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 약진, 종이신문 정체, 방송 하락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2004년 조사... 삼성 "경쟁자가 없네"

등록 2004.10.22 10:19수정 2004.11.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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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인터넷매체의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매체 3개사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10위안에 들며 기존 주류언론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반면 방송사는 하락세를, 종이신문은 보합세를 보였다.

인터넷 약진, 종이 보합, 방송 하락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10개 분야 전문가 1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에 KBS(57.9%)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조선일보(54.3%)와 MBC(39.4%), 동아일보(26.0%), 중앙일보(23.3%), 오마이뉴스(17.9%), 한겨레(14.9%), SBS(10.1%) 등이 뒤를 따랐다. 미디어다음(4.2%)과 프레시안(2.7%)도 YTN, 한국일보를 제치고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로써 인터넷매체는 오마이뉴스, 미디어다음, 프레시안 등 3개사가 10위안에 들며 방송사 및 유력 일간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지난해 11위를 차지했던 미디어다음이 9위로 뛰어올라 포털사이트의 급성장을 보여줬다.

'가장 좋아하는 매체'로는 한겨레(26.8%)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조선일보(25.7%), MBC(24.8%), KBS (20.2%), 중앙일보(19.7%)가 꼽혔다. 지난해는 MBC, 조선일보, KBS, 한겨레 등의 순이었다.

오마이뉴스 매체영향력 올해도 '쑥'... 한겨레 상승폭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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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무엇보다 영향력 비중에서 인터넷매체의 약진이 뚜렷하다. 주요 순위는 지난해와 같지만 응답률 비중을 보면 '인터넷 약진-신문 정체-방송 하락'으로 매체별 추이가 확실하게 엇갈린다. 연도별 영향력 비중 증감세를 보면 매체별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01년부터 4년째 1위를 차지한 KBS는 계속 하락세다. 65.3%(2001년), 64.7%(2002년), 59.1%(2003년), 57.9%(2004년)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MBC도 마찬가지. 2001년 46.0%에서 다음해 50.6%(2002년)로 상승했지만 44.3%(2003년), 39.4%(2004년)로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5% 이상 하락했다.


2001년 KBS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계속 2위에 머물고 있는 조선일보의 경우 방송에 비해 완만하지만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60.8%(2001년), 56.7%(2002년), 54.0%(2003년)로 잇따라 하락하다가 올해 54.3%를 기록했다.

동아일보의 정체도 계속되고 있다. 29.3%(2001년), 29.0%(2002년), 26.6%(2003년), 26.0%(2004년)로 매년 소폭 떨어지거나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소폭 상승과 하락을 번갈아 가며 보합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01년 22.1%에서 이듬해 23.8%로 소폭 올랐다가 2003년 22.7%로 다시 내려가고 올해 23.3%로 다소 올랐다.

그동안 인터넷매체로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던 오마이뉴스는 지난해보다 6.5%나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한겨레와 SBS를 제치고 6위로 뛰어올랐던 오마이뉴스는 1.5%(2001년), 4.2%(2002년), 11.5%(2003년), 17.9%(2004년)로 매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6%에 그쳤던 미디어다음도 올해 4.2%로 올랐고, 프레시안 역시 1.6%에서 2.7%로 상승해 인터넷매체 영향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조사와 병행된 인터넷조사에서는 미디어다음, 오마이뉴스, 네이버뉴스가 10위안에 들고 야후코리아가 10위권에 인접해 포털사이트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겨레의 상승도 주목된다. 기존 종이신문과 방송사가 전반적인 정체 또는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는 가운데 한겨레는 8.8%(2002년), 10.0%(2003년), 14.9%(2004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가장 좋아하는 매체'에서도 올해 MBC를 3위로 밀어내고 1위(26.8%)로 올라섰다. 지난해 4위에 그쳤던 한겨레는 올해 영향력과 호감도에서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향력 있는 언론인 김대중, 정연주·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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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에는 김대중 조선일보 부사장이 1위를 고수, 건재를 과시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1.5%보다 더 늘어난 17.0%를 차지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89년 시사저널의 조사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으로 정연주 KBS 사장과 손석희 MBC 아나운서가 각각 13.8%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엄기영 이사(10.4)가 네번째로 꼽혔다. 이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이 각각 7.3%로 공동 5위를 기록했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6.9%), 하동근 iMBC 사장(4.4%),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3.2%),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2.7%)이 10위권에 들었다.

정연주 사장은 언론과 사회단체 분야에서, 손석희 아나운서는 정치·기업·종교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인터넷조사에서는 손석희 아나운서가 1위를, 엄기영 앵커와 김대중 부사장이 뒤를 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지난해 16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오마이뉴스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10위에 오른 것은 창간연도인 2000년부터지만, 오 대표 이름이 상위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3위에 오른 손석희 아나운서는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에서는 1위(20.5%)에 올랐다. 현재 MBC <100분토론>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있는 손 아나운서는 인터넷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를 지킨 김대중 조선일보 부사장은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에서 3위(12.1%)에 머물렀다.

이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으로 꼽힌 사람은 엄기영 MBC 이사(15.3%), 김대중 부사장(12.1%),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2.9%), 정연주 KBS 사장(2.5%),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2.4%),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2.1%),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2.0%), 김중배 전 MBC 사장(1.9%), 김주하 MBC 기자(1.9%) 등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 NGO...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노무현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 혹은 집단'(대통령 제외)으로는 시민단체 등 비정부기구(28.9%)가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4위였던 NGO가 정치권을 누르고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꼽힌 것은 시민운동 성장과 함께 올해 탄핵정국에서 활동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인과 문화예술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문가 집단이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NGO를 꼽아, 시민운동 위상이 제도권에서도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23.7%), 언론계(18.1%), 한나라당(17.8%), 정치권(16.3%), 국회(12.3%), 경제계(9.7%), 종교계(8.0%), 기업인(7.1%), 삼성(6.5%)이 뒤를 이었다. 경제계는 지난해 5위에서 7위로 떨어진데 비해 삼성은 단일기업으로써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었다.

'한국을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노무현 대통령이 75.78%의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0.9%보다 더 높아진 수치이다. 시사저널은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최근 지지율이 20%대에 낮아져 과거 대통령에 비해 영향력 순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전히 영향력 1위로 집계됐다"면서 "전문가 지지율과 별도로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평가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분야별로는 정치인(82.5%)과 교수(83.2%), 사회단체 관계자(82.5%), 언론인(81.1%)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으며 기업인(58.7%), 문화예술인(65.7%), 법조인(72.0%), 종교인(72.9%)은 상대적으로 낮게 지목했다. 이중 기업인의 경우 104명 가운데 61명만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38.6%),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27.8%), 김수환 추기경(10.9%), 이해찬 국무총리(7.0%), 이헌재 부총리(4.4%), 정동영 통일부 장관(4.4%),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4.2%), 이명박 서울시장(3.8%), 천정배 열린우리당 대표(2.7%)가 꼽혔다.

1992년 순위권에 오른 이래 줄곧 4∼6권에 머물던 이건희 회장이 올해 처음 2위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이 회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에서도 1위를 기록했고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 순위에서 삼성이 단일 기업으로써 첫 10위에 드는 등 삼성의 파워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10위권 밖에 있던 박근혜 대표가 처음으로 상위에 들면서 여성으로서도 순위권에 첫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인터넷조사에서 나타난 '한국을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65.6%로 1위로 꼽힌 점은 같았으나 박근혜 대표(44.3%), 이건희 회장(31.1%), 일반 국민(8.6%), 김대중 전 대통령(5.6%), 부시 미국 대통령(5.6%), 국회의원(4.9%), 김수환 추기경(3.8%), 이해찬 국무총리(3.4%), 박정희 전 대통령(1.9%) 차례였다. 네티즌 중 1명꼴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일반국민'을 지목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차기 대통령감, 정동영·박근혜·이명박·김근태 순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는 박근혜 대표(59.1), 정동영 장관(36.5%), 이해찬 총리(20.1%), 김근태 장관(18.4%), 이명박 시장(11.9%), 천정배 대표(11.9%),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6.1%), 고건 전 국무총리(4.0%), 권영길 의원(3.7%), 이헌재 부총리(3.0%)로 나왔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정치인'에는 정동영 장관(42.1%)이 박근혜 대표(39.7%)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명박 시장(27.7%), 김근태 장관(23.1%), 고건 전 총리(13.4%), 손학규 경기도지사(9.6%), 이해찬 총리(6.8%),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4.2%), 권영길 의원(3.1%),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3.0%) 차례였다.

지난해에는 정동영 장관(15.2%), 이회창 전 대표(11.9%), 김근태 장관(9.4%), 이명박 시장(7.7%), 고건 전 총리(7.5%),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7.2%) 등의 순이었다.

놀라운 삼성의 힘...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경제인 1위 휩쓸어

a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에서는 삼성이 93.9%의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에서는 삼성이 93.9%의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가장 영형력 있는 기업'에서는 삼성이 93.9%의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64.6%), LG(54.1%), SK(21.9%), 현대자동차(13.2%), 포스코(6.4%), 삼성전자(5.7%), SK텔레콤(1.9%), 대우(1.5%), LG전자(1.4%)가 뒤를 따랐다.

또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경제)인'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95.4%로 1위에 올라 기업 부문에 이어 삼성의 위력을 다시한번 증명했다. 다음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57.3%), 구본무 LG그룹 회장(35.4%), 이헌재 부총리(8.0%), 최태원 SK 회장(6.1%) 등이 꼽혔다. 젊은 세대 벤처기업인을 대표하는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3.2%)과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2.4%)도 각각 6위와 9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사회 단체'로는 참여연대(59.4%), 경실련(41.8%), 환경운동연합(24.2%), 민주노총(8.2%), 소비자단체협의회(6.8%), YMCA(5.4%), 녹색연합(4.1%), 총선시민연대(4.0%), 노사모(2.2%), 전교조(1.7%)가 꼽혔다. 지난해 5위이던 노사모는 9위로 떨어졌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는 박근혜 대표(75.9%), 강금실 전 장관(27.6%), 한명숙 의원(9.2%) 외에 지은희 여성부 장관, 추미애 전 의원, 전여옥 의원, 권양숙 대통령 부인, 김희선 의원, 김영란 대법관, 박찬숙 의원이 지목됐다.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계 스타는 안성기, 조용필, 최불암, 최민식, 김혜자, 배용준, 송강호, 이효리, 이영애, 장동건씨가 꼽혔다. 연예인을 제외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에는 조수미, 이문열, 황석영, 정명훈, 김기덕, 임권택, 조정래, 이창동, 백남준, 박경리씨가 들었다.

<시사저널> 여론조사 어떻게 실시됐나
10개 분야 1041명..15년째 여론주도층 조사

<시사저널>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우리사회 10개 분야 전문가 1041명을 대상으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분포는 행정관료 105명, 교수 101명, 언론인 106며, 법조인 100명, 정치인 104명, 기업인 104명, 금융인 106명, 사회단체 103명, 문화예술인 105명, 종교인 107명이다. 표본추출은 유의할당 및 무작위로 이뤄졌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설문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여론조사도 병행됐다. 시사저널은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8일까지 미디어다음과 공동으로 네티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이뤄진 조사에는 만 18세 이상 1310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지난 89년 시작한 뒤 해마다 실시되고 있는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는 우리 사회 여론주도층 인식과 함께 권력의 추이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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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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