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패권주의, 유엔 붕괴를 부른다

미국의 독자적인 이라크 침공, 막아야 한다

등록 2003.01.15 21:12수정 2003.01.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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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 유엔이 창설된 지 반 세기가 넘었다. 그동안 전쟁억제, 평화유지, 개발도상국 지원 등 유엔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해 왔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유엔이 과연 그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들의 빈번한 거부권 행사로 유엔이 그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여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제적 격차를 해소한다는 유엔의 취지는 문화, 경제적 종속 구조가 불가피해 보이는 선진국들이 추구하는 세계화의 파도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 보인다.

유엔의 커다란 업적 중 하나인 무기감축 및 특정 무기 금지 조약들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 추진으로 그 효력이 의심스럽다. 더구나 유엔의 중요한 설립목적 중 하나인 전쟁억제는 전쟁에 대한 강대국들의 자의적 결정과 유엔의 묵인 등으로 그 빛이 바랜 지 오래다.

특히 최근 이라크 침공을 공언하는 미국과 영국의 태도는 가히 유엔의 존립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무기사찰 결과와 무관하게 안보리에 이라크 공격 문제를 상정할 것이며 더욱이 유엔의 개전 승인 없이도 미국과 영국이 독자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보고서가 제출되는 이달 말까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는 데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아난 총장의 미국과 영국에 대한 경고가 오히려 측은해 보인다.

우리는 국제연맹이 2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하고 해체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유는 미국의 불참과 전쟁을 억제 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국제연합은 초 강대국인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평화유지군의 활동으로 많은 국제사회의 분쟁을 성공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지만 미국의 패권주의로 말미암아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미국의 패권주의가 계속되면 국제연합은 점차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붕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국제연합의 붕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무기들을 보유한 다수의 국가들이 서로 대화하고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의 커다란 불행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번 이라크 사태에서 미국이 독단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앞으로 미국은 패권주의라는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들 것이 자명하다. 잘 드는 도끼를 내려 놓기란 여간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막는데 국제사회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이 패권주의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국제연합에서 미국의 역할은 중요하며 절대적이다. 미국이 제 역할을 다하면 국제연합의 다른 문제점들은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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