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만 잡는 개인과외신고제

[진단] "철저 과세하겠다"던 추상갖던 국세청 방침은 어디에?

등록 2003.01.30 12:04수정 2003.01.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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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고액과외를 근절하고 공평과세를 구현한다"는 취지아래 시행됐던 개인과외 신고제가 시행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법 시행의 기본 취지에 걸맞는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교습자들의 자발적인 신고기피와 과소신고에 기인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관할 교육청에 접수된 개인과외교습 신고자 수가 전국적으로 3만1729명에 달하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교육부가 개인과외교습자 수를 최소 10만명 이상으로 추산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이다. 전국과외교습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한 번에 수 백, 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쪽집게 과외’등 초고액 과외는 단 한 건도 신고되지 않았고 월 교습료 200만원이 최고신고액이었으며, 월 3천원을 받는다고 신고한 과외교습자도 있었다. 미신고자 단속실적도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법이 시행된 후 지난해 10월 까지 1년 동안 전국적으로 164명이 단속망에 포착돼 모두 8700여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었을 뿐이다.

그나마 지난해 그물망에 걸린 미신고자들은 월 80만원 수준의 교습료를 받고 있는‘피라미’들 뿐이어서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월척급’고액과외는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관계자는 “예상과는 달리 신고자 수가 많다”며“교육부에서 지속적으로 신고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신고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액과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전제하며 “고액과외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도 모호한 실정이며, 일부에 불과한 고액과외교습자를 단속키 위해 교습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도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 신고기피 · 과소신고 잡아낼 방법 없어

지난 2001년 7월부터 효력을 갖기 시작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은 대학생과 대학원생(단, 휴학생은 제외)을 제외한 모든 개인과외교습자들에 대해 해당 관할 지방교육청에 신고를 의무화 하고 있다.


또한 이 법과 관련한 국세청의 표준소득률에 따르면 미혼이고 혼자 과외를 하는 경우 과외 월수입이 100만원일 경우 연간 소득세 32만원을 납부해야 하고 80만원의 수입을 올리면 22만원을 연간 소득세로 내야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아울러 4인 가족의 가장인 경우 월 과외소득 면세점은 80만원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신고를 할 경우 면세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소득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과소신고와 신고기피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가가치세 면세 이외에 세금 감면과 같은 특별한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과소신고, 신고기피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교육부의 인력으로는 체계적인 단속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개인과외 교습료 지불 체계가 현금으로 선불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조세 회피를 위해 과소신고를 한다해도 그것을 적발해낼 아무런 법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 구멍뚫린 제도, 막을 방법은 없는가

교육부는 현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음성적 고액과외에 대해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행 개인과외 신고제도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고액과외 교습자들이 과소신고를 통한 탈세행위를 잡아내는 것도 어려워 제도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도 보완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다면 강력한 단속이라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도를 도입할 당시 교육부는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을 동원, 미신고자와 고액과외교습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단속을 하겠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별반 소득도 없는 '으름장'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에 더해 교육부는 관계기관과 연계한 대대적인 단속계획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시민의 제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조사인력을 동원해 고액과외를 단속하기에는 힘들다”며 “이들이 교습비에 비해 훨씬 못미치는 금액을 신고해 공공연히 탈세하는 것을 붙잡을 만한 법적 근거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액과외 교습자는 전체 과외 교습자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을 잡아내기 위해 교습료 등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라며 “현재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키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이같은 정책이나 제도를 통해 날로 커져가는 사교육 시장을 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류만을 고집하는 학부모들의 극성스런 교육열도 문제가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혁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개인과외 신고제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진신고한 교습자에게 세제상 인센티브를 주거나 일정수입 이상의 소득자만 신고토록 대상을 줄이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조세일보에도 게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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