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검제와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회창 대통령 후보 관련 의혹도 함께 다룰 것을 조건부로 하는 특검제를 수용하기로 해 '비리청산 특검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지난 6월 21일 김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구속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그러나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조건부 특검제를 "특검제를 하지 않으려는 술수"라고 판단하는 등 특검제의 비리청산 범위와 방법 등을 두고 이견을 보임에 따라 특검제 논의가 자칫 정치공방에 그칠 공산이 크다.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정권의 부패청산 문제에 발목이 잡혀 정치가 제 역할을 포기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계속할 수 없다"며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도 대통령 일가 비리를 포함한 권력비리 청산에 조건없이 즉각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또 "김대중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며, 서면조사를 포함한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아태재단 해체 등을 요구했다. 서 대표는 특히 지방선거 참패 후 부패청산 작업을 논의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청와대와 검찰 등 권력기관이 개입된 권력비리에 대해 한시적으로 특검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인사청문회를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양당의 의견이 일치한 만큼 당장 내일부터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한화갑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정례조찬회동'을 갖고 "오늘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특검제와 청문회는 수용한다"면서도 "단, 제1당과 제2당의 여러 의혹사건들을 공평하게 다루는 것이 진정한 과거청산"이라고 주장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이들은 또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미국방문에 어떻게 개입했는지, 최씨가 이 후보측에 20만달러를 줬다는 의혹의 진상은 무엇인지,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및 그 은폐의혹의 진상은 무엇인지 등도 철저히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수사를 보고 미진하면 특검제도 좋다"며 "특검제를 한다면 한나라당의 안기부예산 총선자금 전용사건,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 사건(세풍사건), 이 후보의 고급빌라 사건 등을 함께 다뤄서 과거의 비리를 총체적으로 청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노무현 후보는 특히 이날 오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검제를 수용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평하게 1당, 2당 다같이 하자는 것"이라며 "공정하게 한다면 (한나라당의 특검제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답해 조건부 특검제 수용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나라당 "조건부 특검제는 안하겠다는 얘기"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조건부 특검제 수용 의사에 대해 "자기들의 부정부패에 쏠린 시각을 희석해보려는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며 반발했다. 서청원 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은 국정조사를 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며 "법률적으로 무혐의 판결이 난 것인 만큼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민주당이 특검제를 받겠다면서 두 가지의 전제조건을 걸었다"며 "최규선 돈 20만불을 윤여준 의원이 받았다고 하는 부분을 진상규명하는 특검제와 이회창 후보의 아들 정연씨 병역비리 특검제를 포함해야만 특검제를 받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특검제를 아예 안 하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남 대변인은 또 "노무현 후보의 '부패청산프로그램'이 말장난이라는 것이 또 다시 드러났다"며 "노 후보가 이렇게 한다면 노 후보 본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들, 예를 들면 타이거플스와의 연관설 등도 당에서 강력하게 문제제기하고 파헤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6·13 지방선거 압승에 이어 권력형 비리 특검제와 청문회 등으로 정국 주도권을 잡고, 8·8 재보선까지 '부정부패정권 심판론'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정치공세 차원에서 대통령 아들비리에 대한 특검제와 청문회를 이용할 경우 수세국면에 몰려 8·8 재보선이 지방선거의 재판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노 후보의 부패청산프로그램 차원에서 특검제를 피해갈 수 없다면 이회창 후보와 관련한 비리 의혹도 함께 가지고 가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결국 양당은 동기는 다르지만 '부패와 비리의 근절을 위한' 특검제의 총론에는 의견접근을 한 셈이다. 그러나 특검제의 방법과 범위를 두고 양당이 또 다시 정치공세에만 몰입한다면 결국 '부패청산 특검제'는 '허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대통령에게 '전면개각' 촉구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쇄신파와 동교동계간에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김홍일 의원 탈당문제를 한화갑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또 아태재단 문제, 청와대 비서진 교체와 전면적 개각 등의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을 한 대표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토론 내용 요지이다. 정대철 첫째는 정보공개법의 개정을 통해 국민들이 행정을 투명하게 알고, 사후적으로도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의 부패방지를 위한 감시와 비판도 필요하다. 검사동일체 원칙의 재검토를 포함해 검찰이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제도적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자칫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방탄국회를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대선자금 문제는 미국의 연방선거법도 참조해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정인에 대한 탈당 강요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 비서진 교체보다 전면개각 촉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정균환 최고위원 특검제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사청문회 대상 확대를 찬성한다. 단, 국가의 최고정보를 다루는 사람도 청문회를 해야 하는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양심에 따른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것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의 재산형성까지 소명하도록 한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부작용과 반발도 나올 수 있다. 후원회 제도에 대해서도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른바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동료의원의 거취를 언론을 통해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다. 그런데 비서진 교체나 개각을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과의 인연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인가. 박상천 최고위원 헌법문제 소위원회도 두기로 했다. 권력독점이 부정과 비리의 큰 원인이라면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질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검상설화는 특검에 대한 일반법을 만들자는 취지인 것 같은데, 그 때 그 때 특별법을 두면 되는 것 아닌가. 좀 더 연구해 보자. 직계존비속의 재산등록 의무화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재산형성과정을 소명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정의원의 거취나 아태재단문제 등은 원칙대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잘못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면 우리가 뭔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없다면 요구하는 것이 무리 아닌가. 방탄국회를 제한하는 것은 좋은 안이다. 한광옥 최고위원 부패는 척결해야 한다. 그러나 뭉뚱그려 단절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와 특검제는 오버랩되는 것 아닌가. 둘 다 필요한가는 토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인사청문회 확대는 개헌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계되는 사항이나 특정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을 갖고 접근해야 하며 특정인의 거취는 본인 의사에 맡기는 것이 좋다. 이협 최고위원 지방선거의 부정과 타락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 검찰, 선관위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 특검제와 비리수사처, 둘 다 두자는 것은 옥상옥 아닌가. 검찰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치자금에 대해 너무 많은 족쇄를 두면 현실성이 없어질 우려도 있다. 한나라당에 대해 지방선거 부정, 타락에 대한 공동조사를 제안한다. 특정의원의 거취문제는 누가 거론했건, 이제는 어떻게든 매듭져야 할 단계에 왔다. 당사자가 결정해야 할 단계로 발전됐다. 청와대 비서진이나 아태재단 문제는 여론을 감안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 추미애 최고위원 지방선거 참패의 결과를 놓고 일당독재 가능성에 대한 견제심리보다는 속시원하게 심판했다는 정서가 더 많은 것 같다. 민심을 대통령께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청와대 비서진과 민주당이 모두 책임을 지고 청와대에 대해서도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고 나는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 대표는 "나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결과에 대한 보고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김홍일 의원 문제와 아태재단 문제에 대해 조사해서 잘못이 있으면 요구해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김홍일 의원 문제는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신뢰의 문제이지 차별화를 위한 희생물로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태재단 문제도 조사의 단계는 지났다. 예를 들어 이수동씨 메모는 비선이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 아닌가. 그런 문제의 해결을 공당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거취문제도 회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론을 내야 할 단계가 됐다. 제도적 대안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많다. 그러나 이슈를 선점하며 논쟁을 끌고 가는 것도 좋다고 본다. 신기남 최고위원 성의 있게 논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현안해결과 제도개선 모두 시급하다. 제도개선에 대해 정치개혁특위의 신속한 논의를 기대하겠다. 지도부는 민심과 당내 여론에 좀더 밀착해 달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