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행복감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인터뷰] 노인전문요양시설 반대운동에 뛰어든 장순남 목사

등록 2003.12.31 18:33수정 2004.01.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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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국·도비 등 24억원을 들여 추진중인 노인전문요양시설 사업이 주민 반대, 담당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시의원 폭력사주 시비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여수시가 지난 2001년부터 건립을 추진중인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 사업은 건립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로 세 차례에 걸쳐 장소를 옮겼으며, 최근 화양면 이천리 일대 1700여평에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에 직면해 있다.

이천 노인 등 주민 100여명은 12월31일 오전 11시 이천 금강원 앞에서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계획 철회와 폭력행위 사주 김영규 시의원 규탄 결의대회'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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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성

주민들은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불법과 편법을 명확히 밝히고 당사자들의 사과와 폭력을 사주한 시의원의 사과 및 관계당국의 조속한 가부결정을 촉구했다.

이에 최근 김태훈(56세) 여수시 환경복지국장의 단식농성으로 화제를 모은 장소로 알려진 이천교회의 장순남(60세)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인전문요양시설에 대해 들어본다.

- 종교인으로써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반대운동에 뛰어든 이유는?
"복지는 주민들이 원하고 행복감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시설이 복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반대 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물리적 충돌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12월15일 노인전문요양시설 부지 현장에서 주민들과 현장 인력들 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주민 6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현장에는 여수시 관계자와 경찰들이 있었는데 팔장만 끼고 불상사를 막지 않았습니다. 노인들이 주축인 주민을 보호하지 않고 다치게 한 것을 보고 주민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함께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 노인전문요양시설과 관련하여 시 행정이 잘못된 점은 무엇이라 여깁니까?
@IMG2@ "주민 동의없는 관 주도의 졸속행정이 문제입니다. 사업 완료일에 쫓겨 무리하게 공사를 완공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노인전문요양시설은 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장소가 돌산에서 관기, 그리고 이천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관기와는 4㎞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돌산과 관기에서 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면 시가 주민 계도와 홍보 등을 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동의를 구하는 설득작업이 필요했는데 이를 외면하고 슬그머니 들어왔습니다."

-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노인전문요양시설의 위탁법인으로 선정된 곳은 현역 여수시의회 의원인 김영규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법인입니다.

돌산과 관기에서 문제가 되어 재위탁을 하였는데 일관되게 그곳이 위탁법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특혜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김 의원은 금강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금강원의 폐수 등으로 이곳 패류 양식장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축사나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여 양식장 피해를 준 것처럼 똑같은 운영이 될 것으로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 11월에 노인전문요양시설 법인을 재위탁 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재위탁을 했다고 하나 다른 좋은 법인들이 많이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뒤에 알고 보니 함께 신청을 했던 법인들은 결국 시의원에게 주기 위한 들러리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돌산과 관기에서 하지 못하고 이곳까지 오게된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왜 문제가 된 법인을 재선정해 계속 밀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재생원 이사장인 김영규 시의원이 불하받을 수 있도록 시에서 위탁조건을 토지의 기부체납 조건을 붙인 것이 아닌지 의아할 뿐입니다.

민선자치시대 시 공무원들의 안일 무사한 사업 수행 방식과 지나치게 담당자 면피성 사업자 선정이 문제입니다."

- 일부에선 님비현상이라고도 하고, 이곳에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건립하지 못하면 국비 등을 반납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말에 대한 입장은?
"노인전문요양시설은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데 님비라니 말도 안됩니다.

돌산 평사, 소라 관기 주민들의 반대 때는 순순히 물러나서 그 다음 장소로 옮긴 것에 대해서 인정하면서, 이천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상 모순입니다. 이천이 처음부터 후보지였다면 그렇게 평가해도 됩니다만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 들어서지 못하면 다음 3년간은 동일 사업으로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내세우는데 그것도 사실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돌산과 관기에서 밀려 이곳으로 온 것인데 이천 주민들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생각은 무리입니다.

이 시설은 여수시가 유치한지 4년여가 되었습니다. 시 공무원들이 이제와서 사업비를 반납해야 하니까 이곳에다 시설을 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맞지 않습니다.

4년의 세월동안 시 공무원들은 뭘 하였는지 궁금합니다. 반납하게 되면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장 목사님의 이천교회에서 여수시 환경복지국장이 단식농성을 하여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경위는?
"환경복지국장이 27일 밤 11시에 시 공무원들과 함께 우리 교회에 왔습니다. 국장은 제에게 이천에 시설을 건립하는데 도움이 되어달라는 요구를 했습니다.

나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고, 내일이 일요일이어서 목회 활동을 해야 하니까 돌아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는데 밤새 교회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낮 예배와 밤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저녁 예배 때 보니까 예고도 없이 시장과 30여명의 시 공무원들이 와서 예배를 드리는 등 교회 안과 밖에 진을 쳤습니다. 이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김 국장은 주일 저녁 10시30분 경에 돌아갔습니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천은 현재 수자원보호구역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자원보호구역에 이런 시설들이 들어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금강원 앞에서 노인들이 철야농성을 한지 23일 되었습니다. 23일 동안이나 노인들이 철야농성을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의아한 것은 여수시의회에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출했는데 민원서류를 검토한 결과 시의원을 모독하는 내용이 있어 여수시의회 진정서등 처리규정에 의거 불수리 한다는 통지가 왔습니다.

살펴보지도 않고 시의원을 모독한다며 불수리 통지를 하는 의회가 과연 시민을 위하는 의회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시가 무슨 일을 할 때 주민동의 절차를 철저하게 이행하길 바라고, 시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요양원시설의 건립을 반대해야하는 현 상황
불법과 폭력, 왜곡과 기만으로 강행되는 요양시설 추진을

요양원시설의 건립을 반대해야하는 현 상황
불법과 폭력, 왜곡과 기만으로 강행되는 요양시설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재추진하라!

성 명 서


사회복지시설의 확충을 요구해야할 민주노동당이 요양원시설의 건립을 반대해야하는 현 상황이 서글프다. 사건의 본말이 전도되고 주민들의 정당한 투쟁이 지역이기주의로 매도되는 현실을 개탄한다.

- 여수시는 불법과 폭력행사, 기만과 협박이 난무하는 이천리 요양원시설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
- 문제의 위탁법인선정을 취소하고 정당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요양시설 건립을 재추진하라!

지난 3년간 여수시는 국, 도비와 여수시의 예산지원으로 노인요양시설 건립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3년이 다되도록 돌산의 평사리와 소라의 관기리에서 주민동의에 실패하자 연말에 이르러 부랴부랴 화양면 이천리로 졸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변경되어야 마땅한 위탁법인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선정되었고 예산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증액되었다. 우리는 위탁법인 재생원의 이사장이 김영규 시의원이라는 사실과 건립예정지인 재생원법인 금강원(부랑인시설)의 원장이 김영규 의원의 부친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위탁법인이 재선정되고 예산이 급격히 증액되며 주민동의서가 조작되고 용역깡패들의 폭행까지 자행하며 진의를 왜곡한 공무원의 단식까지 진행될 수 있는가?
우리는 노인요양시설 건립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혹과 문제점을 지적한다.


하나, 노인복지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닐진대 왜 자발적인 유치신청을 받지 못했나?

둘, 여수시장이 지시한 사업승인요건인 지역주민동의서, 주민총회결정이 없는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나?

셋, 228명의 지역주민 중 18명의 동의서는 상식적으로 보아도 동의조건이 될 수 없음에도 이를 근거로 사업이 승인될 수 있는가?

(18명의 동의서 날인자중 주민이 아닌 사람이 6명, 주민의 도장이 도용된 사람이 3명으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되었다)

넷, 문제의 위탁법인이 변경되지 않고 또다시 재선정된 이유가 무엇인가?

다섯, 요양시설 건설이 준공조차 되지못한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예산이 증액된 사유는 무엇인가?

여섯, 바다환경오염을 유발하면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있는 금강원에 대한 아무런 시정조치도 없으면서 추가로 요양시설까지 건립 추진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일곱, 많은 건립지를 차치하고 왜 보존되어야할 바닷가, 보호되어야 할 주민들의 생계 터인 수산양식장 앞에 시설건립을 강행하는가?

여덟, 건립예정지인 이천리 금강원앞은 현재 금강원의 오폐수로 굴과 바지락 등이 폐사하여 주민들의 피해가 막대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금강원은 오폐수를 바다양식장으로 무단방류하고 있는데 왜 이를 조치하지 않는가?

아홉, 건립추진에 중대한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며 (12월 15일)졸속으로 강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열, 복지시설을 건립하는데 왜 김영규 의원은 왜 동료 의원에게 식사까지 제공하면서 로비를 하였나? (주민 총회시 동료의원 발언)

열하나, 건립추진의 문제를 사과하고 취소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해당주민도 아닌 인근 노인을 동원해 이천주민을 지역이기로 몰아가는 파렴치하고 비윤리적인 언론플레이 기자회견을 사주한 장본인은 누구인가?

열둘, 인근주민 동원 기자회견도 부족하여 여수시의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를 중단하고 교회와 병원을 오가며 단식투쟁이라는 방법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주민을 매도하는 행위는 누구의 지시와 편의로 진행되고 있는가?

열셋, 소수를 위한 거액의 노인요양시설보다 노인치료시설이 전무한 여수시의 실정상 노인전문병원 건립을 추진해야하는 것 아닌가?

열넷, 종교단체나 자원봉사자의 희생으로 어렵게 유지되고 있는 소규모 노인수용시설에 지원이 더욱 절실한 것 아닌가?

열다섯, 주민 편에 선 목사와 여수산단에 근무하는 이천리 출신의 자녀들에게 회사를 통하여 자행되는 공갈협박을 일삼는 파렴치행위는 누구의 사주로 이루어지는가?


민주노동당 여수시지구당은 이렇듯 폭력과 기마, 비상식과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수시와 위탁법인을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나, 여수시장은 불법과 폭력은 물론, 왜곡과 기만으로 자행되는 이천요양원시설건립을 즉각 중단조치 하라.

하나, 요양시설건립 위탁법인의 김영규 시의원은 여수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여수시민과 이천주민 앞에 사과하고 건립계획을 포기하라!

하나, 여수시와 위탁법인은 12월 15일에 자행된 이천주민 폭행전모를 사과하고 부상자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라!

하나, 본말을 전도하는 여수시공무원의 단식투쟁 블랙코미디를 중단하라!

하나, 사법당국은 12월 15일 폭력행위의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

하나. 본말을 전도하고 자신의 징계를 회피하기 위해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공무원을 파면하라.

하나, 여수시는 요양시설건립찬반토론회를 개최하고 최종결정을 주민투표로 시행하라!

하나, 여수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요양시설 건립을 원점에서 재추진하라!



2003년 12월 31일

민주노동당 여수시지구당

/ 민주노동당여수시지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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