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소설]홍경래의 난(61)

운명의 갈림길 송림과 사송야

등록 2003.08.29 17:48수정 2003.08.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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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갈림길 송림과 사송야

평안 관찰사와 병사가 연일 급보를 전해오자 조정에서는 신홍주를 정주 목사로, 정주성(鄭周誠)을 가산 군수로 새로 임명해 올려보내며 군사를 모으도록 명을 내렸다. 당시 조선의 군역체제는 거의 무너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한양에서 군사를 모집해 평안도에 지원군을 보내는 데에만 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지경이었다. 평안 관찰사 이만수와 평안병사 이해우는 무사와 유생들로 하여금 수 백 명의 장정을 모집해 군사를 꾸려나가는 데 여념이 없었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어찌하여 적도의 움직임이 없는 것인가?"

이만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우에게 물었다.

"지금 보아서는 3가지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사옵니다. 첫째는 적도가 의주를 공격하는데 힘을 쏟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영변쪽으로 우회하여 평양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적의 괴수에게 말못할 사정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느 경우든지 간에 우리가 저들을 먼저 공격할 기회가 있다는 것 아닌가? 행여 저들이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다고 해도 이대로 있으면 조정의 문책을 면하기 어려우니 속히 군사들을 점고해 전진하며 병사들을 모으도록 하게나."

그리하여 이해우와 이만수가 이끄는 병사들이 평양감영을 나서기 시작했다. 출발당시에는 중군이 109명, 군관이76명, 창검수, 총수(銃手)533명, 화병(火兵)등 보조병 194명 말 46필로 총 914명이었지만 각 병영과 읍에서 뽑혀 올라온 장정들이 계속 합류하고 있었다. 더불어 영변, 운산 등지에 군사를 주둔시켜 방비를 굳건히 했다.


"평양에서 관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정주성에서 첩보를 보고 받은 우군칙은 홍경래를 찾아갔다. 아직 회복되지 않아 몸이 불편한 홍경래는 누워서 우군칙을 맞이했다.


"대원수님, 이러다간 아무래도 우리가 불리하옵니다. 이 장계를 보옵소서."

장계를 받아들고 읽은 홍경래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은 큰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옵니다."

"내 생각도 그러하이. 이렇게 하게나. 정주성에서는 정예병을 가려 뽑아 공격할 채비를 갖추는 한편, 약간의 병사를 영변으로 보내 적들의 주의를 돌리도록 하게나. 필시 그들은 우리가 우회하여 평양을 치는 줄 알고 주력을 돌릴걸세. 그렇게 하면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네."

하지만 홍경래의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관군에게 원군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미봉책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별 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군칙은 윤효검에게 병사를 약간 주어 이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윤효검은 8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밤을 틈타 영변을 기습했다.

"무리할 것은 없어. 여기저기 불을 놓고 뛰쳐나오는 놈들은 모조리 때려 잡으라우. 상황이 불리해지면 즉각 퇴각하는기야."

영변부사 오연상은 그 날 잠을 자지 않고 병사들을 대동한 채 순찰을 돌고 있었다. 갑자기 여기 저기서 '불이야!'하는 함성과 함께 사람들이 뛰쳐나오자 병사들이 당황하는 기색은 역력했다.

"침착해라! 이는 모두 적의 속임수이니라! 불을 끄러 이리저리 허둥대지 말고 대오를 지어 수상한 자가 있거든 즉각 처단하라!"

차분하고도 추상같은 오연상의 명령에 군졸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명에 따랐다. 이리저리 불길이 타오르는데도 관군들의 모습이 도처에서 보이며 주위를 압박해 나가자 윤효검은 예정보다 빨리 퇴각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윤효검의 기습이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연상과 다른 방향에서 순찰을 돌고 있던 수성 중군 남익현과 좌수 김우학은 동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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