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담 허물어 공동체 문화 만든다

학교공원화 사업으로 학생, 교직원, 주민들의 휴식공간 조성한 익산 중앙초등학교

등록 2004.09.02 11:41수정 2004.09.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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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익산시가 지난 3월 23일부터 5월 20일까지 중앙초등학교에 학교공원화 사업을 실시한 결과, 단조롭기만 했던 학교 운동장이 시민들의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바뀌었다.

현재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하루 100여 명으로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공원을 청소, 관리하고 있다. 학생들도 조성된 자연물을 자연학습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학교공원화 사업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관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내 담장을 없애고 녹지대를 설치해 시민들과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학교부지에 숲을 조성함으로써 소음을 줄이고, 학생들에게는 면학 분위기를 마련하고자 시행하고 있다.

익산시는 학교공원화 사업을 초·중·고등학교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며, 2005년도에는 도심인구 밀집지역 중 시민 휴식공간이 부족한 지역 초·중·고등학교 중 2개교를 선정해 확대 조성할 방침이다.

a 익산중앙초등학교 차덕우 교장

익산중앙초등학교 차덕우 교장 ⓒ 모형숙

다음은 중앙초등학교 차덕우 교장과의 일문일답.

- 학교공원화 사업을 추진한 후 학교가 어떻게 달라졌나.
"학교공원화 사업이라기보다는 그 일환으로 담장 허물기 작업을 시행한 것이다. 나무를 심고, 오솔길을 조성해 자연 친화적으로 꾸몄다. 예전에는 학교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전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지역 주민이 휴식 공간으로 이용함으로써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 역할도 하고, 아이들에게는 아늑하고 따뜻한 정서를 줄 수 있어 흐뭇하다."

-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어떤 부분을 가장 우려했는가.
"담장을 허물면 주민들의 방문 횟수가 많아짐에 따라 쓰레기가 많아질 것을 우려했다. 또 교실에 무단출입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의외로 주민들이 늦게까지 학교에서 운동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남쪽에 위치한 우범 지역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남쪽 부분은 시선이 가리는 곳이라 우범 청소년들이 밤늦게까지 배회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유치원도 생기고 해서 깨끗히 정돈되었다. 또 학생들의 안전문제인데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축구를 할 경우 공이 차도 밖으로 나갈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골대 하나를 이동식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공이 차도 밖으로 나간 일은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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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 담장을 허물고 난 후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학교 남쪽 부근의 담을 헐어서 주차 출입구를 만들었고, 운동장에 차량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교문을 폐쇄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 운동장이 교직원 주차장이 되기도 했고 비가 오는 날은 학부모들이 학교 안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와 사고 위험이 있었다. 지금은 학부모들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인근 주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개방하고 있다."


- 이 사업을 언제부터 추진하게 되었고 예산은 어느 정도 소요되었나.
"지난해 익산시청에서 시 예산으로 7개 학교 담장헐기 사업을 시행한다는 공모를 보고 응모, 첫 번째로 시행하게 되었다. 올해 두 달여에 걸쳐 식재며 시설물을 설치하고 배수로 공사, 담장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행했다. 예산은 시에서 1억여원을 지원했고 시청에서 선생님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설계와 공사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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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 학교를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게 의외로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어떤 결심으로 이 사업에 동참하게 되었는가.
"교육에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통도 중요하지만 시대에 맞게 개혁할 필요성도 있다. 학교는 선생님이나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에서 함께 공유하다보면 주민들이 학교에 많은 애착심을 갖게 될 것이다. 담장을 허무는 일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우려보다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어 지금은 만족한다."

- 주민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는 경우도 있고, 저녁 시간에는 주로 운동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 대략 100여 명 정도가 찾아온다. 특히 저녁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어로빅을 한다. 예전에는 인원이 부족해 못했는데 담을 헐고 공원화하면서 주민들이 많이 참여해 성황리에 이뤄지고 있다. 아침에는 주민들이 조기 축구를 하는데 7시 50분쯤 되면 학생들을 위해서 운동장을 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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