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무상 잭 스트류가 언론사 대상 연설에서 언론들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워졌다고 발언해 언론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잭 스트류는 24시간 방영되는 뉴스 채널인 BBC News24와 Sky New와 같은 뉴스 채널이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전쟁의 장면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줌으로서 대중들이 전쟁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게 됐다고 비난한 것.
그는 특히 바그다드 민간인 시장에 대한 폭격 장면 방영 등을 사례로 들면서 이라크의 인권 문제나 사담 후세인의 폭압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하던 언론이 사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 없이 단편적인 화면을 내보내 대중의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 사건이 미국과 영국의 책임이 아니라 이라크인들 자신의 책임이며, 그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편적인 사실을 가지고 영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잭 스트류의 이러한 발언이 영국과 미국군에게 불리한 사항까지 여과없이 방송함으로서 자신들의 인기가 떨어진 것에 대한 분풀이성 발언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일부 인권 운동가들은 만일 방송 보도가 안되었다면, 미국과 영국 정부는 '시장'을 '군수물자 기지'로, '병원'을 '생물학 무기 공장'이라고 거짓말 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영국과 미국 정부가 더이상 자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 조작극을 벌이지 말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BBC의 경우 사담 후세인 정권에 의한 쿠르드 난민 학살 등을 비중있게 다뤄온 몇 안되는 서방 언론이었으며, 관련 리포트 장면은 미 국방성의 브리핑에서 이용된 바가 있다. 즉, 사담 후세인의 폭압에 대해서 진실을 알리고자 노력해온 것은 영국이나 미국 정부가 아니라 그들이 지금 '친이라크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언론인 셈이다.
BBC의 경우 3월 31일 미군 A-10기의 오폭 사고로 인한 영국군 부상자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미군 조종사가 카우보이처럼 아군임이 확실한 영국군에게 폭탄을 퍼부어 댔다는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라크를 침략중인 영국군을 지지하는 운동을 벌이는 The Sun을 제외한 다른 언론 매체들 역시 해당 기사를 보도하면서 미군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영국의 24시간 뉴스 채널들은 바그다드의 민간인 지역에 대한 폭격 사실들을 긴급 속보로 보도하는가 하면, 알자지라 등이 보도한 내용은 물론 이라크 정부의 매일 브리핑을 생중계하여, 미국의 입장만이 아닌 이라크 정부의 입장을 공정하게 보여줘 왔다.
또한 이라크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미국군과 영국군이 '해방자'가 아닌 '정복자' 혹은 '침략자'로 인식되어지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은 사담 후세인의 폭압을 혐오하는 만큼 외세 침략자를 증오한다는 것을 여과없이 시청자들에게 방송해 왔다.
3월 31일 오후 발생한 미군의 양민 사살 사건에 대해서 역시 속보로 보도하면서, 미군이 교전 수칙을 준수하였다는 말을 할 것이지만, 그것은 전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입장이 아니라고 보도하는등 민간인 피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방송들의 보도는 영국 여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라크에 대한 침략(invading) 전쟁에 대한 지지의견이 개전 직후에 비하여 하락하고 있다. 한때 80% 이상까지 올라 갔던 영국군의 전쟁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60%대로 내려 앉았으며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군사 전략에 대해서 실패한 전략으로 단언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방송과 다른 언론들이 계속 소개함으로써 이 전쟁이 무모한 전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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