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이자 억지..." 열린우리당 청문회 무산 나서기로

등록 2004.02.04 10:51수정 2004.02.0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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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배 수석부총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배 수석부총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불법대선자금 청문회를 무산시키기로 당론을 모았다. 이에 따라 청문회 개최를 둘러싸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보이콧' 등 청문회 무산을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지도부들은 한결같이 이번 청문회에 대해 "정치적 만행이자 폭거"라고 성토하면서 국회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청문회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불법대선자금에 한정하겠다는 애초 개최 사유를 벗어나 '민경찬 펀드'로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된 데 대해 "천방지축 널뛰기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잇는 청문회를 '적반하장 억지 청문회'라고 규정하고자 한다"며 "잠재적으로 피의자가 돼있는 정치인이 수사주체인 검찰을 불러내서 죄를 추궁하겠다는 뻔뻔함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15명의 법사위원들이 93명에게 질문한다면 많이 잡아야 한 명당 1분, 엄격하게 정회나 인사말을 빼면 45초 정도밖에 배당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으며 "청문회를 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답변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흠집내기를 하겠다는, 이른바 정략적이고 흙탕물을 뒤집어씌우는 청문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추진하는 청문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문회 무력화를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용규 의원은 "이 청문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단합대회"라며 "정치공세를 위한 민한당(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되고자 하는 개념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초에 불법대선자금에 국한됐던 문제가 경선자금이 불거지더니 민경찬 리스트까지 포함되는 등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청문회가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해찬 의원도 "떼도둑들이 검사를 증인으로 채택해서 청문하겠다는 것"이라며 "철면피하고 몰염치하게 추진되고 있는 이 청문회는 청문회 자체를 모욕하는 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 의원은 "당 차원이 아니라 국회 존엄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인정하면 우리 스스로 국회 지킬 자격이 없다고 본다"며 청문회 무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a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정동영 당의장과 신기남, 천정배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정동영 당의장과 신기남, 천정배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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