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민주당인가?

[주장]

등록 2003.08.29 21:55수정 2003.08.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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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결국 통합신당식으로 몰아지고 있다. 대선이나 총선 후 연례 행사처럼 논의되곤 했었던 신당 논의였지만 이번 신당 논의는 민주당내의 비주류에 속하던 노무현 후보의 당선과 노무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인물들이 신당에 대해서 남다른 애착을 보였었기에 이전의 신당 논의보다는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그들도 결국은 그 이전에 보여 졌던 신당논의를 흔적을 그대로 밟으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이런 식의 지지부진함으로 머문대에는 그 이유가 몇 가지 있겠지만 다음 두 가지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그 '시점'에 있다. 이미 민주당의 당초 의도했었던 '개혁 신당'으로 나가기 위한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민주당이 당초에 의도했던 것과 같은 '개혁 신당'이라는 이념, 혹은 성향적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을 열망하는 의원들이 탈당을 해서 새로운 당을 만들던지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 내에서 구태적인 행태를 보여 주었던 일부 의원들에 대한 청산이 필요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신주류 내에서도 신당에 대한 논의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기에 신당에 대한 신주류의 세력 결집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그러면서 구주류는 다시금 제 목소리를 내게 되었으며 그것은 '민주당 리모델링'과 같은 과거와 다를 바 없는 구태적인 모습의 신당으로 논의가 결집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이 개혁 신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초 신당 논의를 촉발시켰던 신주류의 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었다. 신주류의 세력 강화는 결론적으로 민주당 내에서 신주류 혹은 중도파 의원들이 당 내에서 실질적인 주도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 후 당의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구주류에 대한 인적청산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것은 대선 결과 후의 민주당 내의 정치 지형을 보았을 때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주류의 기득권에 대한 안주가 이것을 가로 막았다. 신당에 대해서 목청을 높혔던 것은 민주당의 신주류였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은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이 아닌가?

현재는 내년의 총선 등을 내세운 현실론에 막혀서 민주당은 '통합신당'과 같은, 이전의 민주당과 별반 차이가 없을 간판 교체로 이 '해프닝'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유는 '전국 정당화' 라는 것에 있다. 민주당의 신당 문제와 궤를 같이 해 온 것이 '전국 정당화'라는 것이었다. 전국적인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너무도 이상적인 정당의 모습이었지만, 기존의 민주당이 그것을 이루어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의 지역 정당의 모습에서 벗어난 이념적 정당으로 나가는 것이 민주당이 지역 정당에서 벗어나서 전국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재로써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신주류는 이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정치 지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민주당 신주류 세력도 안정적으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당을 전국 정당이 아닌 지역 정당으로 머물게 하는 방법이다.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념적 정당으로 탈바꿈 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의원직 유지라는 것을 보장해 주지 못 하다는 이 딜레마적, 아니 전국 정당을 위한다면 당연히 포기해야 할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 하는 신주류들의 행태에 의해서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지지부진해 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민주당은 어떻게 갈 것인가?

지금껏 민주당이 보여 준 행태를 모아 보았을 때, 결국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통합 신당'과 같은 간판 교체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벤트적 신당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개혁 신당에 대해, 줄기 차게 민주당 리모델링이나 통합 신당을 주장해온 민주당 구주류에게서 찾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모든 책임은 민주당 신주류에게 물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신당 논의를 촉발한 측도 신주류이며, 구주류의 통합 카드에 손을 내밀 측도 신주류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라는 간판이 주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 하는 신주류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신당'이라는 민주당 내의 게임의 결과는 너무나 자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희망'을 접을 수는 없듯이 민주당의 신주류가 신당 논의를 촉발시켰을 때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신당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질 측이 신주류임과 동시에 그 결과를 이끌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측 역시 신주류이기 때문이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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