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노 중도파 의원님들께

등록 2002.09.29 13:48수정 2002.09.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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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먼저 의원님들을 부를 만한 호칭이 없어 언론에서 부르는 대로 비노파로 부르는 것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명칭이 무엇이 아니라고 하는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뜻이어서 뭔가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는 30일 민주당 선대위출범에 대응해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를 구성하신다고 하니 저의 소심한 걱정 하나가 줄어들었다고 보겠습니다.

제가 오늘 비노파, 혹은 중도파로 일컬어지는 여러 의원님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다름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해 한번 같이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의원님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골몰한 정상배쯤으로 몰아부치는 일각의 정치선동에 대해 다소의 부당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경선불복이란 원죄가 있는 이인제의원을 비롯한 반노파의원들은 여러모로 비난받을 소지가 크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중도파, 혹은 비노파로 불리우는 의원님들의 경우에는 당내민주주의를 거스르는 세력이 아니라 노무현후보의 불철저한 경선약속이행과 추락한 지지율 사이에서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애당적 인사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선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떨어진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재집권을 노무현후보가 가로막고 있다는 의원님들의 문제의식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측면도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재집권보다 노무현이란 한 개인과 그 주변정치세력의 성공만을 의식한 노후보진영의 행보가 오히려 당내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측면이 있고, 의원님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의원님들을 민주당바깥으로 몰아내려는 노후보진영의 행태가 끊임없이 자기분열로 졸아드는 한국진보세력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미 두 번에 걸쳐 노무현후보의 문제점을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노후보의 지지자들로부터 온갖 비난과 욕설에도 불구하고 제가 꿋꿋할수 있는 것은 민주적 절차와 원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가 될수 없다는 저의 철학과 소신때문이라고 감히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소신과 철학 때문에 저는 오늘 비노파, 혹은 중도파라 불리우는 의원님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노후보의 석연찮은 행보와 하락하는 지지율 때문에 의원님들이 민주당을 떠나거나, 또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몽준신당에 몸을 싣는 것은, 그리고 그러한 예정을 전제로 지금 일련의 행보를 하신다면 그것은 오히려 의원님들이 주장하는 후보단일화를 가로막는 일이고, 또 지금까지 당내민주절차를 잘 지켜온 의원님들이 반노진영과 함께 경선불복의 멍에를 쓰게 된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합니다.


말하자면 노후보가 경선약속을 편법으로 이행하고 지지율도 하락한다는 이유 때문에,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님들이 그와 똑같은 상황논리에 빠짐으로써 의원님들 스스로의 권위와 무게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길게 얘기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후보단일화는 정몽준후보가 협조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동시에 노무현후보가 협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의원님들이 노후보와 등을 진 상태에서 단일화하자는 얘기는 진심이 실린 주장이 아니라 노후보를 배척하기 위한 명분논리에 불과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원님들이 정몽준신당과 연계된 행보를 보이거나 아예 당적을 옮긴 경우, 노후보와 정의원과의 단일화는 불가능하게 되고 이에 따른 어부지리를 제3자가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경선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노후보도 문제가 되지만 의원님들도 선거패배의 책임을 함께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고 맙니다. 그나마 노후보는 선거에 패배해도 민주당 당권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질수 있으나 의원님들의 경우는 민주당에 있어도 찬밥이고 정몽준당에서도 주류로 대접받기는 어려운 처지가 될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의원님들이 민주당안에서 어떤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의원님들이 그간 노후보와 그 캠프인사들을 만나 여러 가지 애정어린 얘기도 하고 설득도 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있습니다만 그 방법이 안되어 탈당이니, 정몽준당으로의 이적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진정한 애당심의 발로라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저는 의원님들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같은 행사보다도 노후보를 대신해서 민주당구성원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견수렴에 들어가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지금 민주당의 난맥상에 대한 원인과 대책을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이 아니라 일반 평당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아마도 거기에서 무슨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민주당후보인 노후보 역시 민주당당원 전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하여 보다 진일보한 결론을 내릴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민주적인 정당에서 이같은 일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민주당내 세력간에 이견이 있어 갈등이 파괴적인 양상으로 치닫는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세력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종종 이견이 파행적인 사태로 까지 번지는 것은 모두 민주주의에 충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전체 당원의 의견을 수렴한 위기수습안은 국민정서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방책이 되겠습니다만 백보를 양보해서 설령 국민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는 방향이라고 해도 그것은 민주당이 쪼개지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에서 직접 뛸 당원들의 생각을 모으는 것은 뒤로 미룰 겨룰이 없는 중대한 일인 것입니다. 사실 이 일은 노후보가 했어야 할 일입니다만 그는 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인지도 모릅니다만 중도파라 불리우는 의원님들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전당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당원의 의사를 묻는, 이처럼 뻔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친노파나 반노, 비노파가 직접 대결하고 쪼개진다면 그것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매우 정략적이고도 졸렬한 행태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민주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의사를 지금이라도 묻고, 그에 따른 수습책을 강구하여 나가는 것이 민주적인 정당운영의 관행을 쌓는 일이며 민주당에도 득이 되는 장사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아울러 한말씀 더 드리고 싶은 것은 당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의원님들의 구미에 맞는 결론도출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친노와 반노사이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키면서 민주당원전체의 합의방향을 올바르게 도출해내는 객관자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지난번 권역별로 치른 국민경선처럼 권역별당원 대토론회같은 방식의 실질적인 의견수렴과정이 이루어지면 아마도 떨어진 민주당지지도 다소나마 회복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당원의견수렴기간을 빠른 시일내에 끝내고 - 가능하면 10월내에 - 그에 따른 다수당원들의 결론으로 민주당의 행보, 즉 선대위의 전당적 구성이나, 혹은 정몽준신당이나 유시민등이 중심이 된 가칭 '개혁적 국민정당'등과의 통합등이 모색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비노 중도파의원님들이 친노파와 대립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뜻을 묻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바로 의원님들이 그 일을 해내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서있고, 그 위치에너지를 분열과 파괴가 아니라 단합과 건설의 방향으로 이끌수 있는 지도력이 의원님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한국민주주의는 업보와 같은 분열과 파괴의 윤회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해탈할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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