는 김정일 정권이 '선'이라고 답한 사람이 13명,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27명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친김정일 세력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 좌익이 400만명이 존재한다는 기사도 발표됐습니다. 좌익에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 안보불감증에 경종을 울립시다."(정00. 대구)
"북한 군부는 언제나 전쟁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겉으로는 손을 내밀지만 등 뒤에는 칼을 숨기고 있다. 자유 대한민국을 적화시키려는 북한이 존재하고 있는데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면 사람들은 뭔가. (이00·해군)"
최근 탈북자 처리문제로 한중간에 외교마찰을 빚는 등 탈북난민자 문제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등장하자 이를 예로 들어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사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의 북한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이 북한의 경찰에게 붙잡혀 철사줄에 코가 꿰인 채 트럭에 실려 북한으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그 인원이 700명이 넘을 것이라고 하니, 자유를 찾아 헤메다가 죽음의 지옥으로 끌려가는 북한 동포들을 보면서 자유가 그토록 소중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김00·고2)
"현재도 북한에서는 자유의 봄을 찾아서 수많은 동포들이 탈북하고 있답니다. 이에 북한 정부는 전쟁 준비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백성에게 자유의 숨을 쉬고, 잘 먹고, 잘 살수 있도록 하고 겉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미소짓는 정책을 펴주고, 나아가서는 우리의 평화적 통일의 길목을 찾아가 달라고 이 연사 애타게 애타게 원합니다." (정00·초등5)
이날 총 22명의 연사들이 약 3시간에 걸쳐 열변을 토해냈다. 그 가운데 올해 환갑을 맞는 정희백 연사의 웅변이 대통령상을 받았다.
정씨는 '북한의 비뚤어진 이념과 오판' 때문에 6·25 전쟁 기간 중 가족을 잃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친북세력을 경계하고 한·미 간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국 주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자"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다음은 정희백 연사의 웅변 전문이다.
환갑 청년의 증언
제 나이 올해로 환갑, 만8살 때, 평화롭던 내 고향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서도 6.25전쟁이 터졌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당시에 외할아버지처럼 동네 구장이라는 이유로 레닌 모를 쓴 북한군 3명이 제일 먼저 우리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다 죽여버려. 모두 다 쏴 버려"라고 지시하는 순간, 앞을 가로막던 12살의 형님을 장총으로 난사하여, 붉은 피를 쏟으면서도 살겠다고 꿈틀거리는 자식을 끌어안자 아버지를 총 끝의 칼로 죽으라고 무참하게 찔렀으며, 공포에 질려있던 어린 나에게도"이 반동 새끼 이 새끼도 해 치우자며 군홧발로 죽도록 찼지만 모질게도 이렇게 살아남았습니다.
또 꽃다운 이웃 처녀와의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24살의 제 외삼촌도 구장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에 좌익들이 몰려와 삽과 죽창으로 끔찍하게 찔러 죽였습니다. 그 날 외할머니께서는 만신창이가 된 아들의 시신을 꼭 끌어안고는 "준호야!, 준호야! 에미가 왔다.
자식도 없는 널 누가 기억해 줄꼬? 하며 땅을 치고 울부짖다 실신하여 끝내 세상을 뜨고 마셨으니, 아! 이것이 8살 어린 나이에 똑똑히 지켜본 6.25의 참혹했던 참상이라고 피눈물을 삼키며 증언합니다.
여러분!
누가 제 사랑하는 가족과 외가 식구들까지 몰살하려했습니까? 그것은 북한의 비뚤어진 이념과 오판 때문이었습니다.
북한은 아직도 보안법철폐와 주적론 철회, 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또 6.15공동 선언을 조국통일의 이정표라며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 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여러분 여기에 동조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정말 큰 일 아니십니까? 그런데 얼마 전, 정 모 통일부 장관은"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는 남한 공격용이 아닐 것"이라는 말에 저는 경악했습니다. 50년 안보기관의 기축을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말로서, 현재 배치되어 있는 500여기의 스커트미사일은, 남한 공격용이 아니라면 왜 실전 배치하고 있는지 정 장관에게 묻고 싶습니다.
혹시 6.25의 처절했던 전쟁경험이 없었기 때문 아니십니까? 우리의 안보와 통일의 최고책임자가 이러한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으니, 한 대학생이 대통령의 근위대인 수도 방위 사령부에 몰래 들어가, 초병을 묶어놓고 총을 탈취하는 등, 이 나라의 나사 풀린 총체적 안보위기로 성장하는 어린이들도 나와 똑 같이 제2의 전쟁으로 희생당하는 것 아닌지 심히 걱정됩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이 주도하는 평화 통일을 꼭 성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탈북자 장길수 군 외가 친척 5명도 남한에 좌익 세력들이 많아 두렵다는 등, 친북 좌익들이 4 백 만 명이나 되는 세상이니, 남한 사람들부터 통일시켜야합니다.
다음은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의 위협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경제를 살리면서, 한. 미간의 긴밀한 공조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도 협력해,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 전쟁 없이 해결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2020년에는 대한민국을, 3만 불의 선진국으로 만들고, 2050년에는 8강(4강)의 월드컵 신화처럼, 아시아 연합국가의 수도로 만듭시다. 6.25의 상처 때문에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이 환갑 청년은, 영원한 평화와 자유의 터전, 통일되는 코리아를 이룩할 비전을 뿌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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