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저수지 떠나기 싫은 백로

무한천서 겨울 나는 무리 늘어 "텃새 되는가"

등록 2003.10.07 12:52수정 2003.10.0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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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예당저수지 수문 아래 무한천에서 가을 햇볕을 즐기고 있는 백로무리

예당저수지 수문 아래 무한천에서 가을 햇볕을 즐기고 있는 백로무리 ⓒ 장선애

예당 평야의 젖줄 무한천. 이웃 청양과 홍성에서 발원해 예당 저수지의 넉넉한 품에 잠시 안겨 있다. 목마른 들녁을 적시고 너른 바다로 흘러가는 무한천은 비단 사람의 양식만 보살피는 것은 아니다.

3~4년 전부터 예당 저수지 수문 아래에서 서식하는 백로 무리 가운데 일부가 가을이 되어도 떠나지 않고 인근 코끼리산에서 겨울까지 나고 있다.

백로는 잘 알려진 대로 여름 철새다. 따뜻한 곳을 찾아 서식하는 백로떼 가운데 일부가 1년내 한 곳에서 산다면 그것을 텃새화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혹은 환경적 영향(한반도 기온 상승 등)에 따른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무한천의 수질과 먹이 자원이 양호하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나라에 백로가 줄어든다는 보도는 무한천의 환경을 증명해 준다.

우리나라에서 백로의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원인은 이들의 먹이인 작은 물고기, 개구리, 뱀, 우렁이 등이 사는 논, 개울, 연못 등 물가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서식지가 농약이나 화학 약품, 생활 하수로 오염돼 목숨을 잃거나 번식에 악영향을 받으면서 백로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무한천에서 사는 백로떼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예당 수문 아래 도로를 지나다 보면 가을이 깊도록 떠나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백로 무리를 발견할 수 있고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거나 사진기를 들고 다가가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a 무한천 맑은 물에 비친 백로 그림자

무한천 맑은 물에 비친 백로 그림자 ⓒ 장선애

늘푸른 예산21 성기원 사무국장은 "무한천 백로들이 텃새처럼 추운 계절이 와도 떠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조사 연구를 해야 겠지만 풍부한 먹이 자원이 있어 영양 상태가 좋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정확한 실태 조사를 벌여 조수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또한 예당 저수지 관광 자원화와 무한천 생태 교육장 활용 계획과 관련해 동식물의 생태 보고로서 무한천과 예당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예산생태연구소 정재근 소장은 "백로떼 가운데 일부가 남아있는 것을 두고 텃새화한 것으로 말하는 것은 무리"라며 "집단에서 도태됐을 수도 있고 그 밖의 여러가지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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