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세계 문화 다양성을 위하여

등록 2002.06.28 13:17수정 2002.06.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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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그 수상의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만약 임권택 감독이 다른 나라 사람도 만들 수 있는 그런 내용과 화면으로 영화를 채웠다면 과연 감독상 수상의 영광이 있었을까? 내 나름의 결론은 '아니다'라고 나온다. 우리도 모르는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그렇게 살려내지 못했고 한국적인 감수성과 정감이 살아 있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세계에는 다양한 기후 환경 속에서 다양한 생명체가 서로 어울려, 때로는 먹고 먹히며 살아가고 있다. 이 생명 다양성의 개념을 이용한 용어가 문화 다양성이다. 문화도 다양하게 제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어야 가치가 있다. 다름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동일성,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인 어떤 특색, 바로 그런 것들이 서로 어울려 지구적인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세계는 점점 문화의 획일화라는 길을 걸으려 한다. 바로 문화를 경제논리로만 파악하고 WTO안에서 다루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6월 30일까지 WTO회원국들은 양허요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 요구안을 바탕으로 비공식 협상을 거쳐 각국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다.

이 양허 요구안을 제출한다는 것은 문화를 신발이나 옷이나 가전제품과 같은 위치에서 다룬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가 미국의 청바지나 코카콜라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한미투자협정 체결의 선결 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스크린쿼터를 내주고 철강이나 자동차, 금융을 투자 유치하려는 우리나라 관료들은 왜 미국이 영상산업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경제적 계산에서 볼 때도 미래 경제의 꽃은 바로 영상 산업이라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WTO 양허 요구안을 받아들인다면 우리 문화 정책들은 모두 없어질 것이며, 우리의 시청각 서비스 분야나 영상출판 문화 분야의 모든 것에서 미국의 저속하고 소비적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우리는 우리의 산하와 우리 문화 정체성을 담은 영화를 만들 수도, 볼 수도 없게 된다. 이것은 출판, 만화, 음반, 방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모든 나라는 각자의 문화를 갖고 있으며, 그 문화를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해, 경제논리나 무역에서 벗어난 문화만을 다루는 새로운 세계문화기구를 설립하고 세계문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 문화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는 WTO양허 요구안 제출을 거부해야만 한다.

우리 것이 하나도 없는 문화를 후손에게 물려줄 셈인가.

덧붙이는 글 | 성 명 서

- 정부는 문화부문에 대한 WTO 양허요구안 제출을 중지하고 
문화 다양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 동참하라 -

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WTO 회원국들의 양허요구안 제출 마감시한인 6월 30일에 모아지고 있다. 142개 회원국들에 의해 제출된 양허요구안은 이해 당사국 간의 비공식 협상을 거쳐 2003년 3월 각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양허요구안 제출은 곧 문화를 일반 상품과 동일시 취급하는 WTO의 획일적인 경제 논리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각 나라의 소중한 문화 정체성이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의 이해와 흥정에 내맡겨지는 것임을 뜻한다.

WTO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일반상품의 자유무역을 다룬다. WTO에게 있어서 문화란 코카콜라나 청바지와 같은 자유 무역의 대상일 뿐이다. 
다국적 기업의 거대 자본과 상품성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각 나라의 문화 분야들, 그러니까 방송, 출판, 영상(영화, 애니메이션), 순수공연예술분야 등은 전적으로 정부의 보조금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거나 육성되고 있다. 그러나 WTO는 각국 정부의 문화 분야에 대한 보조금과 제도적 지원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WTO에서 문화 분야가 협상의 의제로 상정되는 것은 곧 인류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란 위기의식으로까지 국제사회 속에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에 의해 스크린쿼터 폐지 등 문화 분야의 개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고, 대외 의존도가 심한 우리 나라로서는 상대적으로 산업 규모가 작은 문화 분야가 흥정의 대상이 되는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부문은 FTA, BIT, WTO협정 등 각종 통상협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유네스코,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 불어권(La Francophonie)과 같은 국제적인 문화기구들은 문화 다양성에 관한 선언을 채택하고 있다. 캐나다는 문화 다양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국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문화기구와 세계문화협약이 만들어질 때까지 문화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어떠한 무역협정도 거부한다고 했다. EU 15개국 또한 1999년 시애틀 라운드 직전에 문화는 WTO 밖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더욱이 2000년 7월, G8 정상회담은 최종 성명서에서 "문화 다양성은 21세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잠재적인 사회경제적 에너지의 원천이며, 혁신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고무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화 분야가 WTO에서 논의되어야 할 어떠한 당위도 없으므로, 아예 양허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흐름인 것이다.

이에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는 우리 정부가 눈에 보이는 몇 가지 경제적 이득 때문에 문화를 흥정의 대상으로 내몰아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정부는 WTO 뉴라운드에서 문화에 관한 한 그 어떤 약속도, 협상도 해서는 안 된다. 즉 6월30일까지 제출해야 될 문화부분 양허요구안 작성에 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재까지 이 부문에서 구체적 약속을 한 국가는 거의 없다. WTO 체제 안에서 문화 분야의 협상을 논해서는 안 된다.

둘째, 세계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한 세계문화기구와 세계문화협약은 문화적 표현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모든 국가들의 기본적인 규범이 될 것이며 행위의 규약이 될 것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 속에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 형성에 한국 정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을 해야 한다.

셋째, 한국 정부는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46개국 문화부 장관이 참여하는 세계문화부 장관회의 (INCP)에 가입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지금 급류를 타고 있는 세계문화협약 체결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한다. 

각 나라는 자신들에게 맞는 다양한 문화 정책과 제도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 WTO에서 문화 분야가 시청각 서비스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자유 무역의 대상이 될 때, 문화 획일화의 가속화로 인하여 문화 다양성은 파괴되고, 결국 온 인류는 문화의 대재앙에 휘말릴 것이다. 한국의 16개 문화예술단체로 구성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는 향후 WTO에 임하는 한국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것이며 문화마저 자유무역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중상주의자들의 음모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2002년 6월 28일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미술인협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영화인회의, 우리만화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민족음악인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출판인회의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집행위원회
Tel : 754-8856  Fax : 319-2039  Email : kccd@orgio.net

덧붙이는 글 성 명 서

- 정부는 문화부문에 대한 WTO 양허요구안 제출을 중지하고 
문화 다양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 동참하라 -

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WTO 회원국들의 양허요구안 제출 마감시한인 6월 30일에 모아지고 있다. 142개 회원국들에 의해 제출된 양허요구안은 이해 당사국 간의 비공식 협상을 거쳐 2003년 3월 각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양허요구안 제출은 곧 문화를 일반 상품과 동일시 취급하는 WTO의 획일적인 경제 논리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각 나라의 소중한 문화 정체성이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의 이해와 흥정에 내맡겨지는 것임을 뜻한다.

WTO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일반상품의 자유무역을 다룬다. WTO에게 있어서 문화란 코카콜라나 청바지와 같은 자유 무역의 대상일 뿐이다. 
다국적 기업의 거대 자본과 상품성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각 나라의 문화 분야들, 그러니까 방송, 출판, 영상(영화, 애니메이션), 순수공연예술분야 등은 전적으로 정부의 보조금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거나 육성되고 있다. 그러나 WTO는 각국 정부의 문화 분야에 대한 보조금과 제도적 지원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WTO에서 문화 분야가 협상의 의제로 상정되는 것은 곧 인류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란 위기의식으로까지 국제사회 속에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에 의해 스크린쿼터 폐지 등 문화 분야의 개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고, 대외 의존도가 심한 우리 나라로서는 상대적으로 산업 규모가 작은 문화 분야가 흥정의 대상이 되는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부문은 FTA, BIT, WTO협정 등 각종 통상협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유네스코,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 불어권(La Francophonie)과 같은 국제적인 문화기구들은 문화 다양성에 관한 선언을 채택하고 있다. 캐나다는 문화 다양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국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계문화기구와 세계문화협약이 만들어질 때까지 문화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어떠한 무역협정도 거부한다고 했다. EU 15개국 또한 1999년 시애틀 라운드 직전에 문화는 WTO 밖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더욱이 2000년 7월, G8 정상회담은 최종 성명서에서 "문화 다양성은 21세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잠재적인 사회경제적 에너지의 원천이며, 혁신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고무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화 분야가 WTO에서 논의되어야 할 어떠한 당위도 없으므로, 아예 양허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흐름인 것이다.

이에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는 우리 정부가 눈에 보이는 몇 가지 경제적 이득 때문에 문화를 흥정의 대상으로 내몰아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정부는 WTO 뉴라운드에서 문화에 관한 한 그 어떤 약속도, 협상도 해서는 안 된다. 즉 6월30일까지 제출해야 될 문화부분 양허요구안 작성에 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재까지 이 부문에서 구체적 약속을 한 국가는 거의 없다. WTO 체제 안에서 문화 분야의 협상을 논해서는 안 된다.

둘째, 세계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한 세계문화기구와 세계문화협약은 문화적 표현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모든 국가들의 기본적인 규범이 될 것이며 행위의 규약이 될 것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 속에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 형성에 한국 정부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을 해야 한다.

셋째, 한국 정부는 문화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46개국 문화부 장관이 참여하는 세계문화부 장관회의 (INCP)에 가입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지금 급류를 타고 있는 세계문화협약 체결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한다. 

각 나라는 자신들에게 맞는 다양한 문화 정책과 제도를 가질 수 있는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 WTO에서 문화 분야가 시청각 서비스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자유 무역의 대상이 될 때, 문화 획일화의 가속화로 인하여 문화 다양성은 파괴되고, 결국 온 인류는 문화의 대재앙에 휘말릴 것이다. 한국의 16개 문화예술단체로 구성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는 향후 WTO에 임하는 한국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할 것이며 문화마저 자유무역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중상주의자들의 음모에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2002년 6월 28일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미술인협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영화인회의, 우리만화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민족음악인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출판인회의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집행위원회
Tel : 754-8856  Fax : 319-2039  Email : kcc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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