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우리당' 의원들에게 묻는다.

[주장] 이럴려고 표 달라고 했는가, 차라리 간판을 내려라.

등록 2004.12.09 17:16수정 2004.12.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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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우리당'의 홈페이지를 열면 왼편 상단에 화면이 나온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의 처절한 화면이다. 울고 있는 임종석의원의 얼굴이 보이고 송영길의원의 모습도 보인다. 화면 중앙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죄송합니다. 힘이 모자라 그들을 막지 못 했습니다”

맞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던 날 ‘열린 우리 당’의원들은 무력했다. 그들은 소수였고 그래서 표로도 안됐고 힘으로도 안 됐다. 그들은 개처럼 끌려 나갔고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되었으며 ‘열린 우리 당’ 의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목 놓아 우는 것뿐이었다. 그들의 처절한 통곡 소리는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이제 묻는다.

‘열린 우리당’ 의원들은 지금도 힘이 없다고 믿는가. 힘이 모자란다고 믿는가.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때 개처럼 끌려 나가던 참담함을 잊었는가. 그 후 분노한 국민들의 함성은 전국을 휩쓸었고 세종로는 노한 군중들로 메워졌다. 그 때 국민들이 고맙지 않던가. 그 감동을 잊었는가. 국민들을 위해서 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지 않았던가.

2004년 4월15일. ‘열린 우리 당’은 살아났다. 대통령이 당한 탄핵을 밟고 ‘열린 우리당’은 살아났다. 부당하게 대통령을 탄핵한 한 나라당을 국민들은 용서하지 않았다. 열린 우리당이 잘나서가 아니고 예뻐서도 아니고 정치 한번 제대로 해 보라고 살려 준 것이다. 쪽수 모자라서 힘을 못 썼다고 하니까 정당하게 힘 한번 제대로 써 보라고 쪽수를 늘려 준 것이다.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정치 초년생들에게 금뺏지를 달아 주었다.
좀 시원치 않아도 숫자 모자라서 정치 못한다는 소리는 못하게 당선시켜 준 것이다.

이제 다시 묻는다. 아직도 쪽수가 모자라서 정치를 제대로 못하는가.
힘이 달려서 못하는가. 정치적 명분이 없어서 국회를 이 꼴로 만드는가. 국민과 약속한 개혁입법은 그냥 연습으로 해 본 소린가.


지금 ‘열린 우리 당’의 무기력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저 꼴을 보려고 다수당을 만들어 주었단 말인가. 지도력 부재에다 전략도 없고 자중지란이나 일으키는 정당. 안정과 개혁을 들먹이며 당력을 위축시키는 안개같이 뿌우연 인간들이 목에 힘을 주는 정당. 목숨을 걸고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겠다던 원내 대표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유보를 선언한다. 완전히 왔다 갔다 걸음이다. 애들 장난인가.

참새가 봉황의 뜻을 어찌 알겠느냐는 소리는 하지 말라. 봉황도 참새도 상식의 틀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토론과 타협, 표결과 승복, 이를 외면하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지금 어떤가. 토론이 있는가. 타협이 있는가. 승복이 있는가.


국가보안법 폐기를 결사반대하면서 ‘한 나라 당’은 대안도 내지 않는다. ‘대안부재당’이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무조건 반대당’이다.

국가보안법이 어떤 법인가. 테러, 살인, 고문, 조작, 실종의 뒤에 숨어 음험하게 웃던 국가보안법. 그 추악한 얼굴을 국민들은 기억한다.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의 올가미에 목숨을 잃었는가.

다시 묻는다.

‘열린 우리 당’ 의원들은 이제 무엇을 기다리는가. 의원총회장을 눈물바다로만 만들면 그만인가. 의사당 안에서 간첩으로 몰리면서도 무엇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386의원들은 눈물만 흘리고 앉아 있을 것인가.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사위원회를 점령하고 있으면 언제까지 두 손 놓고 있을 것인가. 문 열어주면 점잖게 들어 갈 것인가.

'열린 우리당' 의원들은 착각하지 말라. 왜 당신들을 국민들이 국회에 보냈는지 모르는가. 폼 재라고 보낸 줄 아는가. 세비 타먹으라고 보낸 줄 아는가. 개개인 헌법 기관이니까 당론이고 뭐고 아랑곳없이 멋대로 행동하라고 국회에 보낸 줄 아는가.

표 달라고 애걸복걸 하는 게 불쌍해서 당선시켜 준 것으로 아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정치 좀 제대로 해 보라고 국회로 보낸 것이다. 쪽수 모자라 대통령이 탄핵 당했다고 징징 우는 꼴이 보기 싫어 국회로 보내 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지금 다수당으로서 정치를 제대로 한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부끄럽다고는 느끼지 않는가.

부끄럽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자신 없으면 의원직을 반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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