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화학 부지 폐기물 수만톤 불법 매립 주장

주민들, '비료원료' '황' 건설폐기물 마구잡이 묻었다

등록 2003.06.17 19:44수정 2003.06.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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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시 장천동 119-12번지내 구 진해화학부지에 최소 수만톤의 사업장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일대 주민들에 의하면 진해화학측이 지난 65년 설립된 이후부터 30여년간 공장에서 발생한 비료 원료인 황, 폐고철, 건축 폐기물등 수만톤을 불법으로 매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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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이 폐기물이 매립된 지역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 김호경

각종 산업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곳은 지난 99년 11월 진해화학이 파산직전 토지공사가 108여억원을 주고 매입한 3만8천여평의 부지의 절반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이다. 토지공사는 이 부지를 지난해 4월 대동주택에 3년 분할 납부 조건으로 150억원에 매각했다. 대동주택은 이 부지에 대단위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공사측은 "부지 매입당시,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확인이 되면 원상복구 책임 주체를 가려야 하겠지만, 진해화학이 파산된 이상 우리가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일경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조사한 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동주택 개발팀 관계자는 "땅을 파보고 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될 경우, 토지공사측과의 매매 계약당시 조건에 변동이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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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사이에 방치된 황 유입 쇠파이프. ⓒ 김호경

잡초도 제대로 자라지 않아

수만톤의 폐기물이 매립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부지 면적은 대략 1만여평. 이 부지 곳곳에는 십 수개의 대형 중장비 폐타이이가 반쯤 묻혀 있는 가하면, 지름 80㎝ 길이 30여m의 황 유입 쇠파이프 서 너 개가 무성한 잡초사이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 파이프 속에는 황이 가득 차 있었다.

이외에도 비료를 담았던 포대기와 석면이 주원료인 FRP 조각이 버려져 있었으며, 특히 물과 섞일 경우 산성화 반응을 일으키는 누런 황 조각들이 빗물에 유실되어 드러나 주변에는 잡풀 하나 자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토양 오염이 진행중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또한 공장 증·개축 과정에서 발생한 건축 폐기물도 곳곳에 매립되어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었다.

주민들은 "진해이 창립이후부터 이곳을 야적장으로 사용해왔으며, 비료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를 파묻고 위에 복토를 해왔다"며 "파산직후, 고철을 수집하기 위해 고물상들이 이곳을 찾았으나 황이 들어 있어 절단 작업을 못하고 그냥 돌아간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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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의 원료인 황의 유실로 잡초도 자라지 않는 황폐한 땅(곳곳에 누런 황이 유실되어 있다) ⓒ 김호경

폐기물 처리 책임자는 토지개발공사

현행 폐기물 관리법에는 "사업장 폐기물 배출업자가 그 사업을 양도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법인의 합병이 있는 경우에는 그 양수인·상속인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는 법인은 당해 사업장폐기물과 관련한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있어, 현재 진해화학이 파산된 이상, 원상복구의 책임은 토지개발공사가 피할 수 없게 됐다.

주민들의 주장대로 수만톤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면 토지개발공사는 최소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처리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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