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유권자도 아니다?

경기도 229명 출마자 중 141명 점자형 선거공보 제출 안해

등록 2004.04.08 19:38수정 2004.04.0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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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총선 후보들이 자신들을 소개하는 선거용 공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형 공보 제작을 철저히 외면해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지난 7일까지 후보자의 약력 및 경력, 선거공약 등이 담긴 1장짜리 선거용 공보를 접수받고 도내 8122명의 시각장애인 가정에 발송을 완료했다.

그러나 도내 229명의 후보들 중 88명만이 점자형 공보를 제출했을 뿐 전체 62%에 해당하는 141명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공보를 전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후보들은 선거법에서 4만2370장의 공보제출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만4990장만을 제출, 전체 매수의 65%에 해당하는 2만7380장을 제작조차 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유권자를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출마자 4명은 134세대를 대상으로 600장을 제출해야 하지만 점자형 공보를 단 한 장도 제작하지 않았다.

또 양평·가평 출마자 3명 역시 법적 제출수량인 1230장을 전혀 만들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선거구내 366세대의 장애인 가정의 유권자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9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자들이 총선 레이스에 돌입한 성남 수정의 경우 197세대에 총 1890장의 공보를 발송해야 하지만 고작 2명의 후보만이 420장을 선관위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만안의 경우 6명 출마자 중 1명만이 180장을 제작했을 뿐 900장이, 의정부시도 출마자 6명 중 2명이 380장을 제작해, 나머지 760장이 각각 장애인 가정에 발송되지 못했다.

이 밖에 평택을도 1200장 중 720장, 고양일산갑 680장 중 510장, 남양주갑 1천장 중 800장, 화성 1440장 중 960장, 파주 1960장 중 1680장, 이천·여주 1800장 중 1440장, 포천·연천 3240장 중 2340장 등이 미제출됐다.


경기도선관위는 후보자들이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의무규정이 아닌데다 제작비용도 일반 공보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도내 시각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열린우리당의 60-70대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각 당 후보들이 사회적으로 평등한 주권을 행사해야 할 장애인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각종 복지공약을 내세우기 이전에 장애인 유권자를 배려하는 선거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는 지난 7일까지 도내 장애인 유권자들 대상으로 선거용 공보발송을 끝냈으며 오는 10일까지 후보자들로부터 4장 분량의 ‘매 세대용 책자형 소형인쇄물’을 제출 받아 각 가정에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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