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장외발매소 사행성 우려

13일 개장 예정 대구 'TV경마장' 두고 논란

등록 2002.07.09 19:39수정 2002.07.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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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스포츠냐 도박이냐'
이달 13일 개장을 앞둔 달성군 냉천리 마권장외발매소(TV경마장)를 두고 한국마사회측은 건전한 레저스포츠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이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 경마는 '다수의 손실로 소수가 이익을 보는' 사행성 오락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2월 한국마사회의 대구 마권장외발매소 건립계획에 맞서 지역 시민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70여억원의 예상치 세수확보를 위해 시민의 삶의 공간이 파괴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며 시의 근시안적인 입장에 제동을 걸려 했다.
시민단체들은 가정불화와 가정경제의 파탄, 이혼의 급증, 차용 등에 의한 이웃과의 불화 및 불신뿐 아니라 경마장 주변에 들어설 경품오락장, 술집, 여관 등으로 지역 환경의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특히 도박으로 조성된 사행성 분위기는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구시는 올해 징수목표액(9600여억원)의 1%수준에 밑도는 세수 확보를 위해 이보다 몇 배(약 400억원: 대구참여연대 추정)에 해당하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러한 폐단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들이 굳이 시민들의 반대 무릅쓰고 유치하려는 이유는 세법을 바꾸지 않고도 손쉽게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 다른 세금보다 조세저항이 적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마와 경륜으로 대표되는 사행산업은 외환위기 상태였던 2000년 이후 대박심리를 편승, 독버섯처럼 늘어 국내 사행산업의 규모는 수십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검토 없이 각종 사업재원을 손쉽게 마련하는 수단으로 인식돼 일선 지자체가 허가를 무더기로 남발,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지역공동체 및 가정파괴, 지역슬럼화 현상이 일어났지만 지자체들은 공중의 이익을 위해 논의와 토론조차 제대로 된 기회를 갖지 않고 있다.

대구참여연대 허미옥 간사는 "대구 TV경마장의 경우 하루 이용객이 3∼4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족이 함께 하는 건전한 레저 시설이 아닌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사행성 오락으로 흐를 것이 뻔하다"며 "노동의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허 간사는 또 "대구시는 한해 70여억원 정도의 재원확보라는 미명아래 시민들을 상대로 사행성을 부추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박심리는 도박중독증으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대전과 울산 등으로 원정을 오갔던 김종석(39·무직·가명)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한두번 했지만 지금은 금단현상마저 보여 도저히 끊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가정은 엉망이 돼 이혼 직전까지 갈 형편이다"고 실토했다.

통계에 따르면 경마와 경륜에 해마다 2천만명이 참여하고 8조원의 돈이 오가고 있다. 국민 1인당 경마참가금액은 40만원. 국민 100명당 40명 참가하는 숫자로 하루 마권구입액은 500억원에 이른다.

경북대 사회학과 노진철 교수는 "부족한 지방재원을 사행성 사업으로 메우려는 지자체의 졸속행정으로 파생된 사회적 문제는 결국 서민의 몫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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