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발인 대중교통이 서민들을 푸대접하고 있다. 택시는 오는 7월 인상계획을 앞당겨 20일부터 갑자기 요금을 올렸지만 서비스개선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말 요금을 인상했던 시외버스도 달라진 것이 없다.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한 상태이다. 전북의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은 도대체 월드컵 경기를 치른 지역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열악하다. 행정기관은 강력한 관리 감독보다는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데 급급, 도대체 누구의 편인지 알 수가 없다.
대중교통의 서비스는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서민들은 "타려면 타고 말려면 말아라"는 식으로 배짱 영업을 하고 있는 대중교통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중교통이 중병을 앓고 있다. 업체들은 매년 승객들이 급감, 경영난이 심각하다. 승객들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중교통 서비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운행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결행을 밥먹듯 하는 시내버스와 직행버스는 시민들의 발 기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택시는 과속과 난폭운전, 불법 주정차 등으로 승객들은 물론 운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도심에 위치한 공영터미널은 시내 교통정체의 주범으로 지목된지 오래며 이용자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후된 시설은 승객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냉난방이 안되는 대합실, 부실한 편의시설, 불친절 등.
그러나 행정기관의 지도 감독은 허술하다. 이용자들의 편의 시설을 불법으로 용도전환해도 모른다. 불편신고가 접수돼야 마지못해 처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민들의 제보에도 대책은 불성실하다. 전북도와 전주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하루도 쉬지 않고 오르는 교통불편신고나 제보에 "죄송하다", "해당자 교육을 보다 강화시키겠다", "어쩔수 없으니 이용자들이 이해해라" 등의 답변으로 어물쩡 넘긴다.
운수업체들도 적자타령만 늘어놓을 뿐 서비스 개선을 노력에는 손을 놓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 대책도 없이 정부의 적자노선 보전금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통계상으로도 매년 승객이 감소하는 것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운행시간 조정과 장비의 소형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안정 노력을 펼쳤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했다. 대신 시민들의 노선연장, 운행시간 단축, 증편 등 대중교통 서비스 요구는 많아져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
시외버스의 경우 1대당 연간 수송인원이 1989년 11만8,381명에서 1999년 4만2,052명으로 거의 3분의 2가 감소했다. 시내버스도 1대당 연간 수송인원이 29만4,857명에서 1999년 13만3,390명으로 55%나 감소했으나 등록대수는 782대에서 1,059대로 30%가까이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택시도 마찬가지, 택시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승객은 반비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택시 1대당 연간 수송인원이 4만4,979명에서 1만4,558명으로 3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택시는 4,761대에서 1만379대로 2배 이상 증가해 치열한 '손님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 때나, 지금이나 승객들의 피부에 와 닿는 서비스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와 서비스 개선을 이유로 틈만 있으면 요금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승객들은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감사해야 할 대중교통이 마치 승객들이 경영악화의 주범인양 죄인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전북도에 접수된 교통불편 신고건수는 모두 856건이나 됐다. 불친절이 271건으로 신고건수의 31.6%를 차지 가장 많았다. 이어 승차거부가 133건(15.5%)으로 불친절과 승차거부가 절반에 가까웠다. 이밖에 부당요금 요구 84건, 연발착 50건, 질서문란 48건, 결행 43건, 합승 30건, 정차 불이행 23건, 난폭운전 9건 등이 교통불편 요인으로 지목됐다.
업종별로는 택시가 564건에 65.9%로 주류를 이뤘으며 이중에는 개인택시도 270건이나 돼 회사택시와 서비스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시내버스가 152건(17.7%)으로 뒤를 이었으며 시외버스 96건, 전세·화물차량 32건, 고속버스 2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주시가 전체의 60%에 가까운 494건으로 가장 많았고 군산 134건, 익산 73건, 남원 18건, 완주 14건, 정읍 12건, 고창 7건 등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행정기관과 운수회사들은 자가용 증가가 대중교통 경영난의 원인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이용에 불편이 없다면 굳이 자가용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교통정책과 서비스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택시 '승객은 봉' 서비스 뒷전
지난 6월 5일 전라북도 택시요금조정 소비자정책심의회에서는 택시기본요금을 18%(2㎞기준 1,500원)인상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택시기본요금은 기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거리요금은 현행 215m당 100이 178m당 100원으로, 시간운임은 현 52초당 100원이 43초당 100으로 올랐다.
전북도는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 "이용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및 임금, 사납금 인상과 관련해 노사간 의견접근이 이뤄진 후 인상 요율을 재심의키로 하고 이를 유보했으나 택시업계의 개선대책이 제출돼 재심의를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는 이번에도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해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이용객 편익증진을 위한 콜기능 시설추진, 외국어 동시통역기 및 카드결재 도입, 6월중 전액관리제 등 임금협상 완료, 운전자 자녀 장학금 지급확대, 후생복지제도 확충, 교통불편 최소화 고객만족 등.
그러나 서비스 향상에 대한 기대는 요금인상 전부터 깨지고 말았다. 요금인상을 앞두고 일부 미터기를 조정한 택시들이 미리부터 인상된 택시요금을 받다가 승객들의 반발을 샀다.
일부 택시운전기사들이 미터기 조정되자 택시요금이 인상됐다며 인상된 요금을 받았다. 승객들이 알고 항의하면 돌려주고, 모르고 주면 슬그머니 받았다. 갑작스런 요금인상도 승객들의 불만을 샀다. 당초 인상시기를 7월초로 예상했던 승객들은 사전에 충분한 홍보나 안내도 없이 지난 20일부터 갑자가 오른 택시요금에 당황했다.
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교통불편해소와 고객만족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과속과 난폭운전, 불법주정차, 불친절, 부당요금, 승차거부, 합승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개선된 것이 없다.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는 시각이 많다.
택시기사들도 불만은 있다. "요금 인상으로 손님이 크게 줄어 사납금을 채우려면 과속과 끼워들기, 합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요금이 인상돼도 얼마 있으면 회사가 사납금을 올리므로 운전기사들의 수입에는 아무런 보탬이 안된다"며 "회사만 배를 불려주는 요금인상
을 놓고 운전자들에게 서비스향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노선버스 정시성 상실, 신뢰추락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등 노선버스에 대한 대표적인 불편사항은 결행과 연발착, 정차불이행, 난폭운전, 승차거부, 불친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승객들의 가장 대표적인 불만은 결행과 연발착이다. 시간이 생명인 노선버스가 결행과 연발착을 일삼아 '시민의 발'이 되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전북도에 신고된 결행과 연발착 사례만도 각각 43건, 50건 등 93건에 이른다. 여기에 전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교통정보 시민제보에 수백건이 올라있다.
특히 시내버스는 정시성을 상실해 시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 출근 시간 결행과 연발착으로 지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막차가 결행하거나 종점까지 운행하지 않아 이중으로 교통비를 부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류장에서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는 시내버스에 대한 불만도 많다.
전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교통정보 시민제보에 올라 있는 '한심한 시간표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리즈 시민제보(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추정됨)는 시내버스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시내버스의 조발早發과 연발延發은 시내 교통량과 도로사정과 고려하지 않는 시간배정으로 빚어지는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현행 시내버스 운행시간은 출발시간과 중간시간으로 구분돼 있어 중간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예정시간보다 발리 출발하거나 늦게 출발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
예를 들어 평화동과 전주대에서 각각 출발하는 2대의 시내버스의 전북대까지 중간시간이 30분이라면 평화동에서 출발하는 차는 정시에 출발해도 중간시간을 맞출 수 있지만 전주대의 경우 10분정도 일찍 출발해야 중간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다.
운행시간이 부족해 종점까지 운행하지 않고 중간에 되돌아와야 할 때가 많아 결행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서곡지구-낙성리 구간을 운행하는 71번 버스의 경우 서곡지구에서 단 한 번도 출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연발, 결행의 원인은 불합리한 시간표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승객들의 조·연발, 정차 불이행, 승차거부, 과속운전, 신호위반 등의 불편사항은 운전기사의 소양부족보다는 시간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
월드컵 기간 중에도 결행이 잦아 승객들의 불만이 쇄도했다. 그러나 월드컵 시내투어에 버스를 투입, 차량고장시 예비차량이 없어 결행이 불가피하다며 승객들에게 이해를 강요했다.
시외버스의 경우도 원인은 다르지만 결행과 연발착이 잦다. 차량의 노후화와 불결도 문제점이다. 전주 시내버스의 경우 지난해 314대 가운데 냉방장치된 차량이 60%에 불과해 시내버스 이용자들이 찜통버스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직행버스도 냉방시설 가동은 운전기사 마음. 적자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들은 대부분 노후해 냉방장치가 고장이 나거나 연료비 절감을 위해 가동을 하지 않아 승객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냉난방을 하지 않고 운행할 경우 최고 60만원까지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지만 적발된 사례는 없다.
시외버스 터미널 승객 '짐짝 취급'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은 시설 노후되고 편의시설이 부실해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준다. 여기에 종사자들의 불친절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차량이 결행해도 안내방송조차 해주지 않는다. 매표소 직원부터 검표원들까지 승객들에게 친절은커녕 위압적인 자세를 보인다.
검표구에 있는 직원들은 승객들을 "여보쇼","어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대부분 반발내지는 강압적이다. "표를 보여줘야지", "익산가는 사람 나와요"
안내전화는 시외버스 터미널의 승객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 단적으로 드러낸다. 월드컵전에는 아예 안내전화를 받지 않다가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전화 안내요원을 배치했다.
그러나 안내요원의 태도는 불쾌하기 그지없다. 6시 이후에는 남자직원이 전화를 받고 8시가 넘으면 안내전화는 먹통이 된다.
(터미널)"여보세요"
(승객)"시외버스 터미널이죠"
(터미널)"예"
(승객)"정읍가는 버스가 몇시에 있죠"
(터미널)"어디요?"
(승객)"정읍요"
(터미널)"바로바로 있어요"
(승객)"구체적으로요"
(터미널)"잠깐 기다려봐요"
대합실과 승차대기장은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고 앉아서 대기할 의자들도 옹색하다. 대낮은 물론이고 밤에도 조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합실과 승차대기장은 어두컴컴하다. 대합실과 승차장의 조명은 바닥을 기준으로 최소한 20룩스(Lux)가 돼야 한다.
대합실과 매표소의 구조를 변경해 판매시설을 설치하는 등 서비스는 뒷전이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올해초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은 매표소 시설을 변경해 판매시설을 만들었다. 익산 터미널은 대합실에 곳곳에 오락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그러나 푹푹찌는 더위에도 냉방시설이란 대형 선풍기가 고작이다. 겨울에도 온풍기는 가동하지 않고 구식 난로가 난방시설의 전부. 이용자들을 짐짝처럼 취급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시외버스 터미널은 작년 자동매표기를 갑자기 폐쇄하고 매표창구를 다시 설치했다. 매표창구는 모두 3개, 출퇴근 시간에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다 차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매표창구를 5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3개밖에 없다. 이마저 1∼2개 창구는 막아 놓는 시간이 오히려 많다.
'여객자동차터미널구조 및 설비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시설기준은 아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행정기관은 뒷짐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터미널 시설관리를 위한 시설배치도조차 없다. 시설변경시 배치도와 함께 교통행정부서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지만 건축담당부서 일이라며 책임을 미룬다.
도내 38개 공용터미널과 44개 시외버스 정류장 대부분이 기준미달이다. 대중교통이 승객감소를 이유로 승객들을 무시하고 있다. 교통행정도 대상이 업체인지 승객인지 방향감을 상실하고 있다. 이래저래 힘없고 돈없는 서민들은 고통스럽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시사전북' 7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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