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실천은 담배끊기부터

작은 배려와 실천이 곧 진보

등록 2003.05.02 11:21수정 2003.05.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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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기사의 주된 대상은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극우보수 파시스트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쓸데없는 참견은 안하기를 바랍니다.

'진보의 실천은 담배끊기부터'라는 제목을 보고, 우선 기분 나빠할 분들이 많이 있을 줄 압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읽고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노동, 농민운동하시는 동지들, 고생많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존경과 동지애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 점은 티끌만큼도 의심없이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주로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집회에 참여하는 편인데, 물론 어제 대학로에서 열린 113주년 세계노동절 집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1시 30분-6시 50분) 참석했습니다. 제 아내와 6살짜리 아들과 함께.

이제 제목이 뜻하는 바를 조금은 이해하시겠죠? 제가 어린 아들놈을 데리고 참석한 건 어제만의 일이 아닙니다. 아들녀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와 함께 이런 집회나 행사장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어서 집회 분위기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집회에 참석하든, 야외에서 하는 집회에는 늘 우리 가족을 참담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그게 바로 담배 연기입니다.

집회의 대열에서 이탈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기 저기 주변에서 마구 피워대는 담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우리 가족뿐이 아닙니다. 어제도 어린이를 데리고 참석한 가족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 그 가족들도 같은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겨우 담배연기 가지고 호들갑을 떠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담배연기는 우리 노동운동에서 '겨우'도 아니고, 문제 자체도 안 되는, 지엽말단에서도 아주 지극히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도 아닌 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현상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정작 심각한 것은 '담배연기'가 아니라, 그렇게 아무런 의식없이 마구 피워대는 '담배피는 행위'라고 봅니다.


노동운동, 농민운동, 민중운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이익과 권력과 혜택을 입는다고, 자기를 희생하면서 그 어렵고 힘든 일을 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자기를 희생하면서 더 좋은 사회, 더 나은 사회, 내 주변의 더 어렵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일입니다(여기서 극소수의 기생충에 대한 문제를 들먹거릴 필요는 없겠지요).

자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건 모든 사회활동에서 기본입니다. 하물며 의식없이 살아가는 일반인들에 비해 도덕적, 양심적으로 기대치가 높은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극우보수주의자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어제의 행사에서도 담배를 마구 피워대고 담배 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는 극히 일부이 몰지각한 사람을 봤습니다. 그들 때문에 다수가 비난받는 것이 오히려 더 억울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담배를 조심해서 피우면 되지 왜 끊으라고 하느냐고 말씀하실 분이 계시겠죠? 담배도 기호식품이니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는 '듣기좋은'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겠군요.

하지만, 담배는 결코 '기호식품'이 아니라는 것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담배는 개인이 피우고 싶을 때 피우고, 끊고 싶을 때 끊는 기호식품이 아닙니다. 담배는 엄연히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에 속합니다. 미국이 담배를 '마약'으로 분류했다는 사실은 잘 아시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독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담배연기는 공기를 통해 흩어지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의 폐 속으로 들어갑니다.

자신만이 담배의 해악을 즐긴다면 문제가 덜 하겠지만, 자신은 물론,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기 바랍니다.

진보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하지만 담배와 관련하여 현실적으로 담배농사를 짓는 농민과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상호 이해관계에 관한 부분은 너무 복잡해지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성적인 판단과 '습관' 또는 '이기적인 마음'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성적인 판단은 분명 담배가 몸에 해롭고, 주변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모두 동의하시겠지요? 그렇다면 남은 것은 '습관'과 '이기적인 마음'입니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서 진보적인 운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선적'인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선적'이라는 단어가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적당한 말이 없군요. 즉, 나쁜 것인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행동한다는 것이 저는 '위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 피우는 것 때문에 이렇게 심각하게 글을 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 글이 좀 지나친 면이 있더라도 본래의 의도를 생각하셔서 의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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