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스포츠 신문사에 고함

<주장> 선정적이다 못해 악의적인 기사를 남발하는 스포츠신문

등록 2003.06.12 22:14수정 2003.06.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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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 누드사진 있다", "톱스타 A 벗겼다고?", "알몸 찍혔나…A양 미스터리", "A양 납치범 '성불능'…성폭행 없었다"

이는 최근 유명 여자연예인 납치사건을 다룬 스포츠 신문의 기사 명들이다.

지난 1주일간 5개 스포츠신문 1면을 도배하다시피 실린 관련기사들에는 성폭행을 암시하는 자극적인 사진들과 함께 이런 낯뜨거운 기사들이 넘쳐 났다.

몇 해 전 오현경, 백지영 비디오사건과 주병진 폭행사건에서 보여준 스포츠신문의 황색저널리즘이 또 한번 이땅을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오현경, 백지영, 주병진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그 연예인은 피해자(혹은 무고자)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신문의 집중포화를 맞고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

5개 스포츠지의 선정적이다 못해 저질적인 이런 기사들이 문제화된 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PD수첩', '미디어비평' 등의 TV 프로에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았고,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에서도 스포츠 지의 위험성을 충분히 홍보하며 언론사 나름의 자정을 촉구한바 있다.

여전히 스포츠지는 성인잡지를 능가하는 선정적인 사진과 만화,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소설쓰기식 기사로 넘쳐난다. 피해자가 극구 부인하고 있으며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을 놓고 알몸사진을 찍혔느니 성폭행을 당했느니 추측기사를 남발했으며, 피해 연예인의 인권을 또한번 무참히 짓밟았다.


우리는 언제까지 5개 스포츠지의 이런 저질이다 못해 악의적인 기사들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가? 스포츠지들은 이미 언론으로의 기능과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고, 더욱 우려하는 건 개선의 의지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무엇인가? 나는 스포츠신문의 기자들이 다른 종합일간지 기자들에 비해 교양이 부족하거나 전문성이 결여되어 그런 기사들을 쓰는 건 아닐 것이라 믿는다. 가판 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5개 스포츠지들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 그건 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끌 수 있는 자극적인 기사들뿐이기 때문이리라.


지하철 가판을 이미 점령한 이들 스포츠신문들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도, 자성을 촉구하며 비판하는 것도 그들을 변화키란 쉽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지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들의 자매지, 아니 스포츠신문을 이 땅에 탄생시킨 모체인 조선일보, 대한매일, 한국일보, 경향신문, 국민일보. 이들 5개 신문사를 상대로 최소로 언행일치만이라도 실천하라고 촉구해야 하지 않을까?

높은 도덕심을 갖고 있는 양 모든 이들에게 준엄한 훈계와 설교로 타락해져 가는 이사회를 비판하는 그들. 그들만의 잣대로 독자를 꾸짖고 도덕성을 요구하기 전에 자신들이 발행하는 스포츠지를 단 하루라도 정독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고도 독자를 상대로 도덕성을 운운할 자격이 있다면 얼마든지 그 훈계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렇지 않다면 더이상 고귀한 심판자의 노릇일랑 걷어 치고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스포츠신문만을 발행하라. 그게 최소한의 언론의 양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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