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힘에는 힘으로 막겠다"

6일 국보법 폐지안 상정 결사 저지 태세

등록 2004.12.05 17:58수정 2004.12.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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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6일 법사위에 국보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과 관련 5일 "힘에는 힘으로 막겠다"며 결사 저지 입장을 밝혔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6일 법사위에 국보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과 관련 5일 "힘에는 힘으로 막겠다"며 결사 저지 입장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열린우리당이 6일 열릴 예정인 국회 법사위에서 위원장직을 대행해서라도 반드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히자, 한나라당은 5일 "힘으로 밀어붙여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며 결사 저지 입장을 밝혔다. "힘에는 힘으로 막겠다"는 맞불작전이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연 사흘 째 국회법까지 무시하면서 국보법을 힘으로 상정하려 한다"면서 "이는 새해 예산안과 민생 경제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한 약속을 깨고 정치 도의를 저버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단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해놓고 토론은 뒤로 미루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에 대해 "토론도 하지 않을 법안을 왜 상정하는가"라면서 "일단 상정해놓고 군사작전 하듯이 힘으로 밀어붙여서 날치기 통과하겠다는 것이 여당의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회의진행을 기피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법사위원장은 연 3일 수 시간 동안 회의진행을 했다"면서 "여당이 위원장직을 대신해서라도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직무대행을 맡아서라도 국보법 폐지안을 내일(6일) 반드시 상정하겠다는 것은 여당의 대단한 착각"이라면서 "한나라당이 당력을 집중해서 막겠다면 그들도 방법이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남 부대표는 이어 "요즘 천정배 원내대표를 보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당내 강경파에 떠밀려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힘으로 밀어붙이지만,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처지가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열린우리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에 대해 남 부대표는 "여당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국회 자체를 날치기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도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는 있겠지만, 교섭단체 대표간에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으면 개회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a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5일 "여당이 국보법 파동을 유도하는 것은 국민 고통을 잊게 하는 몰핀 주사다"고 주장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5일 "여당이 국보법 파동을 유도하는 것은 국민 고통을 잊게 하는 몰핀 주사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법사위원으로서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앞장서서 저지하고 있는 주성영 의원은 "여당의 국보법 폐지 주장은 한일합방을 염두에 둔 을사보호 조약과 같다"고 비유한 뒤, "한일 합방이 보이는 길목에서 어떻게 을사조약을 받아들이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여당이 국보법 파동을 유도하는 것은 고통을 잊게하는 몰핀 주사를 놓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속임수에 속지 않을 것이며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반대에 관해 뚜렷한 개정안을 내놓지 않아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임태희 대변인은 "한나라당도 국보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TFT(태스크 포스)팀에서 차차 논의하는 수준으로만 하고,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여당과의 합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국보법 상정을) 힘으로 막겠다는 것이 당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사위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소집해 여당의 법사위원장 직무 대행 추진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최연희 위원장은 무능... 교체해야"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안 법사위 상정 결사저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5일 한나라당 소속인 최연희 법사위원장 등을 집중 비난했다.

김형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로 하여금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3일 내내 반복 재생시켰다"면서 "이것은 지독한 소음공해이며 고문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최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3일간이나 기피했으므로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법사위원장 직무를 우리당의 최재천 간사가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참고로 이 조항은 한나라당이 다수당 시절 소수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막기 위해 도입한, 한나라당이 만든 법"이라며 '자승자박'격이 된 한나라당을 꼬집었다.

서영교 부대변인도 최연희 위원장에 대해 "최 위원장 스스로 '자신이 무력하고 무능하다'고 했듯, 무력하고 무능할뿐 아니라 교활하기 짝이 없다"고 가세했다.

특히 서 부대변인은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결사 저지하고 있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주 의원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술이 취해 시민을 폭행해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일 때부터 국회의원 후보도 되지 말았어야 했던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서 부대변인은 또 "주 의원이 386을 비난할 때 사용했던 표현"이라고 전제한 뒤, 주성영 의원을 "입만 살아있는 베짱이, 해만 끼치는 기생충"에 비유하기도 했다. 서 부대변인은 이어 "국보법 상정이 '한일합방을 전제로 한 을사조약이나 다름없다'는 주 의원의 발언을 들은 어떤 이는 '악질의 일제하 고등계 검사 같더라'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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