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경찰 발길질' 사전 유도?

TV카메라기자협회보 의혹 제기

검토 완료

이정환(bangzza)등록 2004.08.05 16:27

TV카메라기자협회보 ⓒ 이정환

먼저 협회보는 일본 방송사의 한국 현지 제작을 맡은 한국 프로덕션 카메라맨이 당시 유영철의 동선과는 정반대 방향에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마디로 비상식적인 위치에서 촬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유영철 호송 현장에 있었던 국내 모 방송사 카메라 기자는 협회보를 통해 "일본측 카메라맨에게 취재하기 유리한 위치를 알려줬지만, 계속 유영철의 동선과는 정반대 방향에 자리를 잡겠다고 주장했다"며 "우리가 피해자 가족을 데려 왔다, 피해자 쪽을 맡을 테니 당신은 유영철을 맡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협회보는 또 "일본 제작팀이 촬영한 원본 테이프를 정밀 분석했다. 상당히 의심이 갈 만한 증거가 여러 군데 있다"고 전했다.

협회보는 "일본측 카메라맨이 계속 유영철의 얼굴만을 촬영했고, 피해자의 가족이 뛰어나가는 순간 유영철의 얼굴로 줌인했다"며 "사주까지는 안 했더라도 적어도 돌발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지 않았냐는 의혹은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본 취재팀이 피해자 어머니의 행동을 예측한 상태에서 유영철의 얼굴이 나타나는 장면을 포착하려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 취재팀도 협회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 어머니가 유영철의 얼굴만은 꼭 보고싶다고 말해, 차량에 태워 경찰서까지 데려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 취재팀은 협회보에서 "피해자 어머니가 돌발적인 행동을 하리라고는 예상 못했으며, 그같은 행동을 도왔다는 주장 역시 말도 안된다"며 사전 유도 의혹 제기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 동안 일본 해당 방송사는 발길질 사건을 전하면서 피해자의 인권 보호와 경찰 관행 그리고 한국 언론까지 싸잡아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취재 윤리는 물론 도덕성까지 저버린 보도라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회보 관계자는 "담당 취재 기자가 현재 해외 출장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다. 일본 방송사 측 대응도 고려할 문제"며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으나 "충분한 팩트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다. 의혹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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