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공약, 정몽준 회사부터 적용하라

노-정 정책공조하려면 현대 계열사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등록 2002.12.13 23:02수정 2002.12.1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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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공약 중에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주장해온 것을 받아들인 것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사회당 울산시장 후보 안승천의 핵심공약의 하나였던 '동일노동-동일임금 관철'이다. 노무현 후보는 '비정규직 철폐'를 약속하진 않았지만, 문화일보 12월 13일자 기사에 따르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통해 정규직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보장’등을 강조'하고 있다.

동일노동-동일임금의 법제화는 자본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저임금 고용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분할 통제를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자본의 이윤 추구와 노동 통제에 큰 어려움을 주고, 특히 사내 하청을 광범하게 두고 있는 재벌계열사 대기업들은 저임금 하청 업체를 통한 수익 추구 정책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동일노동-동일임금 공약의 이러한 획기성과 반재벌적 성격으로 인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에는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후보조차 이를 채택하지 못했다. 그런데 개혁적 보수 성향의 노무현 후보가 이러한 획기적 공약을 채택했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공약이 과연 진실성을 담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오늘부터 현대재벌 정몽준씨와 함께 공동 유세를 시작했다. 정책 공조를 마무리짓고 공동정권을 향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그런데 현대재벌이야말로 비정규직 차별을 통해 엄청난 이윤을 얻고 노동자를 두 층으로 나누어 통제해온 대표적인 재벌이다. 정몽준씨가 사장으로 있는 현대중공업에만 '외주업체'라 불리는 곳에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8천명에 이른다. 이들은 정규직 노동자의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만이 넘는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시급은 2400원 내외이고 12시간 주야 맞교대를 해서 한 달에 80만원 조금 넘는 임금을 받는다. 정규직 노동자가 월 200만원 이상을 받는 것에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노무현 후보가 자신의 공약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를 정말 실현할 의지가 있다면 집권의 파트너인 정몽준씨에게 현대계열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부터 인상시킬 것을 요구하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 착취의 대명사인 현대재벌과 손을 맞잡는데 노동자들이 어떻게 그 공약의 진실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당장 정몽준씨에게 요구해 현대계열사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관철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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