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평] "양씨가 '노풍 전도사'라니...평가에 거품 많다"

청와대 '양 실장-나이트 사장 접촉' 사전인지하고도 발표안해

등록 2003.08.07 11:14수정 2003.08.0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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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가 '노풍 전도사'라니... 평가에 거품 많다"
[광주 현지사람들이 말하는 '인간 양길승']

'청주 향응' 파문 초기만 해도 청와대 내에서는 양씨에 대한 호평이 지배적이었다. 음주도 잘 못하고, 돌릴 명함도 안 만든 사람이기 때문에 모종의 음모에 희생된 게 아닌가 하는 게 동정론의 요체였다. '제2음모론' 해프닝도 양씨에 대한 이 같은 신뢰에서 표출됐다. 정찬용 인사보좌관도 7일 "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법 없이도 살 사람' '온순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씨가 한때 차기총선 출마를 저울질했던 광주 정가에서는 "양씨에 대한 평가에 거품이 많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역의 한 소식통은 "광주에서 양씨는 '양박'이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광재, 안희정 같은 정통 노무현맨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양씨는 아이러니컬하게도 96년 한나라당 전석홍 의원(당시 전국구)의 보좌관으로 지역정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호남에서 전혀 힘을 얻지 못하는 '민정계 의원'과의 인연으로 정계와 첫 인연을 맺은 셈이다. 양씨는 2000년 총선 전후 민주당 김경천 의원(광주 동구)의 보좌관으로 변신했다가 같은 해 12월 서갑원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소개로 노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양씨와 서 비서관은 지난 대선 기간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전팀장을 맡아 노 후보를 보필했다. 양씨가 6개월 동안 후보 의전팀장에 기용된 배경을 놓고 광주 국민경선 돌풍을 일으키는 데 톡톡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 설명이지만, 광주지역 정가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일부 인사들은 양씨를 '노풍 전도사'라고 부른 일부 언론의 평가에 코웃음을 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노 후보를 지원하면서도 광주에서 양박은 거의 왕따였다. 양박 식구들이라고 해봐야 소위 '금호파(후보캠프가 광주 금호지구에 처음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별칭)' 열댓명에 불과했다. 양박이 아무리 열심히 뛰었어도 그 정도 인원으로는 노풍을 일으킨다는 것이 역부족이었다."

노 대통령이 광주 경선에서 승리한 결정적 동인은 지역조직책을 맡은 양씨의 역할보다는 광주지역 선거인단의 '전략적 투표'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노무현 캠프 내에서도 이후 양씨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양씨가 인수위 시절 '대접'을 받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세종로에 위치한 노 당선자 비서실은 안희정, 이광재, 서갑원, 윤태영, 여택수로 이어지는 386 참모들의 몫이었지만, 양씨의 자리는 마련되지 못했다.

그러나 양씨는 정권 출범 직전 부속실장 자리를 극적으로 꿰차게 됐다. 이를 두고 때마침 움트기 시작한 '호남 소외론'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많다.

청와대의 한 직원은 "돌이켜보면, 지역 안배에 급급해 인사를 한 나머지 양 실장의 허점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못한 게 아닌가? 이후에도 양 실장 거취를 놓고 내부에서 '총선 출마'와 '정부산하기관으로의 이동'을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양씨는 7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별로 할 말이 없다"고 짤막하게 응답했다. / 손병관.이주빈 기자

<제2신 : 7일 오후 7시>

이씨 "노후보, 우리 호텔에 묵었다"...청와대 "사실과 달라"


이틀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양길승(47)씨의 행적을 놓고 새로운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6.28 술자리'에서 이원호를 처음 만났다'는 양씨의 초기진술과 달리 이씨는 "4월, 더 나아가 작년 11월에 이미 양씨를 만났다"는 주장까지 제기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청주 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중인 이씨는 기자들과 만나 "작년11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내가 운영하는 호텔(리오관광호텔)에 묵었을 때 처음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호텔 주인으로서 노 후보와도 악수했다"며 노 후보를 은근슬쩍 끌어들이기도.

그러나 이씨의 주장과 달리 양씨는 당시 노 후보를 수행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윤태영 대변인은 "한때 양 전 실장이 후보 의전팀장으로서 노 대통령을 수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9월말이후 의전팀은 서갑원 비서관이 맡고 있었다. 당시 양 전 실장은 그때 광주에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후보시절 청주를 두 차례 방문했지만, 이씨가 말한 11월에는 청주를 방문한 일이 없다고. 투숙한 호텔도 이씨가 운영하는 리오호텔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청와대 직원들도 무척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사건 직후부터 양씨에 대해 일관되게 동정론을 폈던 청와대의 한 직원도 "솔직히 사표 수리된 후 언론에서 더 이상 얘기가 안 나왔으면 싶었다. 왜 자꾸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지..."라고 안타까와 했다.


나이트클럽 이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양길승 파문'이 노 대통령까지 건드리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자 민정수석실에 책임을 묻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문재인 민정수석이 5일 재조사 발표 당시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노 대통령의 두 친구가 술자리에 합석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것도 되려 일부언론의 공세에 호재를 안겨주지 않았는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문 수석이 5일 "조사결과를 99% 확신한다"고 밝혔다가 이틀만에 "조사범위는 6월28, 29일 상황에만 한정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 내에서는 "차라리 시일을 늦추더라도 사태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밝히는 형태로 나갔어야 하지 않냐?"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한 출입기자는 "민정수석실이 '설마하니 이런 것까지 쟁점이 될까?' 하는 안이함이 빠져든 게 아닌가? 언론사마다 기사를 어느 정도 키울지는 알 수 없지만, 청와대가 언론 오보에 강력 대응을 천명한 만큼 언론들의 공세에 대해서도 각오가 단단히 필요할 것 같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제1신 : 7일 오전 11시 20분>

양길승 전 실장, 4월에 이미 나이트클럽 사장과 접촉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6.28 청주 술자리' 이전에 경찰 내사중인 이원호 키스나이트클럽 사장을 접촉했음이 확인됐다. 청와대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5일 재조사 발표에서 이를 누락시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일보>는 7일자에서 "지난 4월 청남대 개방 당시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청주로 내려와 이번에 문제가 된 K나이트클럽 사장 이모씨, 오원배 민주당 충북도 부지부장과 함께 술을 마셨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지검은 이씨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지만, 오 부지부장은 "사실과 다르다, (양 전 실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국민> 보도와 관련,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양 전 실장이 4월 17일경 청주에 청남대 개방행사(4.18) 준비차 내려갔다"면서 "이때 오씨를 만나 키스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셨고, 오씨가 이씨를 양 전 실장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수석은 "그러나 당시에는 이씨가 경찰 내사를 받던 시점이 아니어서 청탁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민정수석실은 재조사 대상시점을 6월 28~29일 이틀간으로 한정했고, 앞선 4월의 술자리가 크게 의미 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재조사결과 발표때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 수석은 조사기간을 이틀로 한정해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노 대통령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를 주문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사태 추이에 따라서는 민정수석실까지 사건축소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대통령은 5일간 대전 유성에 위치한 육군휴양시설 '계룡 스파텔'에서 휴가를 즐긴 후 6일 관저로 복귀한 상태.

민정수석실은 양 전 실장이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책임을 진 만큼 청탁로비, 몰카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양 전 실장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해명서에서는 "오씨의 제안으로 나이트클럽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 자리에서 이원호씨와 인사를 나누게 됐다"고 밝힌 바 있어 거짓말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충북경찰청은 이미 이 당시에 이씨를 조세포탈, 미성년자 윤락 건으로 내사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씨의 양 전 실장을 상대로 한 로비가 4월부터 시도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오 부지부장 또한 양 전 실장과 이씨 사이에 '다리'를 놓아줬고, 두 차례의 술자리에 잇달아 배석한 사실이 확인돼 청탁 관련,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고 있다. 문 수석은 지난 5일 "6월 28일 술자리에서 오씨가 양 전 실장에게 '이원호가 억울하다고 하니 한번 알아봐 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청와대가 재조사 발표에서 대통령 친구 정화삼씨가 6월 28일 술자리에 배석한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도 적잖은 뒷말을 낳고 있다. 윤 대변인은 "(기자들이) 취재를 했으면 몰라도 (청와대에서) 일부러 얘기해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겨레>는 "경찰이 이씨에 대해 구속의견을 올렸지만, 검찰이 이례적으로 3차례나 재수사 지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양 전 실장은 이미 경질됐지만, 이래저래 새로운 의혹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논란에 휩싸인 이원호씨는 3일과 5일 잇달아 검찰에 소환돼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6일 청주시내 모 병원에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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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길승 청와대부속실장 향응 파문 ' <제1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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