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대적 진압... 거리 곳곳 함성, 비명, 고함

[여의도 시위 봇물] FTA 처리 무산, 농민들 노숙투쟁 돌입

등록 2003.12.29 11:12수정 2003.12.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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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권우성 홍성식 김지은 권박효원 권기봉 기자


지하철 공사장 장비에 불을 붙여 밀고 나오는 시위대에게 경찰이 물을 뿌리고 있다.
▲지하철 공사장 장비에 불을 붙여 밀고 나오는 시위대에게 경찰이 물을 뿌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 진압과정에서 부상당한 한 농민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연행당하고 있다.
▲경찰 진압과정에서 부상당한 한 농민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연행당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있는 경찰들 뒷편으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이 논의되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있는 경찰들 뒷편으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이 논의되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6신 : 29일 저녁 7시30분>

농민들, 집회 정리하고 노숙투쟁 돌입


여의도 국민은행 앞 도로에서 이날 농성을 계속하던 농민들은 국회가 한·칠레 FTA 비준안 상정을 연기함에 따라 집회를 정리하고 노숙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치연설과 투쟁가 등으로 농성을 이어가던 농민들은 "오늘 밤은 지하철 등에서 노숙을 한 뒤 내일 다시 국회 앞에 모여 한·칠레 FTA 비준안을 저지하기 위해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밤 7시 20분부터 약 30분간 문화제를 가진 뒤 노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가 지면서 기온이 내려간데다 경찰의 물대포에 옷이 젖은 농민들도 있어 이들의 노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위 때문에 몇몇 농민들은 도로 곳곳에서 나뭇가지와 종이 등으로 불을 피워 몸을 녹이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싸우다 죽으나, 그저 앉아서 죽으나 마찬가지다, 엄동설한을 뜨거운 동지애로 녹이자"며 결의를 다지고 있어 내일(30일) 국회 앞 농민대회도 격렬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찰 진압 과정 중에 연행된 농민은 11명, 부상은 7명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농민회 측에 따르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조혜성(6, 경남 산청)군은 혼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앙된 농민, 돌 맞는 기자
여의도에서 만난 농민들의 목소리

▲ 국회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50여명의 지역 농민들과 함께 결의대회에 나온 조창준(46·경기 여주)씨는 "우리는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것"이라며 "80∼90년대 정부의 농업 정책을 그대로 믿고 따른 우리 농민들만 바보가 되고 말았다"고 화를 삭이지 못했다. 그는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사정이 괜찮아 집회에 나가는 농민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결국 이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절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벼농사를 짓는다는 최흥주(46·전남 나주)씨는 경찰과의 충돌이 어느 정도 완화된 뒤 전경들에게 나아가 "내가 찍은 국회의원을 만나러 가겠다는데 너희들이 왜 막느냐"며 "국회의원들 얼굴을 보면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때 옆에서 최씨의 말을 듣고 있던 임채점(41·전남 무안)씨도 나섰다. 그는 "이제까지 전라도에서는 허수아비도 민주당 옷 입고 출마하면 당선됐지만, 만약 국회가 이번 FTA안을 비준하면 내년 총선에서는 지역민들이 확실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40대 중후반의 농민들이 주를 이루던 결의대회장에는 20∼30대의 남녀 청년 농민들도 눈에 띄었다. 함께 버스로 서울에 온 20명 중 17명이 30∼40대라고 밝힌 정영호(31·전남 무안)씨는 "그나마 나이 있는 농민들은 땅이나 집이라도 있지 우리 같은 젊은이들은 아예 기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쌀값은 점점 떨어지고 밭농사는 투기성이 하도 심해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고 흥분된 목소리를 이어갔다.

한편 일부 농민은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돌을 던지며 "그거 찍어가서 뭐할 거냐" "우리는 죽어가는데 너희들은 우리 죽음으로 돈 버냐", "취재를 했으면 제대로 보도하라"며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모 언론사 사진기자가 얼굴에 돌을 맞기도 했으며, 일부 기자는 위협적인 경고를 듣기도 했다. / 권기봉 기자

<5신 : 29일 오후 5시30분>

경찰 대대적 진압... 거리 곳곳 함성, 비명, 고함


오후 5시경 경찰 1000여명의 대대적인 진압이 시작됐다.

5000여명의 농민시위대의 대오는 곧바로 무너졌고, 거리 곳곳에서 함성과 비명이 터져나왔다.

경찰들은 순식간에 농민 시위대가 몰려있는 국민은행 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이어 경찰은 농민 한 명당 3-4명이 달라붙어 연행해갔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은 방패와 곤봉 등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고, 6-7세 가량의 한 어린이가 도로 바닥에 넘어져 밀리는 바람에 한쪽 뺨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있다! 밀지 말라!"고 경찰에게 항의했다.

경찰들은 "이리와, 개xx" 등의 욕을 하면서 농민들에게 달려들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한 사진기자를 곤봉으로 때려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기자들이 "취재 방해다"라고 외치자 "찍긴 왜 찍냐"라면서 경찰이 화를 내는 장면도 목격됐다. 한 남성농민은 넘어진 뒤 경찰 방패에 찍히고 군화발에 밟혀 실신하기도 했다. 몇몇 여성 농민들은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놀라서 눈물을 흘렸다.

현재 농민 시위대는 국민은행 옆 건물인 대한주택보증 뒤편에 물러섰고, 경찰은 여전히 국민은행 앞 도로에서 방패를 앞세우고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다시 대오를 갖춰서 "때리면 맞고, 죽이면 죽읍시다"라고 호소하면서 국민은행쪽으로 나가고 있다.

한편 경찰이 진압하기 전 국회 앞에서는 물대포와 투석전이 계속 오갔다. 농민들은 준비해온 쌀포대와 나무 등에 여러 차례에 걸쳐 불을 붙이려 했지만 번번히 경찰이 물대포로 쏘아 불을 지르는 데 실패했다.

몇몇 농민들은 도로 한가운데 놓인 쌀을 손에 쥐며 "벼 한톨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데 너무 아깝고 마음이 아프다, 국회의원은 벼의 소중함도 모르냐, 밥도 안 먹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4신 : 29일 오후 4시20분>

여의도 앞 경찰-농민 격렬한 몸싸움


경찰버스로 국회앞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한 경찰이 소방호수를 이용해서 시위대를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
▲경찰버스로 국회앞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한 경찰이 소방호수를 이용해서 시위대를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메 모인 농민 5천여명이 FTA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메 모인 농민 5천여명이 FTA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 소방호스를 중간에서 가로챈 농민들이 버스위 경찰을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
▲경찰 소방호스를 중간에서 가로챈 농민들이 버스위 경찰을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버스에 오르려는 농민에게 경찰이 곤봉과 물세례로 저지하고 있다.
▲경찰버스에 오르려는 농민에게 경찰이 곤봉과 물세례로 저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29일 오후 3시30분경, 전국농민연대 결의대회가 진행되던 중 농민 10여명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면서 경찰과 농민 시위대간 격렬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농민들은 도로에 나와있던 택시를 뒤로 빼내는 데 성공했지만, 경찰의 벽을 뚫지는 못했다. 경찰 500여명이 모여 농민들의 국회 앞 진입을 가로막았다. 경찰은 또 "행사장 안에서만 집회가 가능하다" "어떤 행진도 불법이다"라면서 방송했다.

경찰은 일부 학생과 농민을 지칭해가면서 "거기 검은 파카 아저씨 뭐하는 거냐", "흰 모자 입은 학생, 학생이 그런 식으로 배웠나"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농민들은 도로 공사를 위해 쳐진 철판을 넘어뜨리고 횡단 보도 표지판을 파이프로 두드리거나 안전 운행 바리케이드를 던져버리기도 했다. 농민들은 또 각목이나 파이프로 차 유리창을 부수거나 소주병 등을 던지며 저항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 위에 올라간 경찰들이 물대포차 2-3대를 동원, 시위를 강력 진압하고 있다. 경찰은 또 남색 널빤지에 네모난 구멍을 내어 만든 판을 벽처럼 막아 농민들의 투석전에 대응하고 있다.

이날 갑작스런 충돌로 거의 마무리되던 집회가 중단됐으며, 상징의식으로 태울 예정이었던 쌀가마 10가마도 터지고 물에 젖었다.

농민들은 이날 시위를 끝내고 노숙투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경찰과의 몸싸움이 격렬해지면서 시위가 격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농민들은 통외통위 위원의 이름이 적힌 '긴급 수배 전단'을 가슴에 두르고 있다. 이 수배전단에는 한나라당 7명, 열린우리당 5명 등 통외통위 위원들에게 각각 500만원의 벌금을 매긴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들 위원들의 인상착의는 '국회의원 뱃지달고 국가와 민족의 생명줄을 외국에 팔아먹는 음흉함을 지님'이라고 적혀져 있다.

FTA비준반대를 주장하는 농민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FTA비준반대를 주장하는 농민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이종호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집시법 개악을 규탄하며 항의의 뜻으로 법전을 불태웠다.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집시법 개악을 규탄하며 항의의 뜻으로 법전을 불태웠다. 권우성
<3신 : 29일 오후 3시10분>

"FTA 찬성 의원 내년 4월 총선에서 심판한다"

[농민 집회] 전경 버스 바리케이드로 보호막 쳐진 '세밑 국회'


세밑, 국회는 전경 버스 바리케이드로 보호받아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29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집시법 개악 규탄 집회'에 이어 오후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5000여명이 국회 앞 국민은행 근방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 저지 전국농민연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회 앞 대로는 전경버스에 의해 완전히 차단됐고, 길을 따라 여러겹의 '전경차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전경들도 골목골목에 배치돼 '성난 농민'들의 국회 진입을 막고 있다.

전국농민연대 결의대회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민은행 옆 도로에서 열렸다. 농민들은 '쌀값 보장', '농업 사수', 'FTA국회 비준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거나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에 참여했다. 삼베두건을 쓴 농민들도 눈에 띈다.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농민대회가 열렸다.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농민대회가 열렸다. 권우성
이날 농민들의 공통된 구호는 내년 총선에서의 '국회의원 심판'이었다.

"우리 농민 다 죽이는 FTA 찬성 국회의원 내년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자."
"매국노 국회의원 각오하라."

이날 집회 무대 위에 선 사회자나 발언자들도 FTA 비준안에 찬성하는 국회 통외통위 위원들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하면서 "이들을 반드시 기억하자", "농민의 적이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은 절규하듯 다음과 같이 외쳤다.

"앞으로는 반대하던 의원들도 뒤로는 FTA를 찬성하면서 꽁무니를 뺀다. 아침까지만 해도 반대한다며 농민들에게 '국회를 점거하라'고 하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 의원들은 우리 농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다른 나라 국민들만 걱정하고 있다. 이런 통외통위는 필요없다. 당장 해체해야 한다."

오종렬 전국연합 대표 역시 "농민이 죽으면 농업이 죽고, 농업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라면서 "농민과 함께 외국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 사회자는 간간히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 국회 안쪽 상황이나, 이날 열렸던 농민들의 다양한 집회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회자는 "농민들은 현재 열린우리당 12개 서울 지구당사를 점거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면서 "오후 2시에는 김훈기 한농연 수석부회장 등 13명이 국회 본관 앞에서 FTA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가 전원 연행됐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집시법 개악안 국회통과를 반대하는 사회각계 원로 100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서 '집시법 개악안 국회통과를 반대하는 사회각계 원로 100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29일 낮 12시50분>

"시민의 말할 권리마저 뺏으려는가?"
[현장-집시법 개악] 오전 11시 사회각계 원로 기자회견


"지금 국회는 정치개혁을 하라는 국민의 열망은 무시하고 오히려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힘없는 서민들의 유일한 의사표현 수단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마저 뺏으려하고 있다. 이는 민주정부의 이름 아래 행해지는 군사독재의 행태다."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집시법 개정안과 관련,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외치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의 목소리는 분노가 배어있었다.

29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반인권 반민주 악법 집시법 개악안 국회통과를 반대하는 사회각계 원로·대표 100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이 지적한 '집시법 개악안'의 주요 골자는 ▲집회에서 폭력 발생시 남은 집회와 같은 목적의 집회 금지 ▲외교기관 주변 집회 선별 허용 ▲관할 경찰서장이 고속도로와 전국 95개 주요 도로행진 허용 판단 ▲소음규제 ▲사복경찰관의 집회 현장 출입 ▲각 경찰서에 시위금지 및 제한을 논의하는 자문위원회 설치.

이들은 이와 관련 "집시법 개정안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인권을 압살하며, 시민의 말할 권리를 틀어막는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참여연대 박상증 공동대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명순 이사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성명서 낭독 등을 통해 "막힌 언로를 여는 수단이라 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가로막을 것이 명약관화한 이번 집시법 개정시도는 서민들의 표현자유 수단을 강탈하는 것"이며,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만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 언론, 인권, 종교, 문화, 법조단체 인사 등 모두 145명이 서명에 참여한 성명서에는 "이번 국회에 상정될 집시법 개정안은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각종 제한과 금지 조항들을 신설하고 수정하고 있어 사실상 '집회시위금지법'이며, 이는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는 마지막 통로마저 가로막는 것'이라는 주장 등이 담겨있다.

서명에 참여한 인사들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나서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이 법률 개정안을 부결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만약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광범위한 불복종운동을 전개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집회 허가제? 요즘 시대에 말이 되나"
[현장 인터뷰] 집회 참가자 및 행인 반응

'반인권 반민주 악법 집시법 개악안 국회통과를 반대하는 사회각계원로대표 100인 선언' 기자회견이 열린 29일(월), 국회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우연히 이날 기자회견장을 지나게 되었다는 서정우(53. 대방동)씨는 "연말 들어 시위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며 "하지만 시위가 많아진 데에는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국회의원이나 집행자들에게도 문제가 많아 보인다, 할 말이 있으면 할 수 있도록 해줘야지 입을 막아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남자친구와 함께 회사 근처에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는 이수진(28.창동)씨는 "이런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는 줄 몰랐다"며 "만약 기자회견장에서 들은대로 법안이 개정되면 허가제로 간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시대에 말이 되냐"며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지난 2002년 5월부터 자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대학생 서은영(21. 목동)씨도 "정치인 비리 관련 신문 스크랩과 분석을 하는 자원 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런 황당한 경우를 보면 어떻게든 시민들의 의견을 표현해야 할 텐데 지금의 개정안은 이 권리를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학생들은 집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시민사회단체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라며 "개악안이 통과되면 그건 아예 집회나 시위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금의 집시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근처에서 일을 한다는 회사원 김철진(37. 여의도동)씨는 "이 근처에서는 시위가 많아 일을 하는데 매우 불편이 많다"며 "집회를 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로 지역이나 시간대가 조정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권기봉 기자


<1신 : 29일 오전 11시10분>

오늘 대한민국 국회앞은 집회 풍년...파병-FTA 비준-집시법 개정 등 각종 시위


세밑, 국회 앞은 각종 시위로 얼룩질 것으로 보인다. 민의의 대변기관인 국회의 '민심 이반'을 질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시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29일 하루동안 국회와 정당을 규탄하는 4개의 집회를 연다. 특히 이날 집회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라크 파병 동의안·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개정안 등 향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는 사안에 대한 반대 집회여서 주목된다.

@ADTOP@
농민 5000여명, 한-칠레 FTA 체결 비준동의안 반대시위 예정

가장 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집회는 농민단체들의 한-칠레 FTA 체결 비준동의안 반대 시위다.

한-칠레 FTA 비준안은 오늘(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논의될 예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9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칠레 FTA 국회비준을 막기 위한 대규모 집회에 들어간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2500명∼5000명 안팎의 농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집회에 앞서 전국농민연대는 "한-칠레 FTA 비준안이 국회에 상정되는 순간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비준을 막겠다는 각오로 집회를 열 것"이라며 "30일까지 국회 앞에서 노상 밤샘 농성을 벌이며 국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있는 '이라크 파병동의안'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집회도 예정돼있다. 35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파병 반대 집회인 '파병강행 한나라당 규탄행동'을 벌인다. 국민행동은 지난 26일에는 열린우리당사 앞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를 열었으며 오는 30일에는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이날 집회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사실상 파병에 적극 찬성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파병론을 규탄하고 파병선동 중단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DTOP_1@
파병강행 한나라당 규탄... 각계 원로, 집시법 개정반대 100인선언

그런가하면 각계 원로 100인들은 집시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사회각계 원로·대표 100인 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최병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등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인근 국민은행 서여의도 영업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시법 개정안은 반인권 반민주악법"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기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기자회견 뒤에는 시민·학생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집시법 개악 국회통과 저지 결의대회'가 열린다.

최근 이경재(정치개혁특별위 간사) 한나라당 의원이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을 겨냥해 내뱉은 '성희롱 발언'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항의 행동도 이어진다.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의전화연합(여연)·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는 이날 낮 12시부터 1시까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경재 의원 성희롱 발언 규탄을 위한 여성 1인 시위'를 벌인다.

시위에 앞서 남윤인순 여연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으로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도 정치개혁특위 간사직을 맡고 있는 이경재 의원과 이 의원 사건에 대한 공식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는 한나라당을 규탄하기 위한 시위"라며 "여성계는 앞으로도 이 의원 발언에 대해 적절한 사후조치가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대응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에도 346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는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에 이어 '성희롱당'이라는 오명을 쓸 셈이냐"며 이 의원의 정개특위 간사직을 사임 및 한나라당의 공식 사과 등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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