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작가 우선덕, 두 번째 창작집 <옛 로망스>출간

약관 22세 때 데뷔 "가브리엘의 침대"등 13종 27권 펴내

등록 2003.12.29 19:12수정 2003.12.30 11:04
0
원고료로 응원
a

ⓒ 김동권

여류 작가 우선덕의 두 번째 창작집 <옛 로망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장편 13종(총27권)과 창작집 1권을 펴낸 바 있는 작가가 창작집으로는 13년 만에 내는 것이다. 우선덕은 대학을 졸업하던 해 약관 22세때인 1976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하얀 역류'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여 한국의 사강이란 호칭을 얻으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이후 1978년에 첫 장편 '가브리엘의 침대'을 낸 이후, 작가의 경력만 해도 27년이 넘는 중견 여류 작가이다.


이번'옛 로망스'는 긴 호흡을 가진 장편의 장점과 정갈하고 밀도 있는 문체를 담은 단편의 장점이 어울린 책이라 할 수 있다. 서두의 '동행'부터 '소설가를 만난 날'까지 도합 다섯 작품이 연작소설이며, 그 다음의 작품들은 단편소설이기 때문이다.

'동행'연작소설들은 여러 기법과 각도로, 이혼모로서 자식을 데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여인과 그녀의 주변 인물과의 일상을 다룬다. 소설마다 시점과 인칭이 달라지고 기법 또한 새로워지지만, 기본 스토리 라인은 이어진다. 영인은 남편과 이별하고 예전의 ‘백조’ 같던 생활에서 급작스럽게 신산스런 삶으로 영락한다.

출판사 근무, 결혼과 이혼, 찻집 경영과 실패로 파출부, 살림이 여의치 않아 아파트에서 전세 살다가 보일러마저 고장난 단독주택으로 이사 간다. 그녀의 친구 지윤 역시 출판사 일을 하는 중년 여성으로, 남편과 사별하여 졸지에 과부가 된 처지다. 이러한 그녀와 그녀의 주변 인물들이 엮어가는 사사로운 일상에서 빚어지는 삶의 고단함과 세상과의 타협을, 이 소설은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 '동행'에서 1인칭으로 시작하여 점점 시점과 인칭이 객관화된다. 급기야 '그 여자가 쓰는 소설의 나날'에서는 친구 ‘지윤’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는 ‘영인’이라는 인물을 그릴 때는 객관적 시점으로 되며,'소설가를 만난 날'에 이르러서는 “우순둑”이라는 작가의 분신이 등장한다.

기법 면에서 보자면, 소설가 소설로, 작가가 자신을 화자로 내세워 작가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고민, 소설 쓰기 자체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소설들에 등장하는 ‘우순둑’이라는 소설가 역시 이혼하여 자식을 데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혼모로서 소소로운 일상(소설 쓰기)을 살아간다.


a 작가 이병렬 박양호 우선덕(저자) 최학 유익서 선생 등(불교방송국.2003.12.27)

작가 이병렬 박양호 우선덕(저자) 최학 유익서 선생 등(불교방송국.2003.12.27) ⓒ 김동권

소설 쓰기를 이제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꼭 “올해까지만 써보고,” 하면서 그만두지 못한다.'소설가를 만난 날'은 이렇듯 ‘여자 소설가 우순둑’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우리 시대의 소설 쓰기가 무엇인가를 간접화법으로 추적한다.

표제작 '옛 로망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6·25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던 친척 관계가 아닌 형님의 가족 식솔을 부양하게 되면서 생기는 불화를 다루었다. 이 식솔들과 우리 가족의 갈등과 불화는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빌어서 해소된다는 내용의 중편소설이다.


작가 우선덕은 인천에서 출생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하고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 제14회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1978/ 장편소설 <가브리엘의 침대> 1982/ 장편소설 <서서 자는 나무들> 1987/장편소설 <살아있는 산> 1988/ 장편소설 <이브수첩> 1989/ 창작집 <굿바이 정순씨> 1990/장편소설 <그대 떠나는 날잎이 지는가(전2권)> 1991/ 장편소설 <이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전3권)>, <연인의 아침(전2권)>, <슬픈 세시리아(전2권)>

1992/ 장편소설 <하얀여자(전3권)> 1993/ 장편소설 <여왕을 위하여(전3권)> 1994/ 장편소설 <이 여자가 꿈꾸는 아침(전4권)> 1995/ 장편소설 <그대는 없고 그대의 껍질(전3권)> 1998/ 장편소설 <내 영혼의 푸른가시> 등이 있으며 2001에 장편소설 <오래된 눈물(전2권)>등을 출간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