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청 행정망에 뜬 서명 관련 내용.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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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경기도의 움직임과 괘를 같이 하는 은평구
은평구가 말하는 '우수고교'는 바로 서울시교육청이 반대 뜻을 분명히 한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은평구 내부 문서에 첨부된 유치위원회 발기문은 "평준화 정책만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도 맞지 않고 국가 경쟁력 면에서도 치명적인 것"이라면서 "우리 구는 이미 은평 뉴타운 내에 확보한 고교 부지에 자립형 사립고나 외국어고를 유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주도하고 있는 자립형사립고·특목고 유치 움직임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서울시장은 11월, '강북 뉴타운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강북지역 14개 구에 15개의 특목고·자립형사립고를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줄곧 '평준화 정책을 흔들고 사교육 열풍을 일으킬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의 설립 허가를 내줄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은평구 관계자는 2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구청장 서명 지시 내부문서'의 존재 사실을 인정했다. 은평구 주민자치과 관계자는 "유치운동을 위해 구청이 행정적인 지원을 해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민운동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되면 좋겠지만, 우수고 유치는 많은 구민들이 원하는 일이며 우리 구의 생각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구청이 직접 나서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설립 허가권은 서울시교육청이 갖고 있는데, 은평 주민들의 뜻과 달리 교육청이 계속 반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자립형사립고가 유치될 경우 강남에 있는 중동고가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모 재벌 계열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동고는 몇 해 전부터 자립형사립고 전환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좌절된 바 있다.
한편 은평구는 24일 서명 마감일까지 목표인원 10만명을 채우지 못하자 서명일정을 올 말까지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명용지는 내년 1월 초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에 전달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행정청이 구민 동원하다니..."
이같은 행정기관을 동원한 의견표출 방식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물론 이 지역 공무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기관끼리 이견이 있는 일에 대해 행정기관이 주민을 동원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고교설립 부서는 27일 "자립형사립고와 특목고는 입시기관화 되어 이미 사교육비 증가 등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사실 아니냐"면서 "법을 집행하는 행정청이 구민을 동원해 교육정책 방향을 좌우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은평구지부(지부장 김창한)도 최근 발표한 '은평구청장은 행정조직을 이용한 자립고 유치 서명 작업을 즉각 중지해야한다'는 성명서에서 "(공무원들의 서명운동 동원은) 사회적 공정성을 그 생명으로 하는 공무원들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태다"며 "은평구청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처럼 은평구청의 활동이 도마 위에 오르자 이 지역 전교조 교사 등과 시민사회단체는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은평구의 특목고·자립형사립고 유치 활동에 맞설 태세다. 이 지역 고교 교사인 홍 아무개씨(충암고)는 "사립고교만 있는 이 지역에서 공립학교 설립이 주민들의 염원이었는데 타 지역 부유층을 위한 학교를 유치한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평 지역 고등학교 총동문회장들도 오는 1월초 모임을 갖고 '구청에서 앞장서는 자립형사립고·특목고 유치활동 반대' 의사를 나타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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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 우수고교 유치위' 누가 참여했나 | | | | '은평 뉴타운 내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 우수고교 유치위원회.' 약간 긴 이름을 가진 이 위원회가 탄생한 날은 지난 12월 11일.
이날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10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 유치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자립형사립고와 특목고 등 우수학교를 유치하겠다"며 "서울시 교육감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주간<교육희망> 12월 17일치 참조)
유치위원회는 이날 낸 발기문에서 "뉴타운은 아파트만 짓는 것이 아니라 교육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면서 "강북지역의 발전 정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명문고를 부활시켜 교육환경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에서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이 유치위원회에는 한나라당 의원인 강인섭(은평갑), 이재오(은평을) 의원이 고문으로 참석하고 있다. 유치위원 101명 가운데엔 안티 전교조 단체인 교육공동체시민운동연합 송 아무개 대표(연세대 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 지역 직능대표들이다.
정책자문협의회장, 민주평통협의회장, 해병전우회장, 바르게살기협의회장, 해외참전전우회장, 재향군인회장 등이 바로 그 대표들. 또한 전국부동산중개인연합회장, 공인중개사협회장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장들도 눈에 띤다.
이같은 유치위원 구성과 관련 이 지역 공무원노조는 성명에서 "유치위원회 구성이 주로 구청의 지원을 받는 관내 직능단체 등의 대표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은평구청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한 사실을 확인 시켜준다"고 주장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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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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