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생활

불교 종주국 미얀마 이해하기

등록 2003.05.21 12:07수정 2003.05.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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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버강의 유적지를 우마차가 지나가고 있다.-멀리 땃빈뉴 파고다가 보인다-

버강의 유적지를 우마차가 지나가고 있다.-멀리 땃빈뉴 파고다가 보인다- ⓒ 정범래

불교는 인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현재 거의 모든 종교가 근원지에서는 외면을 받는 것처럼 인도에서도 현재 불교보다도 힌두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럼, 현재 불교 종주국은 어디일까? 바로 대륙부 동남아시아 중 가장 큰 나라, 미얀마 Union Of Myanmar 이다.

미얀마의 사회, 문화와 정치 등 그들의 생활에서 불교를 빼놓고 미얀마를 생각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전 인구의 70%이상이 불교를 믿는 미얀마는 단연코 불교국가이면서 불교 종주국이다.

미얀마에 불교가 받아들여진 시기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지만 기원전 403년 인도승려 Buddhaghosa가 하부 버마의 떠톤에서 빨리Pali 어로 된 경전을 들여서오면서부터 라고 한다.

그러나 상좌부 불교(소승불교)가 융성해진 시기는 11세기 어노여타왕이 떠톤을 점령하고 버마족 최초의 통일왕조인 "버간Bagan왕조"를 세운 후 강력한 통치이념을 필요로 한 왕의 후원으로 불교를 정책적으로 발전시키면서 부터이다.

이 버강왕조가 존속된 200여년 동안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중의 하나인 "4백만 파고다"의 도시 버강Bagan에 약 2000여개, 까꾸Kakku에 약 1500여개, 인떼인 Inn tein에 약 1200여개 등 전국적으로 많은 파고다를 건립하였다.

a 담마야지까 파고다에 본 버강 Bagan

담마야지까 파고다에 본 버강 Bagan ⓒ 정범래

미얀마는 인도에서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소승불교(상좌부 불교)의 경전으로 쓰여진 빨리(Pali)어를 채택하였는데 이 언어는 아직도 미얀마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으며 불교의 전래와 더불어 인도문화는 미얀마 사회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 아침 풍경을 울리는 꼬마스님을 앞세워 밤새도독 정진하고 발원한 복을 일반 신도들에게 나누어주는 의식인 탁발을 다니는 스님들의 행렬은 미얀마 전역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아주 흔한 광경이다.

단 이때에는 공양하는 신도들에게 스님은 감사를 표시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그 신도가 공덕을 쌓을 기회를 스님이 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해야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승불교를 믿는 한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미얀마에서는 출가한 승려는 폰지(Pongyi)라고 부르면 그들이 거주하는 곳을 승원(Chaung) 또는 폰지짜웅(Pongyi Chaung)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승원은 보통 한 마을에 한 개 이상을 갖고있다.

미얀마사람들(주로 남자)은 일생에 한번은 머리를 깎고 승원 생활을 하는데 이 생활을 마쳐야만 비로소 한 인간으로서 대접받는다.

또한 이때 불교의 교리와 정신을 배우게 되는데 환속후의 그들의 생활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a 인레호수 근처 운동장에서 꼬마스님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인레호수 근처 운동장에서 꼬마스님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 정범래

미얀마인의 생활은 그 자체가 불교 수도자로서 계율을 지키며 생활하는 것이며 그래서 미얀마 인들은 훌륭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미얀마에서 승려의 수는 대략 수십만 정도이다. 그 중 대부분은 수련승 들이고 수련기간은 자유이다. 승려는 227개로 이루어진 승려의 계율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다음 3가지 계율은 승려의 필수 조건이다.

1, 세 벌의 가사, 면도기, 바늘, 혁띠, 바루, 생명체를 먹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여과기 등 8가지 지참물 외에는 어느 것도 소유할 수 없다,
2. 살아있는 것은 어느 것도 해치지 않겠다는 맹세와 실천
3. 금욕

여기에서 금욕은 여성과의 관계가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서 명상을 해친다는 것에 근거한다. 따라서 여성은 비구들과의 어떠한 접촉도 피해야 하며 승려들의 공양그릇이나 물건에 손대서도 안되며 말을 걸어서도 안 된다.

여성은 양곤Yangon 근교의 짜익티요Kyaiktiyo의 거대한 황금바위를
만질 수도 없다. 여성이 그 바위를 만지게 되면 바위가 굴러 떨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또한 일부 파고다와 그곳에 모셔진 부처님을 친견할 수도 없다.

이렇듯 미얀마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 그 자체가 전생에 공덕을 쌓지 못한 댓가인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비구니 스님에게는 비구들에 비해 존경이 따르지 않는다. 철저히 남성 중심적인 불교관이라 할 수 있겠다.

미얀마 사람들은 부처님께 가장 큰 공덕을 쌓는 방법은 파고다를 짓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미얀마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양곤의 쉐더공 파고다 등 미얀마 전역 어디를 가던지 화려하게 치장되어진 파고다를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유엔이 정한 최빈국 중의 하나인 미얀마가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를 해야할 돈들을 쓸 데 없는 곳에 낭비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지만 미얀마인들의 불교에 대한 신앙심과 내세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이해한다면 그리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얀마는 현재 과도 군사정부(Millitary Junta)형태의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에서는 승려와 군 조직 이외의 어떠한 조직의 결성과 유지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군 이외의 유일한 조직인 승려들을 회유하기 위해서 미얀마 국가원수와 군 관계자들이 명망 있는 승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선물을 바치는 장면을 여러 가지 방송매체를 통하여 흔하게 볼 수 있다.

미얀마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정신적인 세계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미얀마에서의 불교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얀마인들은 Minggala Sutta라는 부처님의 설교집 속에 있는 행복해 질 수 있는 33가지 교시를 통해 그들의 가치관을 형성한다. 이 내용을 충분히 알고 이해한 후 미얀마사람들을 대해보자. 그들과 금방 친해질 것이다.

1. 바보 같은 친구를 멀리하라
2.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3. 존경하는 사람이 있어야한다.
4. 형편에 맞는 집을 선택하라
5. 과거의 공덕과 업을 깨달아라
6, 도덕과 믿음, 관대함으로 잘못된 생각, 행위를 피하도록 하라
7. 많은 견문과 지식을 가져라
8. 대화법, 음악, 법, 천문학등을 통해 삶의 기술을 익혀라
9. 남들에게 모범을 보여라(좋은일만 해라)
10. 바르고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라
11. 부모에게 효도하라
12. 가족의 부양을 책임지고 그 가치를 인정하라
13. 자신의 일에 충실하라
14. 자비심을 가져라
15. 합법적으로 생계를 영위하라
16. 친척과 이웃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라
17.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마라
18, 그릇된 생각, 말, 행위를 피하라
19. 술에취해 이성을 잃지마라
20. 머리를 혼미하게하는 약물을 먹지마라
21. 항상 올바른 것을 행하려는 마음을 견지하라
22. 존경할 만한 사람에게 존경을 표하라
23 겸손하고 겸허해라
24. 만족할 줄 알아라
25. 은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견지하라
26. 때때로 승려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설법을 경청하라
27. 인내심과 표용력을 가져라
28. 훈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마을을 가져라
29. 승려를 존중하라
30. 가끔 불법에 관한 토론에 참가하라
31. 검소하라
32. 금욕하라
33. 고집멸도(苦集滅道) 네 가지를 이해하라
34. 해탈에 이르는 길을 견지하라
35. 바른 견해인 정견(正見), 바른 사고인 정사유(正思維)
바른말 정어(正語)바른행위 정업(正業)바른직업을 통해
생활하라는 정명(正命)바른 노력인 정정진(正情進)
바른 기억인 정념(正念)바른 집중인 정정(正定)을 통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라.
36. 근심과 걱정거리를 갖지 않도록 하라
37. 흥분하지 말라
38. 공포감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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