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는 제 집에서 80km나 떨어져 있습니다. 화순에는 공장도 없습니다. 전남의 중앙에 광주와 화순이 있지요. 김규환
전남 화순군 문화관광과 직원의 말을 들어 보면 가관이다.
"화순군 관광자원으로는 방문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단일 코스로는 부적합한 거지요. 따라서 우리 군에서는 목포와 연계를 강화하려고 접촉 중입니다. 목포에 와서 바다를 감상하고 회를 맛본 후 화순에 와서 온천과 운주사를 둘러 보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곳 출신인 나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단 한마디만 하고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가장 가까이 보성 녹차축제가 있는데 굳이 목포와 연계를 갖겠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데요?"
화순군의 관광자원은 서울 사는 사람이 보기에 무궁무진하다.
먼저, 화순군은 광주에서 2~3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고 서울에서도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물도 깨끗하다. 동복댐과 주암댐이 화순에 있다. 청정한 물을 이용한 관광 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둘째로 화순온천과 도곡온천이 같은 관내에 있지만 정반대에 있어 사람 끌어들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셋째, 무등산 북사면(무등산 최고봉은 광주광역시가 아닌 전남 화순군에 위치하고 있음)과 백아산, 모후산, 화학산, 안양산 등 800m 대 산이 즐비하다.
넷째,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운주사가 화순에 있다.
다섯째, 몇 년 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순의 고인돌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봐도 최대 군락지일 뿐만 아니라 석산에서 돌을 쪼개는 과정에서 시작하여 아래로 끌어내는 작업, 평지를 운반하는 과정, 묘지에 도착하여 돌을 괴고 거석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이런 대단한 것을 모른 채 한다.
여섯째, 백아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직선 30km 반경 곡성군과 구례군을 지나는 길에 빨치산 루트가 있다. 요새 중 요새가 백아산 아니었던가? 3,500명이나 되는 세력이 언제 어디에서고 모였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일곱째, 화순온천 가는 길에 초식, 육식 공룡 화석도 있다.
여덟째, 지금은 폐광이 되고 말았지만 화순탄광은 일제시대에도 노동운동으로 손꼽히는 지역이었다.
아홉째, 남강과 진주성 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최경회 장군이 이곳 출신이다. 멀지 않게 전북 장수군에는 주논개의 생가가 있다. 두 분은 부부였다.
이런 다양한 잇점과 대단한 자원을 가진 곳이 어디 있으면 나와봐라다. 물 좋고 산 좋고 교통 좋고 돌 많은 곳, 한국 근현대사를 주름잡았던 화순군이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백아산 마당바위'라는 구절과 정지아의 '빨치산의 딸'만 울궈 먹어도 된다. 있지도 않았던 '사평역'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사평에 꾸며 봄직하다. 마침 영산포역도 막을 내렸다 하니 말이다. 또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만 펴 봐도 운주사를 상품으로 팔 수 있다.
다른 곳에 있을 법한 기획은 삼가고 화순군 고유의 무궁무진한 자원을 활용하면 사람이 미어터질 터!
요는 백아산, 탄광, 운주사, 고인돌 유적지만 묶어서 현지에 각각 생활사 박물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조금 아쉬우면 태백산맥의 무대가 되었던 보성군 벌교에 가서 그 배릿하고 쫄깃하고 알싸한 꼬막 맛을 보게 하든가, 녹차를 한 잔 씩 마시게 하면 이 보다 나은 관광 코스는 없을 것이다.
저 멀리 연관성도 전혀 없는 목포와 가까워지려 하지말고 우선적으로 가까이 있는 담양 가사문학권과 연계를 맺는게 시급하다.
"지자체여! 너 자신을 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