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만난 꽃게 더 잡을 욕심에
우리어민이 한계선 침범 화 불러"

[이슈추적] 서해교전 야기한 '월선', 남측인가 북측인가

등록 2002.07.03 00:10수정 2002.07.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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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서해사건' 진상조사 본격 착수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가 서해 교전과 관련한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YTN보도에 따르면 합참은 배상기 해병소장을 전비태세 검열단장으로 모두 14명의 검열단을 2함대 사령부에 파견해 이번 교전과 관련한 진상조사와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검열단은 교전에 참가한 고속정의 전대장과 편대장 등으로부터 정확한 작전의 실상을 파악하고 초기대응이 적절했는 지와 지휘조치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열단은 내일까지 1차적인 조사를 마무리한 뒤 평가분석 작업을 거쳐 실상과 문제점 등을 이르면 다음주쯤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평도 인근에 침몰한 고속정을 인양해야만 정확한 실상과 문제점이 파악될 것으로 보여 최종 결과는 고속정 인양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중순이나 나올 전망이다.

한편 합참은 교전 당일 연평도에서 조업을 하던 우리측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었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 어선이 어로제한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북방한계선을 넘은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어로제한선에서 북방한계선까지 가장 가까운 지역이 10킬로미터가 넘는다며 현실적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조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손병관
[제2신:3일 오후 4시]교전 전 이틀간 연평도 꽃게 어획고 급증...어민들 어로한계선 '월선' 조업 신빙성 더해

(인천=연합뉴스) 서해교전이 발생하기 전 이틀간 연평도 어민들이 평소보다 2∼3배의 어획고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해교전 며칠 전부터 어민들이 해군의 묵인 아래 집단적으로 어로한계선을 넘어 조업을 벌였다는 일부 어민들의 진술에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옹진수협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연평도산 수산물 위탁판매량은 모두 26만6천187kg으로 기상 악화로 조업이 통제된 날을 제외한 총 18일로 1개월 판매량을 나눌 때 1일 평균 위탁판매량은 1만4천744kg이다.

연평도산 수산물 위탁판매량의 95% 가량이 연평도 꽃게인 점을 감안한다면 옹진수협의 연평도 위탁판매량은 곧바로 연평도의 꽃게 어획고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 다.

29일 발생한 서해교전 전 이틀간 위판량을 보면 27일 2만9천316kg, 28일 4만5천896kg으로, 같은달 하루 평균치보다 2∼3배 정도 증가했다.

6월 연평도산 어획물 위탁판매량 (단위 ㎏.옹진수협 제공)
▲6월 연평도산 어획물 위탁판매량 (단위 ㎏.옹진수협 제공)
이는 26일과 27일 이틀간 평소보다 2∼3배에 달하는 꽃게들이 운반선에 의해 각각 다음날 인천 연안부두에 있는 옹진수협 공판장에 옮겨져 경매를 통해 중매인에게 판매됐음을 의미한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6월 말쯤 되면 금어기를 앞둔 어민들이 다급한 마음에 어로한계선을 조금 넘어 조업을 벌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그러나 어민들이 북방한계선까지 근접해 조업을 벌였는지 여부는 어획고 통계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1신:3일 오전 0시 10분] 북방한계선(NLL) 침범, 남측인가, 아니면 북측인가.


남북 해군간 교전사태로 치달은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남측인가, 아니면 북측인가.

지난 29일 서해교전 사태로 인해 '북한 응징론' '햇볕정책 전면 수정론' 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어민들이 먼저 어로제한선(어업통제선)을 넘어 북측을 자극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사태 발생 직후 국방부의 발표에 근본적인 회의가 일고 있다.


특히 교전 당일 연평도 꽃게잡이 어민들이 '어로제한선' 뿐만 아니라 북방한계선을 넘자고 단합했고, 또 이를 실행에 옮겼으며, 이로인해 남북한 해군이 교전을 벌여 사상자가 생겼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사고 당일 "아무런 이유없이 북측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남하해 선제공격을 했다"는 국방부의 발표를 과연 그대로 믿어야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해교전 진실 규명에 단초를 제공할만한 글이 인터넷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서해교전 당시 현장에서 조업중이던 꽃게잡이 어민이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올렸다.

"우리 어민들이 단합해 NLL을 먼저 침범했고, 해군은 우리를 호위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문제의 네티즌 글에는 26일부터 29일까지 우리 어민들이 북방한계선(NLL) 넘어 조업했던 날짜별, 시간대별 일지와 당시 상황, 꽃게잡이 어민들의 처지 등도 상세히 기록돼 있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신해철 홈페이지 게시판에 '연평총각'이 올린 문제의 글.
▲신해철 홈페이지 게시판에 '연평총각'이 올린 문제의 글.
이 네티즌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간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뒤집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방부의 발표를 그대로 보도한 언론도 문제지만 이같은 '오보'에 기초해 '기획 남침설' '햇볕정책의 전면 재수정' 등의 목소리가 득세하는 것도 과잉반응이라고 지적받을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같은 당시 정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 문화일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들이 연평도 현지취재를 나섰지만 MBC만이 지난 1, 2일 뉴스데스크에서 이같은 당시 정황을 보도했을 뿐 대부분의 언론은 이 부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한 네티즌이 고백한 '서해교전의 진실'

퇴각하는 북한 경비정. 교전후 북한 경비정이 또 다른 북한 경비정(기습공격을 했던 경비정)을 예인하여 등산곶으로 퇴각하는 장면.
▲퇴각하는 북한 경비정. 교전후 북한 경비정이 또 다른 북한 경비정(기습공격을 했던 경비정)을 예인하여 등산곶으로 퇴각하는 장면. 합참 제공
'연평총각'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지난 1일 한 인터넷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이번 서해교전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A4용지 2쪽짜리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현재 <오마이뉴스> 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평총각'은 이 글의 서두에서 "오늘도 모 방송국 기자와 얘기를 나눠봤지만, 그 진실은 알고 있지만 밝힐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번 진실이 밝혀지면 어민도, 해군 당국도 타격이 큽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유난히 꽃게 흉년이더군요. 금어기는 점점 다가오고 어획량은 마땅치 않고…그러니까 북방한계선으로 올라가면 지천에 깔린 게 꽃게인데 못들어가니까 안달이 난 겁니다. 그래서 이곳 작업선 선장 60여명이 단합하여 북방한계선을 넘게된 것이고, 이번 사건이 터지게 된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29일에는 새벽 6시에 출항했고, 군당국은 통신을 통해 '어제 월선을 과도하게 하여 북측을 자극하였다. 8시 이후에 월선 허용을 할테니 그때까지 참아 달라'고 어민들에게 요청했지만 오전 7시30분부터 60여척의 어선이 일제히 월선을 시작했다"면서 "완전히 투입하지 못했던 군 고속정들이 당황하기 시작했고, 과도하게 월선한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기도 했지만 어선들은 계속 조업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시 그는 "해군은 단속 성과가 없자 어선 호위에 전념했다. 오전 9시 북측 경비정이 어선들에게 접근하자 함대 사령부에서 어선 강제 철수 명령을 하달했다"면서 "해군의 두척 경비정은 남하하는 북측 경비정을 저지하기 위해 필사적 저지했지만 오전 9시45분부터 교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연평총각'의 글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우리 어민의 '월선'은 29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26일에도 선장 60여명이 단합해 월선했고, 27일에는 전날 해군 명령을 무시해 출항이 통제됐으며, 다음날인 28일에는 월선을 안한다는 조건으로 출항이 허가됐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그는 "28일 연평선장들은 출항한 뒤 곧바로 비상통신 주파수에 맞춰 월선을 모의했고, 오전 8시에 일제히 월선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경비정과 우리측 해군이 대치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해군측이 어민들의 월선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판단, 28일 "제한적 월선을 허용했고, 그 시점은 29일 오전 8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민들은 29일 '합의된 시각'보다 30분 빨리 월선했고, 이로인해 해군측의 어민통제에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교전사태 전후의 상황을 자세히 기록한 '연평총각'은 어민들의 '욕심'으로 해군이 사망한 것에 대해 자책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글을 맺었다.

"부상병 하나가 들것에 실려 헬기로 이동중 우리 어민들을 보며 한말이 아직도 귓가에 어른거립니다. '당신같은 뱃놈들이 정말 밉다'고 큰소리로 흐느끼며 한 말입니다."

결국 우리 어민들이 먼저 '단합'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했고, 해군도 어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NLL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교전은 어민들의 '월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국방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교전 원인'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측에서 먼저 NLL을 침범했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아군이 고속정을 급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방부는 "북한측이 아무런 사전경고 없이 선제공격해 아군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었다.

국방부, "북한측이 NLL 침범했고, 선제공격했다"

국방부의 발표중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우선 <오마이뉴스>는 2일 오후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연평총각'과 접촉을 시도했다. 인터넷상에 흔히 나도는 조작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당시 정황 등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다행히도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자 2시간여 뒤에 답장이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답신에서 "전 이곳의 일개 선원이고 힘이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9시 뉴스(MBC)에 일부 보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죄송합니다. 이곳에서 매장되면 전 생활고를 겪으면서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어제의 뉴스는 극히 일부라는 것만 알아주십시오"라고 밝혀왔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연평총각'과 재차 접촉을 시도했지만 2일 저녁 11시까지 연락이 없었다.

'연평총각'이 밝히기를 꺼려하는 서해교전의 진실. 하지만 '연평총각'의 당초 주장은 차츰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MBC는 1일에 이어 2일 저녁에도 연평도 어민들과 부상장병들의 인터뷰를 통해 "꽃게잡이 어선들이 '어로제한선'을 넘어 조업했고, 해군들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로제한선'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또 한겨레신문은 3일자 1면 머릿기사에서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당시 연평어장에서는 56척의 우리 어선이 꽃게를 잡고 있었는 데 이 가운데 20여척이 어장 주변에 설정해 놓은 어업통제선(조업경계선)을 벗어나 불법조업을 했다"면서 "이 때 우리 해군의 고속정 6척이 이들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기동을 시작했으며, 동시에 북한 경비정 2척도 이들을 제지하기 위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고 전했다.

결국 우리 어민들의 '월선'이 교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어민과 군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사실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단 MBC는 어민들이 넘었다는 한계선은 '어업통제선'이라고 보도했고, '연변총각'은 이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북방한계선'(NLL)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꽃게가 북쪽에 많아 자꾸 넘어가는데..."

2일 아침 연평도 어민들이 출어를 대기하고 있다.
▲2일 아침 연평도 어민들이 출어를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우리 어민들은 과연 어느 선까지 넘어선 것일까.

연평도 어민회 신승원 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안하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말하기 곤란하다. 육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면서도 "바다에서는 육지의 빌딩이나 도로처럼 명확히 (북방한계선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여운을 남겼다.

연평도의 어민 차 아무개씨도 "사고 당시에는 현장에 없었다"면서도 "꽃게 어장은 남쪽보다는 북한 쪽에 많이 있다. 남쪽이나 북쪽 어선들이 다 그렇다. 자주 넘나들고 그렇다. 물론 우리보다 그쪽(북쪽) 배들이 훨씬 잘 움직인다. 어구(꽃게를 잡는 그물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배들의 경우 꽃게 출몰지역에 고정시키는 어구이고, 북쪽 애들은 끌고 다니는 것(이동형)이다. 따라서 우리보다 아무래도 낫다"고 밝혔다.

또 한 어민의 부인 김 아무개씨도 "바다에 꽃게가 고갈되니까, 자꾸 그쪽(북쪽)으로 나가는데, 그쪽에 깊게는 갈 수가 없다"면서 월선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뒤 "북한쪽에 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그쪽으로 가는 것이다. 물론 한계선이 있고 함대가 지키고 있기 때문에 잘 못가지만 그래도 가긴 한다고 하더라. 이북에서도 잘 내려온다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연평도 어민들에게는 NLL(북방한계선)과 어업통제선이라는 구분이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어업을 위해서는 거북스러운 존재이며, 어민들이 곧잘 이 한계선을 넘어 어로작업을 해왔다는 얘기다. 결국 당시 북방한계선의 '월선' 사실에 대해서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했지만, 간접적으로 월선 가능성을 시인한 셈이다.

한편 인터넷상에 오른 '연평총각'의 글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소문으로 떠도는 것을 기사화했다고 해서 일일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면서 "그렇다고 북한군이 먼저 발포한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방부 전비검열실에서 당시 상황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도 "인터넷에는 갖가지 유언비어들이 떠돌지 않나. 땅굴 얘기도 많고 국방부 차원에서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일일이 다루나. 사이버담당실에서 그 글이 진짜 연평도 어민이 쓴 것인지 확인해 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6.29 서해교전 사태가 발생 5일째를 맞으면서 정치권은 '햇볕정책'을 둘러싸고 정치공방을 벌이고 있는 한편 국방부는 발빠르게 '교전규칙'을 개정하는 등 교전사태는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교전사태의 원인이 된 '월선' 문제, '북 경비정의 선제공격' 입증문제 등을 놓고 또 한 차례 남북간에 갈등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 당국이 교전상황 일지 등 관련자료를 전부 공개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나아가 NLL 구역의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남북대화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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