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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을 통해 본 라틴 아메리카의 두 인물

길을 달랐지만 뜻은 같았던 체 게바라와 아옌데

03.10.22 19:38최종업데이트03.10.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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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션
ⓒ 영화 미션 포스터
1492년 콜럼부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은 황금의 땅이었다.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게 제국의 영광을 가져다 준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라틴 아메리카는 시몬 볼리바르와 산 마르틴이 독립전쟁 전까지 300년간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는다.

영화 <미션>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지배 하에 있던 1750년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750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영토 교환 협정으로 그동안 예수회 선교사들이 원주민들과 함께 이룩해 놓은 교회 공동체에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된다.

유럽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에 한 방책으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일어난 예수회 운동은 보수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원주민들과 공동체 생활을 통한 자급자족에, 성경을 실천하는 진보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원주민 정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원주민들을 지켜낼 수 있었던 건 이들에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지배적 강화에 욕심이 많았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효율적 착취를 위해서 원주민들의 노동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양국의 영토 협정을 계기로 이곳에 살고 있던 과라니 족에 대해 노예화를 추진한다.

▲ 무저항의 가브리엘 신부
ⓒ 영화 미션 중에서
영화의 시작은 예수회 신부들이 폭포 위의 과라니 족을 선교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찾아가는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 가브리엘 신부가 직접 폭포위로 올라가 오브에 연주를 통해 과라니 족에 대한 선교활동을 성공적으로 시작한다.

영화 <미션>을 이끌어 가는 인물은 가브리엘 신부와 로드리고 신부이다. 로드리고는 폭포의 공동체를 위협했던 노예상 출신이었다. 자신의 약혼녀와 사랑에 빠진 동생을 살해한 죄책감에 예수회 수도원 안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버티고 있던 로드리고는 가브리엘 신부의 설득으로 스스로 고행의 길을 걷는다.

▲ 무기를 든 로드리고 신부
ⓒ 미션 영화 중에서
자신이 노예상 용병으로 있을 때 사용했던 무기들과 갑옷을 짊어지고 폭포 위로 올라가는 그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그 고리를 과라니 족이 손수 끊어줌으로써 로드리고는 예수회 신부로 거듭난다. 하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협정으로 폭포 위 공동체의 해체가 선언되고 예수회 신부들은 협정에 대한 조항을 거부한다.

폭포 위로 군대가 동원되고 영적 구원을 믿는 가브리엘 신부와, 사랑하는 과라니 족을 지키고 싶어하는 로드리고 신부는 작은 갈등을 겪지만 각자 그들만의 방법으로 군대를 맞이한다.

라틴아메리카의 두 인물, 체 게바라와 살바도르 아옌데

라틴 아메리카는 시몬 볼리바르와 산 마르틴의 라틴 독립전쟁으로 유럽 제국주의에서 해방되었지만 새롭게 부상한 미국에 의해서 보이지 않는 경제적, 정치적 예속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1950년이 들어서면서 라틴아메리카는 작은 변화들을 모색한다. 이 흐름 안에 라틴아메리카는 중요한 두 인물을 배출해 된다. 후에 사람들에게 체로 불리는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와 살바도르 아옌데이 그들이다.

▲ 리얼리스트 체 게바라
그들의 공통점은 의사 출신으로 라틴아메리카에 새로운 희망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한 명은 총을 든 혁명가로 한 명은 의회주의를 수호하며 개혁을 수행하려고 했던 개혁가로 한시대의 핵을 그었던 인물들이다.

체 게바라와 아옌데는 서로 다른 방법으로 라틴아메리카의 변화를 모색하였지만 소외된 라틴아메리카를 구하겠다는 목적은 같았다.

영화 <미션>에서처럼 폭포로 몰려드는 군인들을 보면서 로그리고 신부가 가브리엘 신부를 찾아가 축복해 줄 것을 부탁하지만 폭력은 정당한 것이 아니라며 축복을 거절한다. 하지만 암묵적으로 자신의 십자가를 로드리고의 목에 걸어줌으로써 암묵적인 지지를 보낸다.

체 게바라는 로그리고 신부와 닮아있다. 자신의 의학부 친구인 알베르토와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에 눈을 띤다. 과테말라의 개혁이 미국의 방해로 실패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무장투쟁을 벌여 쿠바의 혁명을 성공시킨다.

그는 무장투쟁을 통해 억압받고 있는 라틴아메리카를 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최초의 선거로 사회주의 정권을 이룩한 아옌데는 의욕적인 개혁을 추진한다.

▲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

다국적 기업이 소유하고 있던 탄광, 구리광산을 국유화하고 개혁을 추진하였지만 칠레 중산층 이상의 계층을 설득하지 못했고 미국의 공작에 의한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대통령 궁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체 게바라 역시 볼리비아 안에서 무장 투쟁을 벌이다 볼리비아 군에 잡혀 사살되고 만다.

영화 미션에서도 로드리고 신부와 가브리엘 신부는 각자의 방식으로 제국의 군대와 맞선다.
로드리고 신부는 과라니 족과 함께 무기를 들고 군대와 맞서 싸우다 숨지고 가브리엘 신부는 성당을 지키다 영성체를 모시는 십자가를 들고 행진을 하다가 군대에 의해서 학살당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남겨진 과라니 족 아이들이 배를 타고 파괴되어 버린 공동체를 떠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그렇게 살아남은 과라니 족 아이들은 아직도 힘의 논리 안에서 억압받고 있을 것이다.

그 억압에 사슬을 끊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그렇게 살아져 갔다. 체 게바라의 무장 투쟁과 아옌데의 합법적 개혁을 통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삶은 방법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그 따뜻했던 저항은 같았다고 볼 수 있다.

▲ 체 게바라(오른쪽)와 아옌데 대통령
아직도 라틴아메리카는 600년의 착취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체 게바라나 아옌데나 결과적으로는 실패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 기억 속에 남아있다.

언젠가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이 올 것이라 믿는다. 어떤 방식이 옮은 것인지는 아직 제대로 평가를 내릴 수 없지만 그들이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인간을 위한 시선은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평가 내릴 수 있지 않을까?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체 게바라-

2003-10-22 20:3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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