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운동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들 주중식
오늘 우리는 학교 강당에 모여서 여든 네 돌 삼일절 기념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왜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일까요?
그 하나는 삼일 운동이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요, 둘은 그 정신과 뜻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며, 셋은 그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서 우리가 할 일을 마음에 새기는 데 있습니다.
삼일 운동이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는 1910년에 일본한테 나라 주인의 권리를 빼앗기고 종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919년 3월 1일, 온 겨레는 다시 주인의 권리를 되찾고자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만세를 부르며 대한 독립을 외쳤으니, 이를 삼일 운동이라 합니다. 우리 겨레의 정신이 크게 일어난 운동이었습니다.
삼일 운동이 일어난 그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천도교 손병희 선생, 기독교 이승훈 선생, 불교 한용운 선생 같은 분들 중심으로 모인 서른 세 분이 독립선언문을 만들어 낭독하고는 일본 헌병 경찰한테 붙들려갔습니다. 1919년 3월 1일 파고다 공원에 학생과 시민들이 모여서 만세를 부르기 시작한 독립 만세 운동은 전국으로 불처럼 번져나가 우리 나라 곳곳에서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거창에서도 그 해 3월 22일, 가조와 가북 사람들이 읍내 쪽으로 살피재를 넘어오면서 만세를 불렀다고 합니다. 이 때 일본 헌병들이 휘두른 총칼에 숨진 분이 다섯 분이나 되고, 다치거나 감옥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분이 여럿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삼일 운동이 남긴 정신과 뜻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 큰 정신과 큰 뜻 한 가지를 남겼습니다.
그 정신은 첫째, 주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정신입니다. 일본 사람의 종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차라리 싸우다가 죽더라도 내 나라를 찾아 주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정신입니다.
둘째는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모두가 하나로 뭉치는 정신입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았고 재산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았으며, 편을 가르는 것 없이, 심지어 종교가 다른 분들이 서로 손잡고 하나로 뭉쳤습니다.
이 두 가지 정신은 참으로 높고 귀합니다. 그리고 삼일 운동이 남긴 큰 뜻은 다른 나라에 좋은 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도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이나 다른 여러 나라에서 민족 운동을 일으키는데 본이 되었다 하니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제, 삼일 정신을 이어받아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가 머무는 곳이면 어디든지 소중하게 여기고 거기 있는 모든 것을 아끼며 살아갑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은 어려서부터 남의 가게 점원으로 들어가서 일했습니다. 심부름하는 일꾼이지만 주인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정직하게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진짜 그 가게를 물려받아 주인 노릇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모은 재산으로 오산 학교를 세워 우리 나라 독립을 위해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둘째는 남을 나처럼 존중하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나하고 생각이 좀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을 줄 알아야 하고, 종교가 서로 다른 사람하고도 어울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저 북한 동포들하고도 손잡고 하나 되어 살아가는 날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셋째는 높은 정신을 가진 큰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나라가 쌓아올린 지식과 기술은 아주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것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다른 힘 센 나라의 온갖 간섭과 방해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평화 통일을 이루는 일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또 한 번 높은 정신을 가진 나라, 세계 여러 나라에 좋은 본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이야기는 오늘 샛별초등학교 삼일절 기념 행사에서 한 이야기를 간추린 것입니다. 샛별초등학교에서는 1964년에 개교한 뒤로 지금까지 삼일절 기념 행사를 계속해서 해오고 있습니다.
-주중식 기자는 샛별초등학교 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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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으로 지내왔고, 지금은 농사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웃과 나누려고 틈틈이 글을 쓰고,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에 관심이 있습니다. 온 누리 사람들하고 통하는 누리말 esperanto를 배우고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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