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에서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최병렬 대표가 난처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운영위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최병렬 대표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내부자료가 유출된 것"이라고 시인한 뒤 "언론에 내부자료가 유출됐다는 것은 심각한 조직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직국 컴퓨터에 대한 해킹 가능성도 조사해 밝히라고 지시했다. 이름이 오르내렸든 아니든 상관없이 큰 피해를 입을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이 자료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파악한 뒤 이 자료는 파기할 것이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는 공천심사자료로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
최 대표는 이어 '5·6공 청산론'과 관련 "이재오 총장이 직접 5·6공 청산을 거론한 적이 없다"며 "언론의 유추해석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편을 가르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대적 구분이 아닌 도덕성·청렴성·당선가능성을 위주로 인물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
당무감사 결과 보고서 유출 책임자로 지목된 이재오 총장은 "당무감사자료와 관련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운영위원들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당무감사자료는 총장 취임시 이미 완료돼 있었다. 특검 정국이 끝나고 자료를 보고받고 점수별로 등급을 매기라고 지시한 바 있다. 조직국장과 협의를 했다. 대표에게도 요약 내용을 보고했다. 그것을 내가 돌려받았고 즉시 폐기했다. 조직국 컴퓨터에 그 내용이 입력돼 있어서 거기서 유출됐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사무총장으로서 대단히 유감이다."
이 총장은 '5·6공 청산론'에 대해서는 "5·6공 청산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한 시대를 정리할 때다, 한나라당도 한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권위주의와 3김시대 청산의 과도기에 있다,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양심적인 보수세력이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공천심사위원장 김문수...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구성
일부에서는 "당무감사 파문 및 5·6공 인사 배제 파문이 있는데 오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천심사위 구성 연기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병렬 대표는 일부의 공천심사위 구성 연기 요구에 대해 "공천심사위 구성문제는 연말 이후 가동해야 하는 긴급성을 요구한다"며 공천심사위 구성안을 직권으로 상정해 별 이의제기가 없는 가운데 10여분 만에 통과시켰다.
통과된 공천심사위 구성안에 따르면 위원장에는 김문수(대외인사영입위원장) 의원이 선출됐으며, 심사위원에는 당내 인사 7명과 당외 인사 8명으로 구성됐다.
당내인사로는 홍준표·이성헌·김성조·이방호·심규철 의원 등 현역의원뿐만 아니라 나경원 변호사와 이계경 운영위원이 참여했다. 대부분 초·재선의원들이 주축을 이뤘고 각 계파를 안배한 노력도 엿보인다.
'파격적인 공천심사위'라는 평가 속에 특히 초·재선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3선 이상급 의원들에 대한 '고려장'이 시작됐다"며 본격적인 물갈이를 예측하기도 했다.
당외인사로는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과 김석준 이화여대 행정학 교수, 김영수 잠실 스파인병원장, 안강민 전 대검 중수부장, 소설가 이문열씨, 강혜련 이대 경영학부 부교수, 이춘호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 등이 공천심사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천심사위에 참여할 당외인사는 보수색채가 강한 편. 소설가 이문열씨는 지난 2001년 <조선> 사설을 통해 안티조선운동 활동가들을 '홍위병'에 비유해 소송을 당했다가 최근 승소판결을 받았다.
또한 김석준 교수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주장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대표이다. 강혜련 부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MBC '100분토론'에 나와 "호남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97%에 이르고 있는 것은 이라크에서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해 지역감정을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 223개 지구당 위원장 A-B-C-D-E 5개 등급으로 분류 | | | <동아>, 한나라당 '당무감사-교체지수 여론조사' 보고서 단독보도 | | | |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현역의원 특히 영남권 의원들을 적지 않게 물갈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9일자 <동아>가 입수해 단독보도한 한나라당 내부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지난 10월과 11월 223개 지구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와 현 위원장에 대한 교체지수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원장에 대한 '성적'을 A-B-C-D-E 등급으로 매긴 공천심사자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나라당 현역의원 118명(전국구 제외) 중 34명(28.8%)이 공천탈락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영남권 현역의원 교체대상도 총 70명 중 22명(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천이 확실한 A-B등급을 받은 현역의원은 모두 43명(36.5%)으로 서울에서는 이재오·맹형규 의원만이 A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 보고서 유출자로 이재오 총장을 지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천을 받기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 D-E 등급을 받은 현역의원은 서울과 부산·대구가 각 6명씩, 경북과 경남 각 5명과 4명, 인천과 울산이 각 2명씩, 충남과 강원·제주가 각 1명씩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남권 현역의원들의 교체 비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D-E등급을 받은 영남권 현역의원은 전체 70명 중 22명(31%)에 달했다. 10명 중 3명은 교체대상인 셈이다. 이는 D-E 등급을 받은 전체 현역의원의 60%를 넘는 수치로, 물갈이가 집중될 지역이 영남권임을 보여준 것이다.
원외 위원장의 경우 A-B등급을 받은 사람은 2명(1.9%)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D-E등급은 각각 35명(33.4%)과 52명(49.5%)에 달했다. 지역별로 서울(19명)·경기(17명)·전남(13명)·전북(9명)·충남(8명)·광주(6명)·대전(5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년 대선 때 한나라당에 입당한 의원들의 경우 총 12명 중 C등급 2명, D-E등급은 1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철새의원'에 대한 공천배제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각 등급별 현역의원 명단이다.
A등급(공천 확실) 이재오 맹형규 강재섭 이상배(4명)
B등급(공천 유력) 박진 이성헌 최병렬 김덕룡 원희룡 오세훈 홍준표 김무성 김진재 정형근 허태열 서병수 이해봉 박승국 황우여 이윤성 이경재 강창희 최병국 김문수 고흥길 임태희 전용원 홍문종 정병국 심재철 최연희 김용학 윤경식 심규철 전용학 김일윤 이상득 이병석 임인배 김광원 이방호 이강두 김영일(39명)
C등급(경선대상) 서청원 장광근 오경훈 권영세 정의화 김형오 유흥수 권철현 안경률 윤두환 안상수 전재희 이재창 박혁규 조정무 목요상 김황식 이규택 남경필 박종희 신현태 이해구 한승수 신경식 송광호 박헌기 권오을 김성조 이인기 하순봉 강삼재 이주영 김학송 김기춘 윤한도 박희태 김용균 현경대(40명)
D등급(공천 탈락 가능성 높음) 박원홍 김기배 박주천 박명환 강인섭 이승철 김병호 정문화 도종이 권태망 박종웅 엄호성 박종근 김만제 윤영탁 강신성일 현승일 손희정 민봉기 서상섭 권기술 정갑윤 최돈웅 김낙기 정창화 주진우 신영국 박시균 박재욱 김용갑 나오연 김종하 김동욱 양정규(34명)
E등급(공천 탈락) 김찬우(1명) | | | | |

▲공천갈등 표면화된 한나라당 29일 오전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이해구 의원이 공천심사와 관련한 이재오 사무총장의 발언을 반박하자 이 총장이 불만섞인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희열
[1신: 29일 오전 11시13분]
'물갈이 공천' 소용돌이 빠지는 한나라당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지난 27일 '시대정리론'을 통해 사실상 5·6공 청산을 공식 제기하자 당 중진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오늘자 <동아>에 223개 지구당 당무감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 내용('현역의원 30% 이상이 공천탈락한다')이 보도돼 공천탈락자로 분류된 일부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의 일전도 불사할 태세여서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물갈이 공천'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이해구·박근혜·신경식 "5·6공 청산론은 잘못된 것"
29일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이해구 의원은 "한나라당은 지난 10여년간 5·6공 청산작업을 거쳐왔다"면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오늘의 시대정신은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때"라며 "이 시점에 5·6공 청산을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갈등과 분열로 갈 것인지 통합으로 갈 것인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이 문제는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대표는 잠시 공천을 유보하고 의원총회나 연석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정리하자"고 공론화를 제안했다.
박근혜 의원도 이 총장의 5·6공 청산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개인이 아니라 시대가 공천기준이 되는 것은 잘못"이라며 "한나라당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식 의원은 "야당이 여당에 앞서 공천 얘기를 꺼내 당내분란을 일으키는 것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면서 "여당에서 공천문제로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난 후에 야당에서 공천을 해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특히 공천심사위 구성을 미룰 것을 최 대표에게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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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공천 통해 한나라당 중심세력 교체해야"
최병렬 대표 "5·6공 청산론은 망발"
하지만 소장파의 남경필 의원은 이 총장의 5·6공 청산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남 의원은 "인권탄압과 부정부패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대표가 전당대회 연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구정당과 재벌비호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공천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공천을 통해 한나라당의 중심세력이 교체되어야 한다"며 "걸림돌이 된다면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 누구라도 물갈이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혁명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심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면서 "자신을 태워서 재만 남기는 숯이 되어야 한다"고 '살신성인 공천론'을 제기했다.
물갈이를 놓고 중진의원과 소장파의 격돌이 심해지자 중재에 나선 최병렬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30·40년간 분명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우리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못해 역사적 과오를 범했다"면서 "부패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민주주의에 역행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먼저 '한나라당 책임론'을 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공천을 통해 5·6공을 제거한다는 것은 망발"이라며 "이재오 총장도 본인 입으로 5·6공 청산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공천기준의 핵심은 도덕성과 당선가능성"이라며 "선수·나이·시대 등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공천을 통한 5·6공 청산론을 일축했다.
최 대표는 특히 <동아> 보도와 관련 "이재오 총장은 누가 유출했는지 찾아내 문책하라"고 지시한 뒤 "내부 참고용으로 공천심사자료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파문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백승홍 "사당 만드나"... 이규택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의총에서 지도부가 비공개 회의를 주장하자, 하순봉 의원이 `다 공개됐는데 이제 무슨 비공개냐`며 항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동아> 보도내용은 일부 운영위원들을 자극했다. 이들은 운영위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백승홍 의원은 "사당 만드나"라며 최 대표를 겨냥한 뒤 "이 따위가 어디 있어"라고 분을 삭히지 못했다. 백 의원은 육두문자까지 동원하면서 "대구에서 여론조사해봐, 강재섭하고 내가 1등이야"라며 언론에 보도된 중앙당의 여론조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심지어 이규택 의원은 이재오 총장에게 실력 행사 직전까지 갔다. 이 의원은 이 총장을 향해 "<동아> 보도 해명해봐"라고 하자, 이 총장은 "소리치지 말고 얘기해"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이 의원이 주먹을 쥐고 이 총장에게 달려갔지만, 주변에서 말려 겨우 진정했다.
하지만 그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며 이 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분을 삭히지 못했다. 권철현 의원도 "당을 같이 하지 말자는 거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운영위는 10시15분께 시작됐다. 일부 운영위원들이 공개토론을 요구했지만, 최 대표는 "오늘은 처음부터 비공개로 하겠다"며 비공개 토론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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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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