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단촌면 주민 왕계룡씨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피흘리며 쓰러져 있다. 참세상뉴스 제공
정창화 의원님, 서울대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계신데 바깥 날씨는 뭐가 그리 맺힌 게 많아서인지 세상을 쓸어버리려는 듯 줄기찹니다.
참 제 소개를 안했습니다. 저는 의성 농민입니다.
의원님, 의원님도 사람이고 농민도 사람이고, 의원님도 언젠가는 죽고 농민도 언젠가는 죽습니다. 둘 다 흙이 되는 몸뚱이임에는 그 잘난 국회의 특별법으로도 어떻게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의원님, 많이 아프셨겠습니다. 든든한 보디가드들이 철통같이 지켰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폐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간 힘없는 삼각대에 맞아 그토록 다치셨습니까? 지난번 한갑수 장관이 의성에 내려와 갇혔을 때, 농민이 던진 사과를 피하던 실력으로 피해 보시지 어쩌자고 그러셨습니까?
혹시 6선 때문입니까? 지역주민에게 각인되는 엽기장면을 전국으로 타전하고 싶으셨나요?
의원님, 왕계룡 할아버지를 아세요? 아마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에 정창화 의원님께 한 표를 던졌을 겁니다. 농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하셨잖아요.
그 할아버지가 농민대회에 나갔다가 경찰기동대 1001중대 젊은 경찰들이 휘두른 날선 방패에 맞아서 그 자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자기 발로 걸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치료비? 어림없는 소리이지요. 농민들이 돈 모아서 냈습니다. 서울대병원요?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그게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60바늘 가까이 꿰맸는데, 그때 그 젊은 경찰들은 간단한 '주의'만 받았습니다. 쇠창살에 갇히기는커녕 그 다음에도 그런 짓을 또 했습니다.
경찰이 휘두르는 폭력은 시위진압의 허울을 쓴 공정한 법 집행이고 농민이 먹고살고자 휘두른 삼각대는 귀하신 몸 다치게 한 불법 폭력인가요?
좋습니다. '폭력'이라는 사안만을 놓고 공정한 처벌을 원합니다. 저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피흘리는 정창화의원. 연합뉴스
의원님, 의원님은 10바늘 정도 꿰매고 서울대병원 특실에 계실 터인데, 왕계룡 할아버지는 마늘값 때문에 꿰맨 머리에 모자를 뒤집어 쓰고 생존권을 위한 시위에 또 나가셔야 합니다.
국회의원 왜 하시나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하신다고 누누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지역사회는 왜 발전시키려고 하시나요? 다른 지역에 비해 뒤처지지 않고 평등하게 발전시키려고 하시는 것 아닌가요?
그런 좋은 이념을 가지고 계신 정창화 의원님, 제발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과잉 충성하지 않게 '나는 괜찮으니 수고하는 농민, 피 땀흘려 일하는 농민, 쇠창살에 가두지 말게'하고 한마디만 하십시오.
'오상철 부회장도 간단히 주의 한번 주게, 그때 그 왕계룡 할아버지 머리 깬 애들도 간단히 주의 줬잖아'하고 말하십시오.
제가 선거 참모는 아니지만, 그게 의원님도 살고 국회의원이라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차선의 방법입니다.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소소한 소리까지 귀담아 듣겠다고 하신 정창화 의원님, 제 작은 소리 잊지 마시고 지금 전화하세요.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의성 농민은 의원님을 한번 믿어 보겠습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어 아무 것도 두려움이 없는 의성 농민들의 생각을 모아 올립니다.

▲또다시 시위에 나선 `왕계룡` 할아버지 장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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