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물론 이곳에서 가정을 꾸렸고, 자식들을 키웠으니 분명 삶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채울 수 없는 무엇인가를 항상 느끼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 우수의 감정이 섞인 실향이니, 망향이니 하는 단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런 단어 대신 늘 경계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왔다."
- 저자의 서문 중에서
저자는 자신을 경계인이라 표현하며 6.15공동선언 이후 사색의 산물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모두 5부로 구성하였는데, 1부는 2001년 조선일보와의 싸움 속에서 중단된 문학잡지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실린 글, 2부는 2부 6.15남북공동선언이 연 '통일시대'에 대한 생각, 3부는 내재적 방법론에 따라 6.15공동선언 발표된 해로부터 1년에 한번씩 점검하는 글, 4부는 1.2.3부의 글들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 5부는 조선일보와의 싸움에 관한 글이다.
특히 2부는 최근 '북핵'문제까지 불거진 한반도에 발 딛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강하다. 이 부분을 중심으로 이 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는 세계의 철학적, 사회과학적 조류 속에서 조국의 통일방향을 접근한다. 단적으로 '6.15남북공동선언 1항에서 합의한 자주성'에 대한 남북의 다른 해석에 대해 저자는 '남북이 인식론적 바탕을 달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은 자주적 통일을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우리 민족의 의지대로 하나가 되는 통일'로 이해하는 "주체-객체"의 인식론적 바탕을 갖고 있고, 남은 '국제정세에 조응 · 적응하면서 우리민족 전체의 이해를 관철시켜 나가는 것이 통일'로 이해하는 "체계-환경"의 인식론적 바탕을 갖고 있다.
이는 주체화와 세계화의 담론과 다르지 않다. 때문에 저자는 '6.15남북공동선언'에 담긴 자주성에 대해 '주체화된 세계화와 세계화된 주체화를 자주성의 본질로 이해할 때 통일의 철학으로 승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세계화 담론'과 맥을 같이하며 통일을 폄하하는 주장에 대해 사회과학적 비판도 잊지 않는다. 즉, 모든 행위주체를 배제하는 구조기능주의, 체계론의 발상은 '대안추구'를 가로막고 있고, '실천'을 오로지 기능적 수단으로 환원시키고 있는 '체계이론'의 인식 관심은 '이미 성립된 것'을 그대로 지키려는 '보수주의' 이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분단구조'라는 말 대신 '분단시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조국의 통일을 위해 지식인이 올바로 제 역할을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의식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족국가의 경계선까지 무너지는 '세계화'시대 통일이 왜 이뤄져야 하는지 지식인으로서의 책임 있는 글들이다. 특히 최근 북일 수교의 문제까지 '현상'속에서 논의를 진전시킨다. 단일기와 태극기에 대한 단상은 누구나 느끼는 현상에 대한 '사색'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일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는 것을 비난하며 '태극기'를 고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 그러나 '악마(dia-blolos)'의 그리스어 어원은 '편가르고 이간질하고 중상하는 자'이다. 이에 대해서 '상징(象徵, symbol)'은 '합치는 것'을 의미한다. 푸른 한반도를 중심에 안은 '단일기'는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악마'를 퇴치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 2001년 봄부터 시작된 <조선일보>와의 싸움에 관한 글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면서도 '경계인'으로서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한 지성인에게 조선일보, 국정원 등이 얼마나 '조폭'스러운지도 보여준다.
경계인의 사색 - 재독 철학자 송두율의 분단시대 세상읽기
송두율 지음,
한겨레출판,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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