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더 이상 ‘금녀지대’가 아니다.
역대 정권에서 1명에 불과하던 청와대 내 여성비서관·행정관의 수가 국민의 정부 출범 후 17명으로 파격적인 증가세를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 1월 29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 개편에서 박선숙(42) 청와대 공보기획비서관이 여성으로는 정부 수립 후 최초로 대통령 공보수석(차관급)으로 승진·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약속한 국민의 정부는 그동안 남성의 자리였던 대변인과 총무비서관, 제2부속실장, 행사기획비서관 등 요직에 최초로 여성을 기용했다.
현 정부는 출범 초기에 5명의 여성비서관(박선숙·박금옥·안희옥·김영희·조은희), 3명의 행정관(윤현봉·김혜순·김유정)을 청와대로 불렀다. 집권 말기인 12월말 현재도 박선숙 공보수석을 비롯해 3명의 여성비서관(박금옥·이상덕·성인숙), 7명의 행정관(윤현봉·강선희·허영숙·권향엽·윤선영·장옥추·김경현)이 일하고 있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공보수석)은 정부 수립 후 청와대 대변인과 수석비서관을 맡은 최초의 ‘여성’이다.
박 수석은 1998년 일반공보비서관(2급)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이듬해 조직개편 후 공보기획비서관(1급)으로 일해왔다.
박 수석은 수도여사대(현 세종대) 재학 중 야학에 뛰어들어 졸업 후인 84년부터 민주화운동청년연합에서 일해온 재야·여성운동가 출신. 당시 의장이었던 민주당 김근태 고문이 95년 지방선거 때 당시 박지원 대변인이 추천, 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청와대의 ‘돈과 사람’을 관리하는 박금옥 총무비서관(1급)은 YS시절 수석급 비서관(홍인길)에 해당하는 자리를 현 정부 초기부터 5년 동안 똑 부러지고 강직한 성격으로 업무를 추진했다.
1992년 대선에서 떨어진 후 김 대통령이 정계은퇴 선언으로 영국으로 건너갈 때 수행한 의리파인 박 비서관은 김 대통령의 친인척과 사적인 인맥에도 정통.
영부인과 관련한 모든 일을 관장하는 성인숙 제2부속실장(1급)은 이화여대 신문학과 출신으로 24년간 일간지 기자생활을 했으며 2000년 청와대에 입성, 차분하고 꼼꼼한 일처리가 장점이다.
이상덕 여성정책비서관(1급)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여성의전화 초대회장 출신으로 여성 관련 부처를 두루 거쳤다. 이 비서관은 특히 업무 파악이 빠르며 여성계의 최고 ‘아이디어뱅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대 청와대 여성정책비서관을 지낸 안희옥 민주당 선대위 여성복지특별위원장은 “청와대에 10명에 이르는 여성인력이 포진한 것은 김 대통령의 여성 권익 향상에 대한 남다른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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