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유지키로... 다음 회담 10월께 열릴 듯

[분석] 베이징 '6자 회담'... 북-미간 입장차는 여전

등록 2003.08.29 17:58수정 2003.08.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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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이 다음 회담을 열자는 원칙에 합의하고 29일 2박3일간의 일정을 끝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차관은 회담 폐막 뒤 기자회견을 열어 "6자회담을 계속하기로 했으며 2차회담의 날짜와 장소는 앞으로 협의하기로 했다"며 "대개 두달 안에 (2차 회담을) 여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6개국이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 △북핵 단계적·병행 방식 해결 △협상진행 중 사태악화 행동 금지 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중국 쪽 수석대표인 왕이 외교부 부부장도 기자회견에서 △대화지속을 통한 이견조율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차기회담 재개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 금지 △북핵 문제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 △북한 안보우려 해소 △동시병행를 통한 해결 등 6개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TV(CCTV)는 다음 6자회담이 10월께 열릴 것으로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애초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에 어떤 진전이 있지는 않을 것이며 "다음 회담 날짜만 잡아도 성공"이라고 분석했었다.

합의사항 가운데 북핵 문제의 단계적·동시 병행 방식의 해결이 언급된 것은 주목된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북한의 선(先) 핵폐기를 강력히 주장해왔었다. 이 수석대표는 "미국이 선 핵폐기 주장을 철회했다고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되지만 민감하게 다뤄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추가 상황악화 조치금지를 언급한 것도 북한이 핵·미사일 관련조치를 동결하고, 미국이 대북 불가침 및 정권교체 의사를 표명하는 '현상동결' 용의가 있음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회담 참여 6개국은 공동합의문 형태의 문서를 내놓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이 차관은 "일부 국가가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는 합의문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중국의 왕 부부장은 "회담시간이 현실적으로 너무 짧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서 보장없는 '구두' 형태의 발표가 얼마나 실제적인 효과와 구속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론적으로 한국 정부가 밝혔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한다'는 수준에서 회담이 마무리 된 것으로 분석된다.

원래 가장 우려됐던 것은 다음 회담 일정에 합의하지 못할 뿐 아니라, 회담 자체가 파탄나는 것이었다. 특히 미국의 강경파들은 이번 회담이 실패로 끝나서 "북핵문제는 절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기를 학수고대 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그 정도 수준의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과정이 긴 시간과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된 것은 긍정적이다. 6자회담이라는 대화의 틀이 유지됐고 협상 진행 중 사태악화 행동 금지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앞으로 문제 해결의 큰 흐름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동상이몽'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김태효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북한대로 대화에 응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내년도 재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대화에 참여하는 만큼 대북 추가조치를 막아낼 명분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무대에 북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의지를 과시하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회담 테이블로 끌어 들여 회담이 결국 실패로 귀결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 두 상임이사국이 의장성명을 채택하는데 제동을 걸 수 없는 조건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가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는 다음 회담 일정이 결정되고 진행상황을 다시한번 면밀하게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쪽은 회담 마지막날인 29일 치열한 '대리 설전'을 벌였다. 둘의 입장 차이가 이번 회담에서 거의 좁혀지지 않았음이 여기에서 드러났다.

북한은 29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교 관례상 공개하지 않는 각국의 기조 발제문을 공개하면서 미국을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자회담 폐막에 앞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 전환 의지를 밝히길 거부함에 따라 다음 회담 전망 자체가 위험에 빠지게 됐다"며 "미국은 일괄타결 도식(방식)과 동시행동 원칙에 반대의사를 표명해 압력으로 우리의 무장해제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백해 졌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번 6자회담이 완전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역시 미 언론들이 회담 폐막을 몇시간 앞두고 일제히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 보유를 선언하고 핵 실험도 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보도해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더구나 미 언론에 인용된 이 관리는 "북한의 이같은 발언으로 전체회의는 갑자기 끝났으며 미국의 제임스 켈리 수석대표는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직후 북한 대표단 보다 2시간 앞서 회담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회담이 완전 실패했고 다음 회담 개최 여부에도 합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 언론들의 보도는 '오보성 해프닝'이었으며 미 행정부 안의 강경파가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흘린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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