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다 저녁 배달까지 시켜야 하나?

등록 2003.11.01 11:28수정 2003.11.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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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작년 우리나라 마늘 생산량의 10% 수준인 4만4천 톤의 중국산 마늘 수입을 보장하였다. 물론 한국산 휴대전화의 중국수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많은 마늘 재배농가는 겨울철 논 이용을 보리재배로 전환하였다. 자연히 보리재배면적이 늘어났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재고처리가 문제가 되었다. 이번엔 보리재배면적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부농가에서는 우리 밀을 재배하기도 하였으나 더 이상 마땅한 겨울재배 작물을 선택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마늘재배 농가가 우려한 현실이, 우리농업 쓸어내기 도미노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산 절임 배추 수입이 늘어난다고 한 것이 얼마 전이었다. 이제는 아예 배추·무 등 채소는 작년에 비해 400%까지, 마늘·고추·양파 등 양념채소는 무려 4500%까지 엄청나게 수입되고, 게다가 우리 음식의 감초 격인 간장·된장·고추장의 원료인 메주까지도 시중의 반 이상이 중국산이라 한다.


완제품 김치는 국내가격의 1/5가격으로 이미 국내 김치시장의 2%를 점하고 있으니, 하기야 중국산 자포니카 쌀값은 우리 쌀값의 1/5, 고추는 1/9, 마늘은 1/10 에 불과하니 밀수품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자연히 농업성장률이 타 산업에 비하여 떨어지고 국내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율도 낮아져 간다. 이래저래 농가살림은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얼마나 농가살림이 어려워졌나? 농가소득과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을 비교하여 보자. 지난 '90년에는 농가소득과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은 각각 1162만원과 1132만 원으로 비슷하였지만 '01년도의 농가소득은 2390만원 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75%수준으로 낮아졌다.

농가부채만도 가구당 2천만 원을 넘는다. 아마도 농업위기 때마다 질러대는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크지 못하고 파급효과가 낮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마당에 외교통상부는 "자동차, 휴대전화, TV 등 주요제품의 칠레시장 하락을 우려하여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한다면서도 한·칠레 FTA 체결을 언제까지 미룰 것이냐"고 윽박지른다. 가히 농가의 이런 사정을 알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선진 7개국의 곡물자급도는 영국, 독일, 미국, 캐나다, 프랑스는 107∼201%, 이탈리아 88%, 일본 22%에 달하여 선진국일수록 주곡자급 의지가 대단하다.

현재 우리는 약 30%에 못 미친다. 사료용 곡물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약 50%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느냐? 즉 전세계적으로 엘리노, 라리냐 현상 등 기후 변화가 일어난다든가 국제 곡물상들의 상업적 이용 등 돌발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결국 4명 중 3명은 굶을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먹을거리가 얼마나 심각한 위치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족 4사람 중에 1명만이 살아 날 수밖에 없다면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예전에 박 대통령은 일본식 김밥을 즐겨 부산 일식집의 일류 요리사가 만든 김밥을 공수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얻었는지는 몰라도 최근 어느 유통업계는 해외 택배회사와 제휴, 해외교민, 유학생들에게 즉석밥 제품을 전화 한 통으로 주문, 포장, 해외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 판매망을 개척했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중국산에 점령되는 '위기의 우리식탁'이, 배추, 메주 뿐 아니라 전화 한 통으로도 중국산 쌀밥, 김치, 된장찌개 철가방이 중국 산동지방에서 우리 가정에까지 즉석 배달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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