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오보에 대한 <스포츠조선>의 '구차한 변명'

미확인-앞서가기 보도 반성 없이 상황 탓만 늘어놔

등록 2004.12.30 16:58수정 2004.12.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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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앙일보> 등 각 신문이 2004년을 마감하면서 오보나 잘못된 점을 반성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여기에는 <스포츠조선>도 빠지지 않았다.

<스포츠조선>은 30일 인터넷을 통해 야구와 관련된 '3대 오보 사건'의 황당 뒷얘기를 간추려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잘못은 밝히지 않아 '오보가 남때문에 일어났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한 번 살펴보자.

김병현 극비 귀국사건이 전부 대리인 책임?

<스포츠조선>은 김병현이 5월23일 극비 귀국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5월27일 귀국했다. <스포츠조선>는 이렇게 보도한 이유에 대해 현지 대리인이자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대니얼 김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이틀 전 이미 귀국했다"고 말했다는 것.

그렇다면 <스포츠조선>은 김 선수가 어느 호텔에서 묵고 있는지에 대해 김씨에게 물어봤을 수도 있고, 김 선수의 집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이틀 전 귀국했다면 입국관리소에 문의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조선>은 재확인 없이 곧바로 기사화했다.

김씨가 "김병현이 입국장에 기자들이 나오는 것을 원치 않아서 이미 귀국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김씨의 책임도 물론 있다. 하지만 <스포츠조선>이 김씨의 공인적인 책임을 묻기 전에 '정말 맞는가'하며 다시 확인하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앞서가기 보도로 오보냈는데 황당?

<스포츠조선>은 또 한화가 천안으로 극비리에 연고지를 이전 검토 중이라고 10월6일 보도했지만 결과적으로 한화가 이전을 백지화해 오보가 됐다고 말했다.

우선 극비리에 이전검토 중인 것을 <스포츠조선>이 왜 보도했을까? 바로 앞서가기, 한탕 보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는가? 극비리에 추진 중인 것을 빼낸 셈이니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극비문서를 보도한 것이나 뭐가 다른가?

<스포츠조선>은 '위기의 프로야구 부흥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던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스포츠조선>의 앞서가기, 특종에 눈 먼 보도가 위기의 프로야구 부흥을 위한 다양한 논의 중 하나를 막아버린 셈이다.

김응용 감독 유임사건이 오보?

<스포츠조선>은 또 11월4일 '김응용 감독 용퇴없다'는 기사가 오보라고 말했다. 과연 이것이 오보인가? 당시에 김재하 단장은 "퇴진은 없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었고, 김응용 감독 역시 용퇴 의사가 없었던 것이 맞다. 그렇다면 이것은 오보가 아니다. 다만 후에 상황이 바뀌었을 뿐이다.

삼성구단이 "김응용 감독 퇴진없다"고 한 번 말하면 무조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만약에 모 인사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보도되면 꼭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가.

<스포츠조선>은 결국 오보가 아닌 것을 두고 오보라고 말하며 삼성구단의 '말바꾸기(실제로 말바꾸기도 아니지만)'를 탓한 것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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