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생각하는 '한·일 청소년 문화 교류전'

순천 청소년 수련원에서 5박6일간 열려

등록 2003.12.30 03:34수정 2003.12.3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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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외치는 소리가 드높았던 한해였다. 큰 아이가 7살 때 유치원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캠프를 간다고 했다. 그 때 내가 아이의 가방 속에 넣어 준 것은 <나는 평화를 꿈꿔요>라는 옛 유고슬라비아 전쟁의 여러 모습을 담은 동화책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평화하면 전쟁의 반대말 정도로만 인식한 것이다. 오늘날 큰 전쟁을 치르고 난 후에 우리가 외치는 평화도 이의 연장선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한 해를 보내면서 평화를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열리는 행사가 있어 관심을 끌었다.


여수 무술목 왜란전적지에서 단체사진
▲여수 무술목 왜란전적지에서 단체사진 김석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한·일 청소년 아시아 평화 캠프'가 순천시에서 열렸다. 순천시 고교생 30명과 일본 기후현 다까야마시의 고교생 10명이 순천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머물며 다양한 문화 교류전을 펼쳤다.

이들은 ▲아시아 청소년 평화 캠프 ▲남도 생활문화 체험 ▲환경 문화 체험 시간을 보낸다. 이 만남은 문화관광부가 주관하고 국립 청소년 수련원에서 후원하며 순천YMCA가 주최한다.

박두규(50) 순천YMCA 사무총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캠프가 단순한 유적지 답사나 교류를 넘어서 순천시와 다까야마시,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민간교류로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극복하고 양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화합하는 아시아의 미래를 준비하자"고 밝혔다.

세노우에 기후현 히다지역 청소년 진흥국장은 인사말에서 "순천시에서 기후현 다까야마시의 청소년들을 초대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번 캠프를 통해 얻게 되는 많은 체험들을 인생의 귀한 밑거름으로 삼아 세계 무대에서 평화의 주역으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환영 만찬
▲환영 만찬 김석
23일 입국한 일본 고교생들을 맞은 한국 고교생들은 오리엔테이션과 자기 소개 및 레크레이션을 즐기며 친해졌다. 최광훈(18) 순천 전자고 학생은 "일본 친구들을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만나게 되니 무척 떨렸다"며 "남은 일정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란(18)순천 효산고 학생은 "처음엔 언어가 통하지 않아 무척 답답했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몸짓과 표정, 눈빛으로 통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4일 환경 문화 체험을 위해 생태 가치로 유명한 순천만과 순천만 일대의 친환경 농업지구인 우리밀 재배 현장을 찾았다. 일본에는 없는 순천만 갯벌 체험은 서관석(49·자연해설가)씨의 애정 어린 설명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학생들은 순천만의 갈대·바람·흑두루미 떼를 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가는 길을 깨달으며 10리 강둑길에 발자국을 남겼다.

순천만 들녘 우리밀밭에서
▲순천만 들녘 우리밀밭에서 최숙지
살아 있는 환경 체험은 순천만 들녘으로 이어졌다. '한국생협연대'와 순천시가 우리밀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40ha의 밀이 계약재배 되고 있는 곳이다. 일본은 우동이 유명한데 99.9%가 수입밀에 의존한다는 점이 우리와 비슷하다.


구영주(35·한국생협연대 직원)씨는 "우리밀 재배의 의미는 아주 크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수입 농산물에 밀려나는 우리 농촌 및 환경을 보존하고 살리는 일이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패스트 푸드, 인스턴트 음식을 자제하고 몸에 좋은 자국의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했다. 밀밭길을 함께 걸어 가는 이들에게서 녹색 바람이 분다.

도시 트래킹 한복 체험
▲도시 트래킹 한복 체험 김석
남도 생활 문화 체험에서는 낙안읍성 천연염색 체험, 한국의 대표적 사찰인 송광사 산사 체험(1박2일), 한국의 가정생활 체험(1박 2일)과 도시 트래킹을 했다. 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한국의 남도 문화를 좀더 이해할 수 있었다.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 김석
출국 전날인 27일 각 조별로 지속적인 사전 준비를 하여 '평화 포럼'을 열었다. 그동안 체험을 바탕으로 경험을 나누고 이번 캠프의 주제인 평화의 열매를 수확하는 시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 고상연(33. 순천YMCA 간사)씨는 "우리가 함께 한 6일간 확인하게 된 것은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고 성장해 온 문화와 환경은 서로 다르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감동하고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 가슴 졸이는 따듯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었다"며 "세계 평화를 말하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를 미리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평화포럼 발표 시간
▲평화포럼 발표 시간 최숙지
다 함께 평화를 생각하고 실천하기 위한 만남. 꼭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헤어짐. 이들은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내가 사는 아주 가까운 곳에부터 평화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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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 살고 있는 33세 두 아이의 평범한 주부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여자입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주는 오마이 뉴스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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