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직복직명령서' 재작성요구 논란

민주노총근로자위원들 "이번엔 지방노동위 관행 뿌리뽑겠다"

등록 2003.01.29 10:36수정 2003.01.2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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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노동위원회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은 28일 오후 지노위 위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노용준부지회장의 '부당 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2002부해364 및 부노89)'사건 명령서가 지노위에 의해 고의적으로 은폐 조작됐다며 경정을 요구하고 나서 그 결과에 노동계의 관심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민주노총근로자위원들이 기자간담회를 갖고있다
▲민주노총근로자위원들이 기자간담회를 갖고있다 김인주
지난 1월7일 열린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와 판정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당 해고에 해당되며 징계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부당 해고"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17일 한진중공업 노조 사무실로 도착한 지노위 명령서는 공익위원들의 이 같은 첫 판단과 다른, 해고사유와 형평성을 무시한 징계절차만을 판단했고, 심문회의에서 확인된 노 부지회장의 주장은 배제한 채 거론도, 확인도 되지 않은 사측의 주장만 해고사유로 일방적으로 인정했다.

이렇듯 명령서는 판정에선 분명 부당 해고로 인정하고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하면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으니 다시 절차를 밟아 해고하라는 주문을 달고있다.

이에 사측은 "회사로부터 징계 해고된 노용준이 절차상 하자로 인해 부당 징계로 결정됐다"며 "절차상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여 다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사내 소식지 '한마음'을 통해 밝혔다.

한진중공업(대표이사 김정훈) 사측은 이처럼 다시 징계절차를 밟아 해고시키기 위해 노용준 부지회장을 지난 22일 원직 복직시켰다.

부의안, 신청서, 명령서 각각의 신청취지가 다르거나 빠져있다
▲부의안, 신청서, 명령서 각각의 신청취지가 다르거나 빠져있다 김인주
이에 맞서 근로자위원들은 노동위원회규칙33조(명령서등의 경정)에 의거 '결정서의 내용에 오기, 누락, 표현 상 오류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면 위원장은 다시 심판위원회의결을 거쳐 이를 경정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당시 녹음된 사항 등을 검토해 재작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사건을 판정한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부산지노위 김부윤 위원장은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다. 전례가 없으니 이해해달라. 심판위원회는 다시 열 수 없고 명령서도 다시 낼 수 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지노위는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심사관으로 구성돼있다. 이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매 사건에 판정위원으로 들어가는 상근 공익위원(위원장·상임위원)과 사건의 성격과 판정을 끌어가는 부의 안을 만들고 판정문을 작성하는 심사관(근로감독관출신)이다.

더구나 심사관은 판정회의 시 참석하지 않고 회의록도 없이 단지 공익위원들이 몇 줄 써놓은 것을 토대로 한편의 소설을 쓰듯 명령서나 결정서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회사입장에선 노사분쟁이나 해고문제로 고민하느니 1억 원을 지노위에 갖다주는 게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믿고있어 지노위가 권리구제나 노사분쟁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또 모든 위원과 신청인 피신청인이 참석하는 심문회의에서는 녹음하지만 판정회의에서는 녹음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민주노총 강한규 지도위원은 "지노위가 노사간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노사가 교섭과 대화를 통해 풀어 가는 역할을 해야함에도 오히려 노동자를 두 번 죽이고 노사가 극한으로 치닫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해 노동자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참여한 이미경(민주노총 여성국장) 근로위원은 "지난 3년 간 데이터조사결과 노동자(신청인)의 입장을 받아들인 경우는 거의 없고 심판사건도 80%이상 사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작년에도 1400여건의 구제신청 중 구제된 것은 10%에 불과하다"며 "이는 노무사, 지노위 위원장, 회사, 심사관이 서로 짜고 찌는 고스톱 판과 다름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민주노총 근로자위원(울산포함11명)들은 지난 21일부터 위원장실 점거해 철야농성을 벌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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