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방송 설립 서둘러야

[주장] 국회와 지역의회에 전담 위성채널 및 케이블 채널 만들어야

등록 2003.01.29 11:45수정 2003.01.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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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인수위는 1개월여의 기간을 인수위 인원 구성, 10대 국정 과제의 선정, 정부부처의 현황 보고 등으로 바쁜 과정을 보냈다. 내외적인 어려움 속에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최약체정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전판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 가운데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의회 방송의 설립을 촉구하고 싶다. 서울에는 위성채널인 국회방송을 설립하고, 각 지역에는 지방의회를 중계하는 케이블 채널의 의회방송을 설립하여 언론개혁과 정치개혁의 커다란 진전을 국민의 힘으로 이룰 수 있겠기 때문이다.

변화와 개혁의 요구를 수용해야

노무현 정권의 선거 승리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라는 국민들의 요구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선거가 끝난 후 지난 한 달의 기간 동안 여러 가지의 발빠른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 것이 정치권 주변의 흐름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여야를 넘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국회는 국회법 개정을 통하여 정쟁적 요소를 줄이고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정부질문의 모두발언을 없애고 1문 1답식의 즉석 질의 방식으로 변경한다든지 정기국회 기간중에 의안심의가 집중되지 않고 연중 분산토록 하였으며 국회가 감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한나라당과 민주당내에 각기 정치개혁특위를 설치하여 정당개혁방안을 둘러싼 열띤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상향식 공천제와 보스 중심의 1인 정당 탈피, 진성 당원을 중심으로 하는 정당활동의 내실화, 정책정당화, 원내정당화와 중앙당 슬림화 등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국민들의 정치권의 변화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 수구적인 조중동의 독과점 언론과 시대의 변화에 둔감한 거대 야당의 지도부가 엄존하여 노정권의 실수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개혁을 좌절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관료의 개혁 피로증 또한 가장 뒤쳐지고 있는 공공부문 개혁을 지지부진케 할 것이며 인수위의 경제개혁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재벌그룹과 날카로운 대립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인 것이다.

현재의 의회채널, K-TV중계를 넘어서야


현재의 국회 의사 중계는 국회내에 한해서 폐쇄회로를 통해 중계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K-TV를 통하여 본회의, 예결위, 청문회 등을 케이블 채널을 통하여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국정홍보처의 국립방송채널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편성에 있어서 독자적인 자율 편성이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국회와의 쌍방향 소통은 사실상 봉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채널화와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최근의 방송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기능적인 대응에 그칠 계획이다.

국회는 상반기내에 디지털 위성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며, 1개 상임위에 대한 시험방송을 하반기중에 실시할 예정이다. IT강국의 열린 국회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개혁의 무풍지대의 모습이다. 국정참여센터를 설치하는 인수위의 모습과 투명정당, 국민참여정당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양대 정당의 최근 흐름의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전용 채널 시급히 설립해야

국립방송을 통한 의사일정 중계는 그 발상부터가 마지못해 하는 것으로 열린 행정, 열린 국회, 투명기업과 같은 최근의 흐름과도 맞지 않을 뿐더러 국회와 사법부의 행정부로부터의 분립이라는 최근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에서도 맞지 않는다. 별도의 전용채널을 국회 내에 두되 국회 사무처로부터는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하고 편성권이 독립되어야 할 것이다. 편성권의 독립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예산은 국회 예산 내에 편입할 수도 있으나 방송발전기금을 쓰도록 하는 것이 국회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을 것이다. 공익 채널인 퍼블릭 악세스 채널의 위탁 운영자로 있는 시민방송(R TV)으로 하여금 운용케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주정치의 교육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참여방안도 찾아져야 함은 물론이다.

프로그램은 본회의의 중계는 물론이고 상임위, 예결위, 청문회, 특별위원회 회의의 중계가 기본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 간담회, 각종 국회내 세미나, 미국 의회방송(C-SPAN)에서 매일 아침 진행하고 있는 유권자와의 전화 참여 등이 가능할 것이다.

의회 채널은 시청자들의 정치참여를 높여 국회에서 논의되는 의안을 유권자들이 직접, 자세히 알게 하며 좋은 국회의원을 판별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TV 채널을 기본으로 하고 라디오 채널, 인터넷방송이 동시에 가능할 것이다.

지역에는 지방의회 채널을

중앙에서의 정쟁적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최근 10년의 기간은 지방자치가 도입되어 착근하는 기간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지방자치는 형식만 남았을 뿐 중앙정치의 이슈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3당 합당, IMF 극복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란, 제왕적 대통령과 지역감정문제, 남북관계의 급진전과 같은 중앙정치의 이슈에 논의가 집중되고 지방토호들에 의한 지방자치의 난맥상과 부실화는 심화되어 온 것이다.

수도권집중화는 더욱 심화되었고 조중동의 지방시장잠식은 마지막 남은 영남지역에까지 이르렀다. 지역방송의 지상파 재전송을 둘러싼 2002년의 논란 또한 지방분권의 요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해주는 사례라 하겠다. 지방분권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는 해도 그동안의 지방분권의 요구는 대구와 부산의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분히 지식인 그룹을 벗어나지 못한 흐름이었을 뿐이다.

물론 지방에 결정권을, 더 많은 예산 배정을, 그리고 인재양성과 할당을 요구한 지방분권운동은 노무현 정권의 선거캠프에 수용되어 인수위의 10대 국정과제의 중요항목으로 선정되기에까지는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 중앙 언론 매체들에서는 행정수도이전만이 크게 부각되었을 뿐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다.(심지어 12조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안 심의조차도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권밖에 있을 정도이니 여타 지역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지방분권은 신문, 방송 등 독과점 매체들의 이해관계와도 어긋날 뿐더러 자신들의 권한의 이양이 불가피한 국회의원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흐름인 것이다. 이제 지방분권적 접근의 요구는 중요하게 부각된 국민적 요구일진대 심지어 1월 중순 잇달아 열린 진보적 발언이 주조였던 두 차례의 토론에서조차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았다.

민언련과 PD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과 기자협회가 주최한 토론이 그것이다. 두 차례의 토론은 모두 노무현정권과 언론개혁을 다루었는데 지방분권적 접근을 한다면 당연히 지역신문 방송이 대안으로 세워지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한데도 발상 자체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역에서의 일상적인 주민들의 정치참여가 가능할 때 비로소 중앙에서의 정치개혁도 소수 기득권층의 형식적인 변화를 넘어설 수가 있다. 국회 스스로 자기 살을 도려내서 각종 특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각종 정보가 방송을 통하여 그대로 주민들에게 공개되고 주민들이 실상을 알게 됨으로써 비로소 지역 및 중앙에서의 동시다발적이고도 일상적인 변화가 정착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사회는 케이블망이 광범하게 깔려져 있고 2004년에는 케이블디지털방송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새로운 공익채널의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의회방송의 설립과 주민의 참여는 정보 공개와 정보 독과점의 타파를 통해서 언론개혁과 정치개혁을 동시에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다.

지방의회 방송의 운영방안

첫째, 시민단체들로 하여금 중심축으로 참여케 하여 지방의회 방송이 의회와는 독립성을 유지토록 한다.
둘째, 국회방송의 내용도 적절히 편성토록 한다.
셋째, 재원은 방송발전기금을 사용토록 한다.
넷째, 지역미디어센터의 설립도 동시에 활성화하여 의회방송을 퍼블릭엑세스(시민참여)방송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미국의 경험으로부터

미국은 현재 3개의 TV 채널과 1개의 라디오 채널을 운용하여 의회방송을 미국 및 전세계로 내보내고 있다. 미국의회채널(C-SPAN)은 세계에서 맨처음 의회방송을 케이블로 내보낸 캐나다(1977)를 뒤이어 1979년에 케이블사업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재정적 뒷받침을 케이블사업자들이 직접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업자들로부터 출연된 방송발전기금을 이용하고자 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본회의 장면은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회중계실에서 제작한 영상을 C-SPAN을 통해 대외적으로 방송된다. 일반 방송사도 C-SPAN을 통해 영상을 받아 방송한다고 한다. 의원들의 품위를 이유로 앵글 잡는 방법, 화면처리방식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는 점은 멱살잡이 장면도 가감 없이 직접 일반방송사들에 의해 중계해야하는 우리와는 다른 환경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은 미국 의회민주주의의 참여의 정신일 것이다.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본따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사대주의일진대 미국의회방송을 직수입하지 않은 것은 왜일까. 국회방송의 필요성과 타당성 논의가 정치개혁 논의 과정에서 제기되지 않은 점은 국회 특권의 탈각이 아직 멀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의회방송과 함께 미국의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각기 퍼블릭 엑세스(참여방송) 채널을 의무화하여 소수자의 목소리를 방영하고 있어 미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구조화되어있음을 엿보게 한다. 그리고 퍼블릭 엑세스 채널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3000곳이 넘는 미디어센터는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문화의 겉보기 아래 밑받침하고 있는 영상문화의 토대가 간단치 않음을 일깨워준다.

왜 지금 서둘러야 하는가

노무현정권의 등장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변화의 요구의 분출이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기적적인 사건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국민은 뒤로 나앉고 구경꾼으로 있는 사이에 정책 실패라도 나오게 되면 또다시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가 있다. 국민이 변화의 가운데서 지속적으로 추동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첫째, 총선이 1년밖에 남아 있지 않아 국민이 나서서 국회방송 및 지방의회방송을 추진하는 경우에 양당 어느 쪽도 섣불리 반대할 수 없을 것이다. 양당은 총선을 앞둔 지금 일정한 정도 개혁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점이다. 대선 과정을 통하여 인터넷의 영향과 쌍방향성은 열린 의회의 흐름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직접민주주의에로 대의제를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것이다.

둘째,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서둘러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회채널을 세워 정치권에서 공개적인 토론과 상향식 의견수렴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은 정당개혁의 흐름과도 일치한 흐름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 지역감정이 채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갈등이 잉태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과정에서의 북한주민들과의 갈등 요소를 어떻게 사전적으로 최소화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면 국민들의 활발한 상향식의, 분권적인 정치참여를 통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나아가서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저항적, 폐쇄적 민족주의를 이제는 넘어서서 단기간에 개방적 세계화로 나아가 윈윈 게임을 해야할 향후 5-10년 내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잠시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아직 이주노동자들의 비율은 서구의 5-10%에 비하면 국민의 1퍼센트에 머무르고 있지만 인구증가율 제로의 출산율 저하 추세가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되리라는 것을 감안해볼 때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의 증가는 앞으로 높은 차원의 사회통합의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최근의 신문 보도에 의하면 향후 몇 년 내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8000만의 중국 농촌으로부터의 인구 유입의 여파가 우리나라에는 별 영향이 없을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나타날 경우에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회가 정쟁의 오랜 습관을 단시일 내에 극복키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사회통합의 과제를 전쟁과 같은 이슈로 관심을 집중시켜 호도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셋째 최근의 연성 정권화의 흐름이 가속화되는데 발맞추어 국민의 직접적인 견제장치를 마련해둘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의회방송의 설립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탈피와 당정분리, 국세청, 국정원,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 법치화를 특징으로 하는 최근 10년의 연성정권은 폭압정권 때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강력한 특권을 가진 국회, 대통령으로부터도 중앙당으로부터도 통제 받지 않는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통제치 못하는 국회의 무책임성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추진주체, 누가 나설 것인가

지역단위에서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 그러나 지역단체들의 역량이 아직 약하기 때문에 국회방송설립 차원의 서울에서의 노력도 동시에 필요하다. 뒤늦은 제안이기는 하지만 1월 17일 13개 시민사회단체로 발족한 정치개혁시민연대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의회방송 설립의 과제를 포함시켜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절대적인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각 정당차원에서 정치개혁과제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국회의장의 정치력과 지도력이 요청될 뿐더러 방송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와도 협의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임상택 기자는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임상택 기자는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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