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선거 '중선거구제' 절실"

[지방의회 새일꾼] 농민운동가 출신 산청 서봉석 의원

등록 2002.06.28 01:04수정 2002.07.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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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방선거에서 많은 새 일꾼들이 지역민들로부터 '간택'을 받았다. 지방의원 당선자 중에는 지역 활동가 출신자들이 많다. 경남에서도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서 이들이 입성했다. 지금까지 지방의회는 관 주변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지역 활동가들이 들어감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의회상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오마이뉴스>는 어느 지역보다 한나라당과 그 주변 인사들이 지방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경남에서, 몇몇 당선자들의 활동이 기대되기에 그들을 만나 포부를 들어보았다. 이번에는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재선한 산청군의회 서봉석(41) 의원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 산청 서봉석 의원은 동명고와 경상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산청군농민회 사무국장과 부회장, 전농경남도연맹 사무국장, 전농중앙회 조직국장을 지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 '양민학살문제 해결을 위한 경남 모임' 대표도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산청군의회 선거 재선에 성공한 서봉석(41) 의원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그는 98년 뽑힌 3기 기초의원 선거 때 영남권에서는 몇 안 되는 활동가 출신으로, 의정 활동도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국전쟁 전후 양민학살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2000년에는 산청군의회에서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양민학살과 관련한 주민 증언을 듣고 실태조사를 벌여 보고서를 내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산청의 소득원 개발'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농촌 교육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주제별 체험 여행 등도 포함되어 있다. 밥만 먹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어린이집에 디지털 장비를 지원할 것도 함께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봉석 의원은 세 차례의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선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촌지역에서 기초의원을 한 명만 뽑다보니 선거가 끝나면 후유증이 심각하다며 그 대안으로 '중선거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초자치단체장도 정당 공천을 하다보니 후유증이 심각하고, 결국에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면서, 기초자치단체장이 정당공천 배제를 같이 주장했다. 그리고 지역 활동가들이 지방의회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봉사자'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6월 27일 밤에 만나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이번 선거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잘한 것도 아닌데, 표를 찍어 주려고 밖에서 위장전입은 아니지만 미리부터 전입한 사람들도 있었다. 평생 갚아야 할 빚으로 남겠지만, 사실 격려금도 많이 들어 왔다. 150명 정도가 힘을 보태주었는데, 그 분들이 고정표를 만들어주었던 셈이다."


- 아쉬웠던 점은?
"기초의원은 1개 면에서 1명을 뽑다보니 상대와 불필요한 경쟁을 많이 한다. 혈연이나 지연으로 인해 골이 남기도 한다. 앞으로 중선거구제로 바뀌면 그런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기초자치단체장 정당 공천 후유증 심해

- 세 번 출마해서 한 번 떨어지고, 당선은 두 번째다. 이번 선거가 이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4년간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행사까지 포함하면 한 해 300일까지는 나갔을 정도다. 주민들도 신뢰했다고 본다. 공약 중 하나가 정보공개였다. 마을 이장들이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모였는데, 그때마다 참석해 사소한 문제도 알려드렸다. 이것이 이장들에게 도움을 받고 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지방의회에 진출하고 싶은 후배인 지역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무튼 인간 관계를 폭 넓게 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 사람이 20개 정도의 조직은 가져야 한다. 하다보면 그렇게 되더라. 그 다음에는 경쟁자가 될 사람에게 미리 정보를 찾고 대응하는 게 선거전술에 필요하다. 자기 계획을 미리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공약을 준비하고 다듬어서 토론도 하고, 유세장에서 밝히게 된다. 생활하면서 머리를 깎고 밥을 먹더라도 단골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든든한 지지자가 생겨나게 된다. 특히 돈이 없는 출마자들은 더 그래야 한다. 그리고 다른 선거과정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 지방선거제도의 개선점이 있다면?
"기초자치단체장은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 공천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이 심하고, 당선자들에게도 좋지 않고 갈등을 만든다. 기초의원도 중선거구제로 바꾸어야 한다."

- 지금까지 산청의회를 평가한다면?
"초대 때는 집행부를 감시하려는 의지가 높았고, 2대째는 임기가 3년이라서 그런지 주민여론 수렴도 덜했고 부지런하지도 않았다고 본다. 3대는 민원도 많았으며 중앙부처와 협의해서 민원을 해결하기도 했다. 의장 선거에서 두 쪽으로 나누어져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산청군의회는 상임위가 없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데,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준상임위'라도 두어 역할을 나누어야 할 것이다."

(현행 관련 법률에는 의원 숫자가 13명이 이하일 경우 상임위원회를 두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11명인 산청을 비롯해, 함양과 남해 등에서는 상임위원회를 두지 않고 있다.)

"기초의원 선거도 한나라당 영향 받아"

- 이번 전국 지방선거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산청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나라당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제2선거구 도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유리하다고 판단되었으나 결국은 한나라당 후보에 졌다. 한나라당 바람의 영향이었다. 정당 공천이 아닌 산청군의원 선거도 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선자들이 한나라당 성향이라 할 수 있다."

▲ 서봉석 의원 ⓒ오마이뉴스 윤성효
- 곧 의장단 선거를 하게 될 것인데, 산청군의회의 사정은 어떤가?
"이번에 당선한 의원 중에 재선이 5명인데, 며칠 전 모임을 가졌다. 이전에는 의장단 선거에서 양분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군민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정한 봉사를 위해 단합하기로 했다. 재선의원 중에서 합의 추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반기와 후반기가 있는데, 합의 추대 방향으로 잡아나갈 것이다."

- 농촌은 도시에 비해 의정 감시 활동이 부족한 것 같은데,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지?
"의정 활동 감시가 필요하다. 지역에서는 청년회의소에서 한번 시도를 했다가 중단이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공익단체들이 의회를 찾고, 주민들의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도시에는 의정지기단이 있지만, 농촌은 대부분 없는데 그러다 보니 의원들이 공부하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차별성도 없는 것 같다."

- 일부에서는 산청군의원만 할 것이냐고 말하면서, 더 큰 꿈을 꿀 것이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어떤가?
"기초의원을 두 번 정도 하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도 다 쓸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번 선거 때도 밝혔지만 미련 없이 두 번으로 만족할 것이라 밝혔다.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솔직히 다음 번에는 광역의원이나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생각한다."

"농촌지역 의회도 의정지기단 활동 필요"

- 산청군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소득 감소 부분을 어떻게 보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한다.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산청읍을 중심으로 한 북부에 대한 시책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산청을 통합시키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선비정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산청초교 터에 '환아정'이란 건물이 있었는데, 이를 복원해 11개 읍면민들이 단결의 구심점을 삼도록 하겠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통합이 필요한데, 국도 59호선상의 밤머리재에 터널을 뚫어 산청읍과 덕산, 원지가 삼각축이 되면서 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지리산권 개발과 관련하여 지적할 사항이 있다면?
"지리산권자치단체협의회가 기존 남원시에서 제안해 7개 시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역 보고서를 통해 지리산통합문화권을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시군마다 개발프로그램만 나열해 놓았다. 연담개발과 정보교환 부분에서 있어서는 너무 배타적이다. 가령 함양과 남원에서 변강쇠를 갖고 다툰다. 7개 단체장의 협의체도 중요하지만, 실국과장이 참여하여 논의하는 실무협의회도 있어야 할 것 같다."

- 개인적 한국전쟁 전후 양민학살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현재 특별히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산천 삼장지역의 청원을 받아 보고서를 완료했다. 현재 전국적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 행자위에 관련 법률을 청원해 놓고 있다. 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이전에라도 지역에서 청원이 들어오면 조사를 할 것이며, 지역에서는 유족에 대한 약간이나마 예우를 할 수 있는 지원 계획이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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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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